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 미국 상원에서 연방정부 재개를 위한 초당파 협상이 이어지고 있으나, 합의 도출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셧다운이 5주째에 접어든 가운데, 공화·민주 양당은 교착 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잠재적 해법의 얼개를 공개했지만, 회의적 분위기와 피로감이 4일(현지시간) 상원 내에서 분명하게 표출됐다고 전해졌다.
2025년 11월 4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중 정부를 다시 여는 방안을 모색하던 상원 내 초당적 움직임은 일시적으로 좌초 조짐을 보였다. 다만 비공개 회의에서는 정부를 신속히 재가동하기 위한 단기 예산결의(stopgap funding)에 의견 접근을 시도하는 등, 교착 해소의 첫 조짐도 감지됐다고 의원들이 전했다. 해당 단기 지출 법안은 정부 기능을 재개하고, 이후 회계연도 전체 예산(전년도 대비 세부 항목별 지출)을 협의할 시간을 의회에 부여하는 데 목적이 있다.
공화당의 마이크 라운즈 상원의원은 “
아직 어떤 것도 최종 타결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사실이 아니다
”라고 말하며, 현재 협상이 진행형임을 강조했다.
상원은 정부 운영자금을 11월 21일까지 배정하는 기존 법안을 또다시 부결했다. 이는 14번째 부결로, 민주당은 오바마케어(Affordable Care Act) 하에서 민간 건강보험료를 보조하는 연방 건강보험 세액공제의 만기 연장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공화당은 이에 대해 “건강보험 관련 논의는 정부가 먼저 재개되어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존 튠 상원 원내대표는 “
너무 오래 끌었고, 미국민이 충분한 고통을 겪었다고 느끼는 이들이 있다. 이제 끝낼 때다
”라며, 여전히 ‘오프 램프(off ramp)’를 찾을 수 있다는 낙관론을 거두지 않았다.
비공개 협상전 확대(CLOSED-DOOR TALKS)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민주당 상원의원 전원과 민주 성향의 무소속 2명이 수시간에 걸친 비공개 당회의를 열어 “모든 선택지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슈머는 타협의 신호는 보여주지 않았다. 그는 기자들에게 “
우리는 공화당이 부유한 소수보다 일하는 가정을 앞세울 때까지, 날마다 표결마다 싸움을 계속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
이번 셧다운은 10월 1일 시작됐으며, 수요일이면 미국 역사상 최장기간이 된다. 그 여파로 저소득층 식품보조가 중단되고, 연방공무원 약 75만 명이 무급휴직(furlough) 상태에 놓였으며, 다른 상당수 인력은 임금 없이 근무를 지속하고 있다. 일부 도시에서는 항공 운항에도 혼선이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의 필리버스터 규칙, 즉 상원 100명 중 60표의 지지를 요구하는 절차를 폐기하라며 공화당을 압박했다. 4일 대통령은 정부가 재개될 때까지 식품보조 지급을 보류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행정부는 교착이 1주일더 지속될 경우 일부 국내 공역을 항공 교통에 폐쇄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한편, 공화당이 53석, 민주당이 47석을 점한 상원 다수파인 공화당 의원들은 수요일 아침 백악관에서 대통령과 조찬을 함께하라는 초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표 대수로 보면, 공화당 외에 민주당의 캐서린 코르테스 마스토·존 페터먼과 무소속 앵거스 킹만이 임시 지출 법안에 동의 의사를 보여왔다. 여기에 공화당 랜드 폴이 해당 조치에 반대하고 있어, 공화당 지도부가 정부를 재개하려면 추가로 민주당 5명의 찬성이 더 필요하다. 민주당의 메이지 히로노 상원의원은 이날 비공개 당내 논의와 관련해 “
여전히 치열한 주고받기 속에 있다
”고 전했다.
