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민주 양당이 주택 공급 확대와 주택비용 완화를 위한 법안을 지지하며 드물게 초당적 합의를 이뤘다. 이 법안은 새 주택 건설을 빠르고 저렴하게 하기 위해 규제를 대폭 손보고, 공장제작 주택(factory-built housing)에 대한 규칙을 현대화하며, 대형 투자 집단의 단독주택 추가 매입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 투자그룹 매입 금지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2026년 3월 11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상원은 수요일 늦게 해당 법안의 절충안에 대해 표결 84대10으로 찬성하고, 본회의 표결을 가능하게 하는 절차표결은 82대11로 통과시켰다. 이어 법안은 목요일에 가결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법안의 최신 버전은 공화당의 팀 스콧(Tim Scott·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주도했다. 하원도 유사한 내용의 법안을 비슷한 표차로 이미 통과시켰으며, 상·하원이 최종적으로 조정한 법안이 마련돼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해 법제화될 수 있다.
법안 내용은 연방 차원의 환경 심사 절차를 간소화해 건설 프로젝트의 승인 속도를 높이고, 공실 건물을 아파트로 전환하는 규제를 완화하는 것 등을 포함한다. 또한 저렴한 주택 공급을 위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다세대 주택에 대한 연방 보증 모기지 보험 프로그램의 대출 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규정도 담겼다.
부동산·건설업계 단체들은 대체로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 모기지뱅커협회(Mortgage Bankers Association), 전미주택건설업자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Home Builders) 등은 화요일 공개한 성명에서 상원 법안에 대한 강한 지지를 표명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와 전미도시연맹(National League of Cities) 같은 시민단체들도 법안을 지지했다.
그러나 산업계는 법안의 특정 조항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냈다. 그중 하나는 대형 기관투자가에게 새로 지어진 임대주택을 소유한 뒤 7년이 지나면 매각하도록 요구하는 조항이다. 업계는 성명에서 이 조항이 “향후 10년 동안 수십만 채의 주택을 시장에서 제거할 것”이라며, 그 중 상당수가 중·저소득 가구를 위한 주택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법안에는 또한 연방 차원의 디지털 통화(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도입을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의회 내에서 암호화폐 전반에 대한 논쟁이 첨예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공화·민주 양당이 이민 단속 강화와 이란 전쟁을 둘러싸고 강하게 대립하는 가운데서도, 법안은 유권자들의 삶의 질과 직결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초당적으로 지지를 얻었다. 의원들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택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는 모습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시장 배경 및 통계
경제학자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건설 부족으로 미국 내 주택이 약 400만 채 부족하다고 평가한다. 또한 지역별 용도지역(zoning) 규정은 이미 개발된 지역에서의 추가 건설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의 공급망 차질은 건축자재 가격을 끌어올렸고, 이후 급격한 금리 인상은 주택담보대출 비용을 상승시켰다.
하버드대 주택연구소(Harvard University’s Joint Center for Housing Studies)에 따르면 주택 가격은 2019년 이후 약 60% 상승했으며, 2024년 단독주택의 중간가격은 중간 가계소득의 5배에 달해 일반적으로 ‘적정’으로 간주되는 수준을 훨씬 초과했다.
기업의 주택 매입 제한
법안은 350채를 초과해 단독주택을 보유한 기업은 추가 매입이 금지되는 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대형 투자회사가 개인 구매자를 제치고 주택 시장을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 조항은 법안을 주도한 정치인들과 일부 지지자들이 ‘법안의 핵심’으로 강조한 부분이다.
법안의 옹호자들조차도 이번 법안만으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다고 인정한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이 법안이 “기업형 임대사업자를 억제하기 위한 좋은 첫걸음(takes a good first step)”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자유주의적 성향의 싱크탱크인 케이토연구소(Cato Institute)의 노버트 미셸(Norbert Michel)은 이 법안이 기존 정책을 일부 수정한 수준에 불과하며 유권자에게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려는 정치적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조치가 실제 효과에 있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용어 설명
공장제작 주택(factory-built housing)은 공장에서 제작한 모듈이나 패널을 현장으로 운송해 조립하는 주택을 말한다. 이 방식은 현장 시공 대비 공사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의 잠재력이 있어 주택 공급 확대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다만 지역별 규제와 기준, 설치 비용 등이 상이해 실제 보급 속도는 규제 완화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연방 디지털 통화(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통화를 의미한다. 이와 관련된 금지 조항은 연준 또는 재무부가 민감한 금융 인프라 및 사생활 보호 문제를 둘러싼 논쟁에 휘말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관투자가(institutional investors)는 연기금, 보험회사, 사모펀드, 대형 자산운용사 등 대규모 자본을 운용하는 기관을 가리킨다. 이들은 대량의 주택을 매입해 임대사업을 영위할 경우 지역 주택 수급과 임대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책 파급 효과와 향후 전망
법안이 승인돼 시행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연방 환경심사 완화와 공실 건물의 아파트 전환 촉진 등으로 건설 허가와 전환 속도가 빨라져 주택 공급 확대의 속도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공장제작 주택 규제 완화는 공사기간 단축과 인건비 절감으로 이어져 신규 주택 공급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다만 구조적 공급부족(약 400만 채)을 해소하려면 단기간의 규제 완화만으로는 부족하며, 지방의 용도지역 규제 개편과 장기적 인프라 투자, 건축자재 가격 안정화, 금리 환경 변화 등이 병행돼야 한다. 또한, 대형 기관투자가의 추가 매입 금지(350채 초과 금지)와 7년 보유 후 매각 의무 같은 규정은 기업의 투자 전략을 바꿔 임대 시장에 단기적 충격을 줄 수 있으며, 업계의 우려처럼 일부 주택이 시장에서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금리와 모기지 비용, 건축비용의 향후 흐름이 변수로 남아 있다. 금리가 안정화되고 건축자재 가격이 하향 안정될 경우 법안의 규제 완화 효과가 더 큰 폭으로 반영되며 주택 가격 상승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 반면 금리 상승이나 다른 돌발 요인이 발생하면 비용 측면의 압박으로 가격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향후 절차
상·하원 간의 조정 작업이 남아 있으며, 일부 산업계의 반발이 하원에서의 추가 저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최종 조율을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연방법으로 시행되지만, 법안의 실효성은 연방·주·지방 차원의 후속 규제 정비와 시장 반응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주요 사실 요약
· 상원 표결: 절충안 찬성 84-10, 본회의 표결 동의 82-11· 주택 공급 부족: 약 400만 채· 주택 가격 상승: 2019년 이후 약 60%· 2024년 단독주택 중간가격: 중간 가계소득의 5배· 기관투자가 보유 제한: 350채 초과 추가 매입 금지· 7년 보유 후 매각 의무 조항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