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장관 하워드 럿닉(Howard Lutnick)이 경제 성장에 기여하지 못하는 ‘평균 이하’ 이민자 수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5년 12월 11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럿닉 상무장관은 목요일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의 이민정책을 경제 기여도를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이 오래 전부터 예고해 온 이른바 ‘골드 카드’(Gold Card) 비자 프로그램이 공개된 시점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그냥 들어오게 하고 그들이 정말로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지 여부를 심사하지 않는 유일한 위대한 나라다. 최고 중의 최고를 받아들이자(‘bring in the top of the best’). 그들이 미국을 성장시키고 건설하도록 돕자. 왜 우리가 평균 이하인 사람들을 받아들여야 하는가?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
런닉은 이 인터뷰에서 “평균적인 영주권자(average green-card holder)”가 미국인 평균 소득보다 약 3분의 1 적게 번다고 지적했다. 해당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공개한 골드카드 비자와 연계된 논의의 맥락에서 나왔다.
골드카드 비자 프로그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부가 공식 출범과 함께 공개한 것으로, 초기에는 $5백만(500만 달러) 수준으로 제시됐으나 이후 $1백만(100만 달러)로 인하됐다. 이 비자 프로그램은 일정 금액을 내는 고액 외국인에게 미국 시민권 취득 경로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부유층 외국인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민 단속을 재집중시키는 정책을 자신의 재집권 핵심으로 삼아왔다. 또한 트럼프는 2025년 9월에 신규 H-1B 비자 신청에 대해 $100,000(10만 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H-1B 비자는 기술·IT 기업들이 해외에서 숙련 인력을 데려오기 위해 자주 활용하는 비자 유형이다.
랫닉은 1백만 달러를 기꺼이 지불하려는 의사 자체가 해당 이민자가 신속한 심사를 받을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최고와 가장 총명한 인재를 들여와야 한다. 그것이 도널드 트럼프가 우리 이민 시스템에서 바꾸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용어 설명
본 기사에서 거론된 주요 용어는 다음과 같다. 골드카드 비자(Gold Card)는 트럼프 행정부가 제안한 고액 투자·수수료 기반의 이민경로로, 제안에 따라 일정 액수를 지불한 신청자에게 영주권 또는 시민권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우선 심사 또는 별도 경로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설명되어 있다. 영주권(green card)은 미국 내 장기 거주와 취업이 가능한 신분을 의미하며, 해당 신분의 평균 소득이 미국 전체 평균보다 낮다는 점이 럿닉의 발언에서 핵심 근거로 제시됐다. H-1B 비자는 주로 기술·전문직 인력을 대상으로 하는 비이민(non-immigrant) 취업비자로, 미국 IT 기업과 연구기관 등이 해외의 고숙련 인력을 채용할 때 사용하는 대표적 경로다.
제도적·실무적 차이
골드카드 비자와 기존의 H-1B 또는 영주권 취득 경로는 목적과 심사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H-1B는 고용주가 스폰서하는 형태로 직무·학력·임금 기준을 따르며 쿼터(배정량)가 있다. 반면 골드카드는 일정 금액 납부 또는 투자를 전제로 신속한 경로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여서, 이민 선발 기준을 ‘기여 가능성’ 또는 ‘자본 제공’으로 재정의하는 성격이 강하다.
정책·경제적 함의 분석
이번 발언과 골드카드 도입은 단기 및 중장기적으로 다음과 같은 경제적 파급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첫째, 고액 납부 기반의 이민제도는 자본 유입을 촉진하여 단기적으로 부동산·금융시장 등 특정 자산 가격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 특히 골드카드 수요가 높은 지역(대도시권)에서는 주택시장과 고급 서비스업 수요가 증가할 소지가 있다. 둘째, H-1B와 같은 숙련 외국인 노동자 유입을 제약하거나 비용을 상승시키면 기술기업의 인력 조달 비용이 올라갈 수 있다. 그 결과 기업의 인건비 증가, 프로젝트 연기, 또는 해외 인력 아웃소싱 확대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셋째, 이민자 선발을 소득·자본 기반으로 재설계하면 노동시장 내 저숙련 분야의 노동력 공급이 감소해 일부 산업(농업·숙박·요식업·건설 등)에서 인력난이 가중될 수 있다. 이는 해당 산업의 비용 상승 및 소비자 가격에 전가될 위험을 수반한다. 넷째, 장기적으로는 ‘선발된 고숙련 이민자’가 기술혁신과 창업을 촉진해 생산성 증가와 GDP 성장에 긍정적 기여를 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순이익은 이민 선발의 질적 기준과 교육·연계 정책, 노동시장 적응 지원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정책적 고려사항
정책 설계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먼저, 경제적 기여 기준을 정의하는 방식이다. 단순 자본 납부액만으로 수혜를 배분하면 자본 기반 이민자는 늘어나지만 기술·고용 창출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둘째, 저임금 취업 시장의 공백을 보완할 공공·민간의 인력정책이 필요하다. 셋째, 기업의 인건비 증가에 따른 경쟁력 저하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 인력양성(재교육) 및 자동화 투자 촉진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결론
하워드 럿닉 상무장관의 발언은 미국 내 이민정책을 경제적 기여 중심으로 재정비하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재확인하는 것이다. 골드카드 비자 출범과 H-1B 수수료 인상 제안은 단기적으로 자본 유입과 특정 자산시장의 변동성 확대, 그리고 숙련 인력·저숙련 노동 공급 측면에서 복합적인 영향을 일으킬 수 있다. 향후 실제 제도 운영 방식, 심사 기준, 그리고 관련 세부 규정이 어떻게 확정되는지에 따라 노동시장 구조와 산업별 경쟁력, 소비자 물가 및 지역별 자산 가격에 미치는 효과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