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캔자스시티·미니애폴리스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요 밀 선물가격이 30일(현지시각) 오전 다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겨울밀(Chicago SRW·Kansas City HRW) 계약은 동반 하락세를 보였고, 미네소타 곡물거래소(MGEX)의 봄밀(스프링위트)만이 낙폭을 상대적으로 줄이며 버티는 흐름이다.
2025년 7월 30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전일(29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시카고 연질적색겨울밀(SRW) 9월물은 1부셸(27.215kg)당 8.75센트 내린 5.2975달러에 마감했다. 같은 날 캔자스시티거래소(KCBT)의 경질적색겨울밀(HRW) 9월물도 7.5센트 떨어진 5.1850달러로 장을 마쳤다. 미니애폴리스상품거래소(MGEX)의 봄밀(HRS) 9월물은 상대적으로 작은 4센트 하락한 5.7850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시장에서 눈여겨본 지표는 미결제약정(Open Interest·OI) 증가세다. 29일 기준 시카고 SRW 미결제약정은 하루 만에 2,402계약 늘었고, 캔자스시티 HRW 역시 3,698계약 증가했다. 통상 미결제약정 증가는 새로 진입한 투기·헤지 포지션이 그만큼 많았음을 시사한다.
백악관發 관세 변수
30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 구매하며 무역적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오는 8월 1일부터 인도산 제품에 대한 미국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인도는 세계 2위 밀 생산국이지만 자국 수급 안정을 위해 수출 규제를 유지하고 있어, 국제 곡물흐름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치 리스크가 확대된다는 점이 위험자산 회피(리스크 오프) 심리를 자극하면서 곡물 전반에 약세 압력을 가했다.
국제곡물 컨설팅업체 ‘스태티스타’의 한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아직 공식 정책이 아니며, 2024년 대선 정국에서 보호무역 기조를 부각하려는 정치적 수사에 가깝다”면서도 “원유·곡물 등 비(非)관세 장벽 강화를 우려한 헤지펀드들이 밀 선물 매도세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인터뷰는 기사작성 시점에 확보된 시장 코멘트로, 공식 통계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유럽연합·러시아 수출 전망
한편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7월 1일~27일 EU 역내에서 제3국으로 선적된 연질밀 물량은 80만3,256t으로 전년 동기(224만8,000t) 대비 64% 급감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발 흑해 루트 공급이 정상화되면서 EU산 물량이 상대적으로 밀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 시장조사기관 Sovecon은 2025/26년(7월~다음 해 6월) 러시아산 밀 수출 전망치를 4,330만t으로 상향 조정했다. 종전 추정치(3,830만t)보다 500만t 많은 수치다. 흑해 연안의 호조 기상과 생산 비용 절감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세부 선물 가격 동향
• CBOT 9월물 5.2975달러(전일 대비 ▼8.75센트, 30일 오전 ▼3.5센트)
• CBOT 12월물 5.50달러(▼8.75센트, 오전 ▼4.0센트)
• KCBT 9월물 5.1850달러(▼7.5센트, 오전 ▼0.5센트)
• KCBT 12월물 5.3950달러(▼7.25센트, 오전 ▼1.25센트)
• MGEX 9월물 5.7850달러(▼4.0센트, 오전 보합)
• MGEX 12월물 6.00달러(▼3.0센트, 오전 ▲0.25센트)
계약명 앞에 붙은 ‘Sep 25’ ‘Dec 25’ 표기는 2025년 9월·12월 인도분임을 뜻한다. 선물시장에서는 통상 ‘가장 가까운 만기’(근월)와 ‘차근월’ 간 가격 스프레드를 통해 수급 압력과 보유 비용(캐리)을 가늠한다.
용어 해설
• SRW(Soft Red Winter) : 미국 중서부에서 재배되는 연질 겨울밀로, 제과·과자용에 적합하다.
• HRW(Hard Red Winter) : 단백질 함량이 높아 빵·면류용으로 쓰이며, 주요 재배지는 캔자스·오클라호마.
• HRS(Hard Red Spring) : 봄에 파종해 가을에 수확하는 고단백 밀. 미네소타·노스다코타 주가 주산지다.
• 미결제약정(OI) : 아직 청산되지 않은 선물·옵션 계약 건수. 투자심리와 자금 유입을 가늠하는 지표다.
시장 분석 및 전망
현재 시카고 현물 기준 밀 가격은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15%가량 낮다. 전 세계 재고지표(스트록투유즈 레이쇼)가 5년 평균을 상회해 공급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이 배경이다. 그러나 냉·난방병 해충 증가, 라니냐 재점화 우려 등 기상 변수는 하반기 가격 반등의 불씨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매도 우위가 유지되겠지만, 6~9월 북반구 수확 결과와 남반구 파종 컨디션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흑해 항로의 물류 리스크가 재부각될 경우, 고단백 밀(HRW·HRS) 스프레드가 빠르게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국내 제분업체들도 달러·루블 환율, 해상운임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투자자 유의사항
해당 기사는 Barchart 전속 애널리스트 Austin Schroeder의 30일자 리포트를 번역·정리한 것으로, 기사 작성 시점 기준 필자는 관련 종목에 직접적인 투자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는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상품 매매를 권유하지 않는다.
“해당 정보는 신뢰할 만하나,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 Barchart 디스클레이머 중
국내 투자자라면, 달러/원 환율과 선물·ETF 레버리지 배율, CME·KCBT 마진 요건 등을 종합 고려해 거래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가격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스탑로스(손절매)와 증거금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