미 선물지수 보합세… 시스코 호실적·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시장을 움직이는 5가지 포인트

Investing.com이 전한 바에 따르면 14일(목, 현지시간) 미 선물지수는 글로벌 증시의 연이은 사상 최고치 랠리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가며 보합세를 기록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여전히 시장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으나, 투자자들은 이날 발표될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을 앞두고 관망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2025년 8월 14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03시49분 기준 다우존스30선물은 거의 변동이 없었으며, S&P 500 선물은 5포인트(0.1%) 하락, 나스닥 100 선물은 21포인트(0.1%) 밀렸다. 전일 S&P 500과 나스닥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블루칩 지수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1% 넘게 급등했다.

시장의 상승세를 뒷받침한 것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다. 최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고용지표가 모두 완만한 물가 압력과 노동시장 둔화를 시사하면서 투자자들은 완곡한 통화정책 전환에 베팅하고 있다. 특히 미 재무부 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가 ‘0.5%포인트(50bp) 인하’ 가능성까지 언급한 점이 낙관론에 불을 지폈다. 다만 ING 애널리스트들은 “시장 가격에 반영된 것은 아직 25bp 인하뿐”이라며,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이나 8월 고용보고서에서 강력한 신호가 나오지 않는 한 50bp 인하 시나리오는 힘을 얻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① 선물지수 보합, 단기 숨 고르기

다우, S&P 500, 나스닥 100 선물은 모두 0.1% 안팎의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이는 이틀 연속 글로벌 증시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나타난 자연스러운 차익 실현·경계 심리로 해석된다. 통상 주요 지수가 연중 또는 사상 최고점을 찍은 뒤에는 경제지표 발표를 앞둔 불확실성 구간에서 단기적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연준이 실제 금리 인하에 착수하기 전까지는 매수·매도 간 힘겨루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ING 보고서


② 시스코, AI 수요 힘입어 긍정적 가이던스

장 마감 후 시스코 시스템즈(NASDAQ: CSCO)는 예상치를 웃도는 1분기(회계연도 기준) 매출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시스코는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급증을 성장 동력으로 꼽으며, 현 분기 매출을 146억5000만~148억5000만 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월가 컨센서스(146억2000만 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시스코의 4분기(7월 26일 종료) 매출은 146억7000만 달러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146억2000만 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찰스(척) 로빈스 CEO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AI 인프라 수주액이 분기 8억 달러, 연간 20억 달러를 돌파해 초기에 제시했던 목표치의 두 배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구리·철강·알루미늄에 대한 미국 관세가 총마진에 ‘작지만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복잡한 운영 환경을 토로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장 종료 후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의 실적도 주시하고 있다. 이 회사 역시 AI·고성능 컴퓨팅(HPC) 투자 사이클의 혜택을 받을 잠재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③ 7월 PPI·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발표 예정

연준의 향후 행보를 가늠할 주요 경제지표도 대기 중이다.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소폭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서비스 가격의 완만한 상승관세 인상에 따른 일부 상품 가격 상승을 얼마나 상쇄할지 주목하고 있다.

같은 날 발표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고용시장 둔화는 연준이 작년 12월 이후 중단했던 금리 인하 사이클 재개의 주요 명분으로 거론되고 있다.

※ 용어 해설 ─ PPI
생산자물가지수는 도매단계에서의 물가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선행성이 높아 미래 소비자물가 흐름을 가늠하는 데 활용된다.


④ 中 딥시크, 화웨이 칩 문제로 신형 AI 모델 출시 연기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화웨이 ‘Ascend’ 칩을 활용한 학습 과정에서 기술적 난관에 부딪혀 차세대 모델 ‘R2’ 공개를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회사는 결국 학습(트레이닝)은 NVIDIA 칩으로, 추론(인퍼런스)은 Ascend 칩으로 분담하는 우회 전략을 택했다.

올해 들어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로, 중국 개발사들은 ‘脫(탈)엔비디아’를 시도했으나 기술·생태계 측면에서 난관이 지속되고 있다. FT는 “화웨이 칩의 성능 안정화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딥시크의 일정도 차질을 빚었다”고 전했다.


⑤ 비트코인, 연준 기대·기업 매수에 힘입어 사상 최고가 경신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14일 장중 새 역사적 고점을 작성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유동성 확대→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도 온기가 확산된 셈이다.

기업 차원의 매수세도 강력하다. 마이클 세일러가 창업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 Inc.는 총 62만8000 BTC 이상을 보유 중이다. 여기에 일본 상장사 메타플래닛(Metaplanet)이 이번 주 6000만 달러어치를 추가 매입하고, 향후 수십억 달러 규모 자금 조달 계획까지 공개했다.

“기업 대차대조표에 비트코인을 편입하는 전략이 빠르게 확산되는 만큼 가격 상승 모멘텀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업계 관계자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종합하면,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가 주식·채권·암호화폐 등 전 자산군의 단기 방향성을 좌우하는 ‘단일 변수’로 부상했다. 투자자들은 9월 FOMC 이전까지 발표될 고용·물가 지표를 예의주시하며 포지션을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시가총액 3조 달러를 사상 처음 넘어선 글로벌 주식시장은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기대’라는 안전망을 얻었다. 다만 금리 인하가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됐다는 점에서, ‘지표 서프라이즈 리스크’가 잠재적 변동성 요인으로 남아 있다.

한편 AI 인프라 투자가 시스코·엔비디아·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IT 하드웨어 생태계 전반으로 파급되면서 반도체·네트워킹 업종의 실적 서프라이즈 가능성도 커졌다. 이는 매크로 불확실성 국면에서도 섹터별 ‘픽 앤드 쇼블(Pick & Shovel)’ 전략인프라 공급망에 집중 투자이 유효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