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상품거래소(CBOT) 옥수수 선물 가격이 14일(현지시간) 오전 장에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장 대비 4~4¼센트 내린 채 거래가 시작되며, 전일 기록했던 기술적 반등폭을 상당 부분 반납하는 모습이다.
2025년 8월 1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일(13일) 장 마감 기준 9월물 옥수수는 1부셸(약 25.4kg)당 3.74달러로 2½센트 상승 마감했으나, 같은 날 야간 전자 거래에서 다시 4센트가 빠졌다. 12월물 역시 3.9725달러로 2¾센트 올랐지만, 개장 초 4¼센트가 내려 3.93달러 선으로 밀렸다. 전일 급락 이후 단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으나, 상승 탄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거래 포지션 변화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일 예비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은 14,024계약 증가해 순 신규 매수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날 아침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 단기 차익실현성 매도가 다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있다.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보고서로 확인된 에탄올 부문 지표도 시장에 변동성을 키웠다. 8월 8일로 끝나는 주간 미국 에탄올 생산량은 하루평균 109만3,000배럴로 전주 대비 1만2,000배럴, 전년 동주 대비 2만1,000배럴 늘었다. 반면 재고는 110만7,000배럴 감소한 2,264만9,000배럴로 작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EIA는 같은 기간 하루평균 에탄올 수출 12만3,000배럴(전주 대비 +7,000배럴), 정제업체 투입량 92만9,000배럴(+7,000배럴)로 집계했다.
업계에서는 재고 감소가 긍정적 수급 신호로 해석될 수 있지만, 옥수수 선물 가격이 즉각적인 상승 동력으로 연결되기에는 미묘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곡물시장의 계절적 수급 요인, 브라질·아르헨티나 등 남미 공급 전망, 그리고 미 농무부(USDA) WASDE 보고서에 대한 선행 경계심리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수출 수요 전망
미 동부시간 14일 오전 발표될 USDA 주간 수출판매(Export Sales) 보고서를 앞두고 트레이더들은 구작(old crop) 옥수수 판매량을 15만~60만t, 신작(new crop) 판매량을 90만~240만t 범위로 예상하고 있다. 보고서 결과가 예상치 하단에 그칠 경우, 단기 가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브라질·아르헨티나 공급 변수
브라질 농업공급기업공사(CONAB)는 자국 2024/25(마케팅 연도 기준) 옥수수 생산량 전망치를 1억3,700만t으로 전월 대비 503만t 상향 조정했다. 이 가운데 제2기 작물(사프리냐) 생산량이 5,021만t 늘어난 1억955만t로 추정됐다.
CONAB는 “건조기 이후 기상 여건 개선과 파종 면적 확대가 기대치를 끌어올렸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로사리오 곡물거래소(Rosario Grains Exchange)는 2025/26년 아르헨티나 주요 지역 옥수수 재배 면적이 전년 대비 15~20%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 사이드의 확장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시카고 시장의 매수 심리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아시아 수요 동향
국내 곡물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국 소재 곡물수입업체가 전일 야간 6만5,000t 규모의 옥수수를 구매했다. 원산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미·브라질·아르헨티나·우크라이나 중 가격 경쟁력이 높은 곳으로부터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연간 옥수수 수입량이 1,200만t 안팎에 달하는 탈곡·사료용 시장을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옥수수 선물 가격의 주요 수요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시세 현황(13일 종가 기준)
- 9월물 옥수수: 3.74달러(+2.5센트) → 14일 아침 4센트 하락
- 12월물 옥수수: 3.9725달러(+2.75센트) → 14일 아침 4.25센트 하락
- 2026년 3월물 옥수수: 4.15달러(+2.75센트) → 14일 아침 4.25센트 하락
- 현물 평균가: 3.565달러(+2.25센트)
- 신작 현물가: 3.5325달러(+2.5센트)
미결제약정이 늘어났음에도 가격이 재차 약세를 보이는 것은, 숏커버(매도 청산)보다는 신규 매도가 더 우세하게 들어올 가능성을 시사한다.
용어 해설
• 오픈이너레스트(Open Interest)는 아직 청산되지 않은 선물·옵션 계약 수를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미결제약정이 증가하면 시장에 신규 자금이 유입되고 있음을 나타내며, 수급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 MMT(Million Metric Tons)는 백만 톤 단위 무게를 뜻하며, 곡물 국제무역에서 표준 단위로 사용된다.
• CONAB(Companhia Nacional de Abastecimento)는 브라질 농업부 산하 공기업으로, 작황·재고·수급 전망을 정기적으로 발표한다.
• 사프리냐(Safrinha)는 브라질에서 첫 작(주로 대두) 수확 이후 재배하는 두 번째 옥수수 작물을 말하며, 전 세계 옥수수 공급량 변동성의 핵심 요인이다.
기자 해설 및 전망
전일 급반등 이후 매수 동력이 약화됐다는 점은, 향후 수급 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을 경우 옥수수 선물 가격이 3.70달러선 이하로 추가 조정될 가능성을 열어둔다. 다만, 미국 내 에탄올 재고가 8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빠졌다는 사실은, 원료 수요 측면에서 장기적인 지지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USDA 주간 수출 실적이 시장 예상 상단에 근접하거나 이를 상회할 경우, 단기 숏커버(매도 청산) 랠리를 촉발할 여지도 있다. 따라서 단기 트레이더라면 수출 수요→에탄올 재고→남미 작황 순으로 발표되는 데이터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 중서부 기상·남미 파종 진행률·달러 인덱스 흐름이 맞물려 9월물 만기 전까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3.65달러 부근은 지난해 10월 저점과 겹치는 기술적 지지선으로, 이탈 시 펀더멘털보다 심리적 매도세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본 기사에서 언급된 가격·통계·전망은 투자 자문이 아닌 일반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