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상품거래소(CBOT)*1를 비롯한 주요 세 곡물 거래소에서 밀 선물 가격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며 9월물 일부가 5.0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갔다. 이날 하락세는 미국 내 수확 진전, 유럽연합(EU) 수출 부진, 글로벌 수요 기대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2025년 8월 20일, 나스닥닷컴이 인용한 바차트(Barchart) 보고서에 따르면, CBOT 연질 적색 겨울밀(Soft Red Winter Wheat) 9월물은 전일 대비 4.25센트 하락한 4.985달러에 마감했다. 캔자스시티거래소(KCBT) 경질 적색 겨울밀(Hard Red Winter Wheat) 9월물 역시 6.75센트 떨어진 4.995달러로, 두 겨울밀 주요 계약 모두 상징적 심리 지지선인 5달러를 하회했다. 미니애폴리스거래소(MGEX)의 봄밀(Spring Wheat) 9월물은 2.25센트 내려 5.6875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산 밀 현물 가격이 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수출 판매 실적에 대한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다.”
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는 수출 계약 규모가 양호해도 여전히 세계 재고가 충분하다는 인식이 가격 상승을 억누르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 농무부(USDA) 주간 작황·진도 보고서(Crop Progress)에 따르면 8월 셋째 주 기준 미국 겨울밀 수확은 94%로, 평년(95%)과 유사한 속도를 보였다. 봄밀 수확률은 36%로 5년 평균(36%)과 동일하나 전년도 같은 시점보다는 늦은 편이다. 상품·등급 양호 이상(good/excellent) 비율은 50%로 전주 대비 1%포인트 개선됐고, 브루글러500 지수(Brugler500 Index)*2도 2포인트 상승한 333을 기록했다.
주(州)별로는 노스다코타(ND)가 3포인트, 아이다호(ID)가 2포인트 개선됐으나, 미네소타(MN)는 5포인트, 사우스다코타(SD)는 2포인트 악화됐다. 이는 지역별 기상 여건과 수확 일정 차이가 품질 전망에 반영된 결과다.
유럽 상황도 약세에 힘을 보탰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7월 1일~8월 17일 EU 연질밀(Soft Wheat) 수출량을 178만t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376만t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수출 둔화는 러시아·우크라이나산 저가 물량과 흑해(Black Sea) 항로의 공급 확대, 그리고 북아프리카·중동 수입국의 비축 여유 등이 결합된 결과로 분석된다.
세부 선물 결산 가격은 다음과 같다.
• 2025년 9월물 CBOT 밀 4.985달러 (▼4.25¢)
• 2025년 12월물 CBOT 밀 5.2125달러 (▼3.75¢)
• 2025년 9월물 KCBT 밀 4.995달러 (▼6.75¢)
• 2025년 12월물 KCBT 밀 5.2175달러 (▼6.50¢)
• 2025년 9월물 MGEX 밀 5.6875달러 (▼2.25¢)
• 2025년 12월물 MGEX 밀 5.8625달러 (▼3.00¢)
※ 용어 해설
*1 CBOT(Chicago Board of Trade)는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 CME 그룹 산하 곡물·금속 계약을 담당하는 시카고 거래소다.
*2 브루글러500 지수는 미국 농업시장 분석사인 Brugler Marketing & Management가 곡물 작황을 500점 만점으로 평가하는 독자 지표로, 360점 이상이면 양호, 300점 이하는 부진으로 분류된다.
전망 & 분석
기자는 가격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북반구 주산지의 수확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을 전까지는 공급 과잉 인식이 이어질 전망이며, 러시아·우크라이나산 밀 FOB(선적지 인도 가격)가 230달러/톤 내외로 낮게 형성된 점도 미국 선물가격 상단을 제한한다. 다만 미 중서부 기상 악화나 흑해 지역 지정학적 변수, 그리고 중국·북아프리카의 돌발적인 조달 수요가 발생할 경우 단기적 기술적 반등이 가능하므로 위험 관리는 필수다.
투자자 유의 사항
기사 작성일 현재, 애널리스트 오스틴 슈뢰더(Austin Schroeder)는 해당 종목(선물·옵션)에 직접·간접 보유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