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의원, 엘론 머스크에 ‘스타링크’로 미 국민 겨냥한 동남아 금융사기 차단 촉구

워싱턴 D.C.—미국 민주당 소속 매기 해산 상원의원이 엘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에게 동남아시아 범죄 조직이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를 이용해 미국인을 상대로 벌이는 금융사기를 즉각 차단할 것을 요구했다.

2025년 7월 28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해산 의원은 머스크 CEO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미얀마·태국·캄보디아·라오스에 퍼진 스캠 컴파운드(scam compounds)*강제 노동으로 온라인 사기를 실행하는 시설—가 스타링크를 통해 미국인을 기만하며 수십억 달러를 갈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산 의원은 서한에서 “스타링크 서비스 약관에는 ‘사기 행위가 적발될 경우 즉시 접속을 종료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현실에서는 이들 범죄 조직이 계속 접속 중”이라며 “스페이스X는 자사 네트워크를 악용하는 범죄자를 반드시 차단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다수 사람이 스팸 문자·전화·이메일이 부쩍 늘어난 사실은 체감하지만, 실제로는 지구 반대편 범죄자들이 스타링크로 이 사기를 벌이고 있다는 점은 잘 모른다.” — 매기 해산 상원의원 서한 중


미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는 최근 보고서에서 위 조직들이 미국 소비자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편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페이스X 측은 28일 현재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답하지 않았다.

유엔 조사에 따르면 동남아 범죄 네트워크는 수년간 사람 수십만 명을 인신매매해 국경지대 ‘스캠 컴파운드’에서 강제 노동을 시켜왔다. 특히 태국·미얀마 국경 지대에 집중된 이들 시설은 인터넷 사기, 암호화폐 투자 사기, 연애 사기 등 복합적인 온라인 범죄를 주도한다.

태국 정부는 2024년 2월부터 미얀마 접경 5개 지역—미야와디(Myawaddy) 등—에 전력·연료·인터넷 공급을 차단해 스캠 컴파운드 운영을 방해하는 특단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은 국제적 압력은 올해 1월 중국 배우 왕싱Wang Xing이 태국 도착 직후 납치돼 미얀마로 끌려갔다가 태국 경찰에 구조된 사건을 계기로 더욱 커졌다. 미국평화연구소(USIP)는 “중국계 조직이 미야와디 일대 사기 센터 운영을 주도한다”고 분석했다.

스타링크란 무엇인가?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가 저궤도(LEO) 위성 수천 기를 통해 제공하는 고속 위성 인터넷 서비스다. 지상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고품질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 ‘디지털 격차 해소’의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소형·휴대형 안테나만 설치하면 어디서든 운영할 수 있어, 통제받지 않는 불법 조직의 통신망으로 악용될 여지도 크다.

‘스캠 컴파운드’란?
‘컴파운드(compound)’는 ‘울타리로 둘러싼 구역’을 뜻한다. 동남아에서는 국경지대에 고립된 건물군을 일컫는 용어로, 조직범죄 집단이 인신매매해 데려온 피해자에게 휴대폰·노트북을 지급하고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 피라미드 투자 등을 강요한다.

전문가들은 “스타링크 차단 여부는 국제 사회의 공조가 필수”라며 “미국 정부와 스페이스X가 공조해 계정 인증 강화, 접속 위치 모니터링, 의심 활동 알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미 상원은 최근 ‘국제 온라인 사기 근절법’을 발의해 재무부·국무부·법무부·민간 통신사 간 협력을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법안에는 서비스 제공업체가 사기 활동을 인지했을 때 즉시 사용 중단·신고하도록 의무화하는 조항이 포함될 전망이다.

동남아 지역 전문가들은 “현지 정부만으로는 조직범죄를 해체하기 어렵다”며 “글로벌 통신 인프라 제공사의 자발적 조치가 피해 확산을 막는 핵심 열쇠”라고 입을 모은다.

한편, 스페이스X는 전 세계적으로 350만 대 이상의 스타링크 터미널을 판매·배치했으며, 동시에 네트워크 보안 강화를 위한 AI 기반 감시 시스템을 도입 중이라고 밝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