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의원들이 암호화폐 시장의 규칙을 정의하는 법안 초안을 공개했다. 이 법안이 법률로 제정될 경우 금융 규제 당국의 권한 범위를 명확히 하여 디지털 자산의 채택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
2026년 1월 1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한나 랭(Hannah Lang) 기자는 상원의원들이 늦은 월요일 밤에 공개한 이 초안이 암호화폐 업계가 오랜 기간 요구해온 법적 명확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상원 초안은 토큰이 증권인지, 상품인지, 기타 다른 범주에 속하는지를 규정함으로써 업계의 법적 지위를 규명하려고 한다.
법안의 주요 내용
법안은 여러 핵심 조항을 포함한다. 우선 토큰의 법적 분류를 명확히 해 기업과 투자자에게 규제적 불확실성을 줄이려 한다. 또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현물(spot) 암호화폐 시장을 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여, 업계가 선호해 온 감독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공식화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은행 업계가 요구한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에 대한 연방 규제 틀을 마련하는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보유에 대해 암호화폐 회사가 단순 보유만으로 소비자에게 이자를 지급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다만 전송을 수행하거나 로열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특정 활동에 대한 보상·인센티브는 허용한다. 또한 증권거래위원회(SEC)와 CFTC에 공동 규칙을 제정하도록 요구하여, 스테이블코인 사용과 관련해 지급되는 보상에 대한 명확한 공시를 요구하도록 했다.
은행권과 암호화폐 업계의 이해관계 충돌
법안 초안에는 은행 로비스트들이 제기한 우려를 반영한 조치가 포함됐다. 은행권은 중개업자들이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 조항을 ‘허점’으로 규정하며, 이로 인해 예금이 보험이 적용되는 은행 시스템에서 이탈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금융 안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반면 암호화폐 기업들은 제3자(예: 거래소)가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면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반발해 왔다.
법안은 상원의원들이 수정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다. 현재 초안은 암호화폐 회사가 소비자에게 단순 보유만으로 이자를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지만, 보상·인센티브를 통한 유인책은 허용하는 형태로 조정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SEC와 CFTC가 공동으로 공시 규정을 마련하도록 명시되어 있기에 업계의 투명성 요구도 일정 수준 반영되어 있다.
배경과 정치적 맥락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업계 자금을 유치하며 스스로를 “크립토 대통령(crypto president)“이라고 약속했고, 그의 가족이 관여한 암호화폐 사업들은 이 분야를 주류로 끌어들이는 데 기여했다. 업계는 2024년 선거에서 친(親)암호화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자금을 쏟아부었고, 이번 시장구조 법안의 통과를 기대했다.
하원은 해당 법안의 자체안을 지난 7월에 가결했으나 상원에서는 작년 중에 자금세탁방지(AML) 규정과 탈중앙화금융(DeFi) 플랫폼에 대한 요건을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며 협상이 교착 상태에 놓였다. DeFi는 중개자 없이 토큰의 매매가 가능한 플랫폼을 일컫는 용어로, 기존 규제 체계와의 접점에서 복잡한 법적·기술적 쟁점을 야기하고 있다.
용어 설명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은 가치가 미달러화 등 법정화폐에 연동된 디지털 토큰으로, 가격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고안된 암호화폐다. 현물(spot) 시장은 실제 자산의 즉시 인도·결제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을 의미하며, 파생상품 시장과 구별된다. 탈중앙화금융(DeFi)는 중개자 없이 스마트계약을 통해 금융서비스가 제공되는 생태계를 말한다.
법안의 향후 전망과 정책적 쟁점
의회는 이미 2026년 중간선거(중간선거는 2026년이며, 민주당이 하원 장악을 되찾을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를 염두에 두고 정치적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일부 로비스트와 업계 관측통은 정치적 환경이 바뀌는 가운데 이 법안이 실제로 법률이 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만약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암호화폐 기업들은 행정적 해석이나 규제 지침에 의존해야 하고, 이러한 지침은 향후 행정부나 감독 기관의 변화에 따라 번복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시장과 경제에 미칠 영향 분석
규제의 명확성은 대체로 시장 채택과 제도권 투자 유입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번 법안이 통과될 경우 기관 투자자와 전통 금융회사가 암호화폐 관련 상품을 개발하거나 고객에게 제공하는 데 따른 규제 위험이 낮아질 수 있어, 중장기적으로 디지털 자산의 유동성과 시장 깊이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CFTC의 현물 시장 감독 권한 부여는 거래소 운영과 시장 감시에 있어 표준화된 규칙을 마련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이자 지급 금지 조항은 암호화폐 서비스업체의 수익 모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거래소나 지갑 서비스가 고객 유치 수단으로 제공하던 이자 기반 상품이 축소되면, 일부 고객이 전통 금융권으로 자금을 옮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은행업계가 제기한 예금 이탈 우려는 단기적으로 금융시스템의 유동성 배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규제 설계의 미세한 차이에 따라 자산시장의 전이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구체적 시행규칙과 감독 관행을 둘러싼 추가 해석이 필요하므로, 단기적인 가격 반응은 불확실하다.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즉각적인 가격 상승을 보일 수도 있으나,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약이 시장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입법 진행 상황과 SEC·CFTC의 후속 규정, 은행업계와 암호화폐 업계 간의 계약·제품 설계 변화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결론
상원 초안은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법적 틀을 제공하려는 중대한 시도로 평가된다. 핵심 쟁점은 규제 권한의 배분, 스테이블코인 취급 방식, 그리고 탈중앙화 플랫폼에 대한 규제 범위 등이다. 향후 수정안 제출과 상원 심의 과정에서 조항들이 어떻게 변형되는지, 그리고 최종적으로 법안이 성립될 수 있는지는 정치 일정과 로비 활동, 그리고 감독 기관 간 협의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