교착 해소의 희망은 사적 채널을 통해 여러 차례 모임을 가져온 양당 상원의원 그룹에 걸려 있다. 논의되는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새로운 임시 지출안의 종료 시점으로, 12월과 내년 1월, 그리고 3월까지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핵심 용어 해설과 맥락
필리버스터(filibuster): 상원에서 소수파가 표결을 지연하거나 막기 위해 사용하는 절차적 수단이다. 현재 대부분의 법안은 종결동의(cloture)에 60표가 필요해 사실상 초당적 합의가 필수적이다. 대통령이 규칙 변경을 촉구한다는 것은, 단순 과반 통과로 전환해 입법 문턱을 낮추자는 압박으로 해석된다.
임시 지출 법안(Stopgap funding/Continuing Resolution): 정부가 부분 또는 전면 셧다운에 들어가지 않도록 단기간 기존 지출 수준을 연장하는 예산 장치다. 이번 논의의 초점은 정부 기능을 즉시 재가동한 뒤, 연간 세부 예산을 별도 협상으로 처리하는 2단계 접근에 맞춰져 있다.
오바마케어 건강보험 세액공제: 저·중소득층의 민간 건강보험료 부담을 낮추는 연방 세제 혜택이다. 민주당은 해당 공제의 만기 연장을 이번 임시 지출안의 필수 조건으로 삼고 있으며, 공화당은 정부 재개 이후 건강보험 관련 협상을 하자는 입장이다.
셧डाउन과 무급휴직: 예산 미타결로 비필수 정부 부문이 정지되며, 다수 공무원이 무급휴직(furlough)에 들어간다. 필수 인력의 경우 업무를 지속하되, 임금 지급이 지연될 수 있다. 이번 사태에서 약 75만 명이 휴직 대상이며, 일부 도시는 항공 안전·운항에도 차질이 보고됐다.
분석: 협상 지형과 정치적 신호
이번 상원 표결 패턴은 정책 연계 전략과 절차 개혁 압박이 병행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민주당은 건강보험 세액공제를 국민 생활안정의 핵심 지렛대로 삼아 셧다운 해제를 견인하려고 한다. 반면 공화당은 정부 기능의 즉각적 재개를 최우선으로 설정하고, 정책 현안은 후속 협상으로 미루자는 단계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 상원 규칙(필리버스터)에 대한 대통령의 공개 압박은 협상구도에 추가 변수를 제공하지만, 전통적으로 상원은 절차 규범을 초당적 합의로 바꾸어 왔다는 점에서, 실제 변경에는 정치적 비용이 따른다.
정치적 메시지 면에서, 존 튠의 ‘오프 램프’ 발언은 출구전략 모색을, 척 슈머의 강경 기조는 생활안정 우선 프레이밍을 강화한다. 마이크 라운즈의 신중론은 합의 미도달을 분명히 하며 기대 관리에 초점을 둔다. 이러한 메시지 배열은 당내 결속 유지와 상대 압박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보이며, 비공개 소그룹 협상이 실제 타협의 중심축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무 차원에서는 임시 지출안의 종료시점이 향후 협상 동학을 좌우할 수 있다. 12월·1월·3월 중 어느 시점을 택하느냐에 따라 예산 세부 협상의 속도, 정치 일정과의 충돌, 그리고 연방 서비스의 연속성이 달라진다. 종료시점이 짧을수록 재협상 빈도가 늘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지만, 그만큼 정책 연계의 기민성은 높아진다.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식품보조 중단과 항공 운항 혼선으로 가시화됐다. 행정부의 일부 공역 폐쇄 경고는 안전·물류·비즈니스 여행에 파급효과를 낳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상원 내 초당파 소그룹이 조속히 최소공배수 합의를 도출하는지가 이번 주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전망
정부 재개에 대한 희망은 살아 있으나, 정책 연계와 절차 논쟁이 남긴 간극은 여전히 크다. 향후 수일 내 상원에서 임시 지출안이 어떤 종료시점과 어떤 부대조항으로 제시되는지, 그리고 민주당 추가 5표가 확보되는지가 셧다운 최장기 기록을 끝낼 수 있을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