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로이터—미국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척 슈머(Chuck Schumer) 의원은 목요일, 유니온 퍼시픽(Union Pacific)이 850억 달러 규모로 노퍽 서던(Norfolk Southern)을 인수해 미국 최초의 ‘동·서 해안 직결 화물 철도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2025년 7월 3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슈머 의원은 이번 거래가 “위험한 독점화의 길을 더욱 가속화해 미국 인프라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hostile takeover)”이라고 평가했다.
“수십 년간 이어진 철도 업계의 합병은 서비스·안전·근로조건을 악화시키고, 화주 비용을 높여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유니온 퍼시픽 측은 슈머 의원 발언에 대해 “우리는 노퍽 서던과 함께 노조 일자리 보호·고용 확대·철도 운송 사각지대 해소에 전념하고 있다”며 “이번 거래는 미국 재산업화 지원과 물류 효율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반박했다. *노퍽 서던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용어 설명) 재산업화(re-industrialization)란 해외로 이전했던 제조업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다시 유치하는 산업 정책을 의미한다.
Surface Transportation Board(STB)는 7월 30일(현지 시각) 두 철도사가 합병 의향서를 공식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 연방 규제 절차가 촉발됐으며, 신청서 정식 제출 기한은 2026년 1월 29일로 제시됐다.
STB는 신청서가 접수되는 즉시 심사 일정을 결정하고, 전체 검토 기간은 12~18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과거 대형 철도 합병 심사 기간과 유사한 수준이다.
슈머 의원은 미국 최대 철도 노조인 SMART(국제판금·철도·운수노동자 연맹) 운수부문이 이번 인수에 반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만약 인수가 승인되면 미국 화물철도 시장은 4대 메이저에서 3대 메이저 체제로 축소된다”고 지적했다.
(용어 설명) SMART 운수부문은 미국·캐나다 20만여 명이 가입한 대형 노조로, 철도·버스·항공 등 교통 부문 인력을 대표한다.
한편 슈머 의원과 민주당 동료들은 2023년, 위험 물질을 실은 열차에 대한 안전 규정을 강화하는 철도 안전 법안을 추진했으나, 공화당 다수 의원의 반대로 하원·상원 본회의 표결에 부쳐지지 못했다. 해당 법안은 2023년 2월 오하이오주 이스트 팔레스타인에서 발생한 노퍽 서던 열차 탈선·화재·유해 물질 유출 사고를 계기로 마련됐다.
공화당 의원 상당수는 규제 강화가 화물 운임 상승과 기업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으며, 결국 법안은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업계 전문가들은 STB 심사뿐 아니라 미 법무부 반독점국(DOJ)의 추가 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언급한다. 철도 산업은 방대한 물류 네트워크와 공공 안전이 직접 연관돼 있어, 합병 심사 과정에서 경쟁 저해 여부와 서비스 품질 저하 가능성이 집중 평가 대상이 된다. 실제로 1990년대 후반 이후 주요 철도 합병 건 대부분이 엄격한 조건부 승인 또는 보완 명령을 달고 통과됐다.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투자자는 ‘해안-해안 네트워크’ 구축이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이라 기대하지만, 화주 단체와 노동계는 운임 인상·작업 강도 증가를 우려한다. 또한 STB가 제시한 12~18개월 검토 기간이 사실상 2년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이번 합병이 성사될 경우, 캐나다 내셔널(CN), BNSF(버크셔 해서웨이 계열) 등 북미 철도사들의 추후 합종연횡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