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월가 선물시장이 큰 변동 없이 출발한 가운데, 미·중 무역 정책의 최신 변곡점 속에서 주요 반도체주가 하락세를 보였다.
2025년 8월 11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이번 주 예정된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와 관세 만료 시한을 앞두고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프리마켓에서 엔비디아(Nvidia)는 1% 하락했고,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는 2% 하락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두 회사가 중국에 판매되는 첨단 연산용 반도체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이는 상무부가 엔비디아의 ‘H20’ 칩에 대한 수출 면허를 발급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이뤄진 결정이다.
이 같은 ‘15% 징수’ 방안은 올해 초 체결된 미·중 반도체 판매 협정의 핵심 요소였으며, 화요일에 만료되는 해당 협정의 연장 여부를 앞두고 두 경제 대국 간 긴장을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더 높은 가격과 복잡해진 공급망을 감수하더라도 미국 내 제조업 유인을 강화하려 한다”1고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재너 스트리터 머니·마켓 총괄은 평가했다.
그는 또한 “이번처럼 거대 기술기업이 정부 요구에 순응하는 사례는 무역 지형 재편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선물시장 동향을 보면 05시 45분(미 동부시간) 기준 다우존스 E-미니는 98포인트(0.22%) 상승, S&P500 E-미니는 6.25포인트(0.10%) 상승, 나스닥100 E-미니는 11.5포인트(0.05%)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주 급등 이후 투자자들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S&P500과 나스닥은 5주 만에 가장 강한 주간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연준 인사 재편과 노동시장 둔화가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를 부추겼기 때문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13일(화)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준의 향후 행보를 가늠할 핵심 변수라고 본다. LSEG 자료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올해 12월까지 약 60bp의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또한 “예상보다 양호한 기업 실적 시즌”이 투자심리 개선에 기여했다. BofA 월간 펀드매니저 조사에서는 ‘메가캡 보유’가 다시 가장 인기 있는 거래로 꼽혔다.
애플은 지난주 5년 만의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하며 돋보였지만, 이날은 0.7% 하락했다. 애플은 최근 미국 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바이오·기술 종목별 이슈
유전자 치료 개발사인 사렙타 테라퓨틱스는 7.6%, 카프리코어 테라퓨틱스는 9% 급락했다. 이는 COVID-19 백신·마스크 의무화 비판으로 유명한 비나이 프라사드가 FDA에 복귀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인텔은 1.6% 상승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리프-부 탄 CEO가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해임 요구를 받은 데 이어 백악관을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지정학적으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금요일 회담을 열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모색할 예정이라 전해졌다. 이는 원유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 해설: ‘첨단 반도체 수출 라이선스’란?
엔비디아 ‘H20’ 칩처럼 고성능 연산용 GPU는 인공지능 학습, 대규모 데이터센터, 군사·안보 분야에서 필수적인 부품이다.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와 기술 우위를 이유로 중국 향 수출을 엄격히 통제해 왔고, 최근에는 매출 일부를 로열티 형태로 환수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는 단순한 관세가 아닌 매출 참여 구조로, 기업 재무와 글로벌 공급망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처럼 기술·무역·정치가 복합적으로 얽힌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기업별 리스크 관리와 정부 정책의 방향성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특히 CPI, 연준 의사결정, 무역 협정 만료 등 단기 이벤트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
향후 미국 정부의 추가 규제와 중국의 대응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 반도체 업계의 실적 및 주가 흐름이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종목에 대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