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2025년 미 상무부(International Trade Administration, ITA)의 지원을 받아 외국 정부와 체결한 공공조달 계약 총액이 2440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2024년의 약 870억 달러보다 거의 세 배에 달하는 규모로, 특히 보잉(Boeing)의 여객기 수주 급증이 핵심 원인으로 작용했다.
2026년 1월 23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ITA는 121개의 서명된 계약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 계약에는 약 2060억 달러의 미국산 수출 포함 가치가 반영돼 있고, 약 84만4천명(844,000명)의 미국 일자리를 지원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ITA는 또한 이러한 기록적 성과에 외교·무역협상 과정에서의 외국 측 지출 약속과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한 일부 무역협정 효과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BOEING 수주 급증
ITA가 집계한 2025년의 대폭적 증가는 보잉의 넷(순) 수주가 2024년 377대에서 2025년 1,075대로 급증7년 만에 유럽 경쟁사 에어버스(Airbus)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잉이 수년간의 안전성 문제와 생산 차질에서 회복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ITA와 트럼프 행정부의 가치 추정치를 근거로 보면, 보잉 여객기와 GE 에어로스페이스(GE Aerospace)의 제트 엔진 매출이 ITA 지원 계약 총액의 2,150억 달러를 차지했으며, 이 중 1,870억 달러가 수출 가치로 잡혔다. 총액에는 카타르항공(Qatar Airways)과의 대형 광폭기(와이드바디) 계약이 포함되어 있으며, 최대 210대의 787 및 777X 항공기를 포함한 이 거래는 상무부가 960억 달러로 평가했다.
보잉 최고경영자(CEO) 켈리 오트버그(Kelly Ortberg)는 도하(Doha)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카타르의 에미르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Tamim bin Hamad Al Thani) 간 회동에서 이 계약에 서명했다고 ITA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자신을 “보잉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세일즈맨“이라고 자랑한 바 있다.
“Commerce’s support to Boeing was a differentiator in our achievement of record deals in 2025,”라고 오트버그는 성명을 통해 밝혔다. 그는 상무부 팀들이 “시기적절한 옹호와 통찰력 있는 권고”를 제공해 미국의 일자리와 제조업을 진전시켰다고 덧붙였다.
상무부가 공개한 보잉 관련 총액에는 대한항공과의 500억 달러 규모의 계약도 포함되어 있다. 이 거래는 아시아 수출국을 대상으로 관세율을 인하하고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을 포함한 미국과의 무역·투자 협상의 일환으로 제시됐다.
계약 가치 산정의 유의점
ITA는 항공기 주문의 가치 추정이 종종 리스트 가격(list price)을 기반으로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실제 최종 판매가는 고객의 규모와 충성도, 인도 시기, 장기 정비계약, 주문량 및 원자재 비용 상승 조항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또한 항공기 제작사들은 대체로 항공기 인도 시에 대부분의 대금을 수령하므로, 이러한 주문으로 인한 현금 유입은 수년 후에 집행될 가능성이 크다. 보잉이 이들 주문으로부터 실질적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시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9년 이후가 될 수 있다.
상무부의 ‘집중 지원’ 전략
ITA는 서명된 계약만 통계에 포함한다고 밝히며, 말레이시아·방글라데시 등 일부 국가들이 지난해 발표한 예비 보잉 구매 약정들은 계약이 확정되면 2026년 집계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상무부장관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은 성명에서 “우리는 미국 기업과 노동자를 위한 투자·제조·신규 기회 촉진에 레이저처럼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5년이 역사적이었지만 “시작에 불과하다”며 미국 제조업과 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계속 열겠다고 강조했다.
ITA의 Advocacy Center(옹호 센터)는 기업들에게 외국 정부 조달 입찰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고, 종종 외국의 의사결정자들과 미국 고위 관료들 간의 면담 자리를 마련해 미국 기업을 홍보하며 다양한 미국 정부 기관의 자원을 동원한다고 ITA는 설명했다. 이 센터의 활동은 계약 수주에 있어 실무적·외교적 지원을 결합하는 기능을 한다.
WABTEC의 최대 해외 매출과 인프라 수주
미국 기관차 제조업체인 Wabtec은 카자흐스탄에 300대 분량의 중량화물 기관차 키트(heavy-haul locomotive kits)를 공급하는 계약을 2025년 9월에 체결했다. 이 계약은 42억 달러 규모로 Wabtec 사상 최대 해외 판매였다. ITA는 이 거래 성사 과정에 트럼프 대통령과 카자흐스탄 대통령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Kassym-Jomart Tokayev) 간의 전화통화가 포함된 옹호 캠페인이 있었다고 전했다.
ITA는 또한 미 기업들이 2025년 수주한 글로벌 기반시설 및 공급망 프로젝트가 총 83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2440억 달러 총액에는 국방 분야 계약이 100억 달러, 에너지 분야 계약이 70억 달러, 기술 분야(인공지능, 사이버보안, 핀테크, 헬스케어 포함) 계약이 34억 달러 포함되어 있다.
용어 해설
국가 조달(공공조달, government procurement)은 정부 기관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외부 업체로부터 구매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체결되는 계약들은 보통 대규모이고 장기간에 걸쳐 실행되므로 관련 산업과 고용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 ITA(International Trade Administration)는 미 상무부 산하 기관으로, 미국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과 수출을 지원하고 외국 정부 조달 입찰에서의 미국 기업 이익을 옹호하는 역할을 한다.
리스트 가격(list price)은 제조사가 정한 표준 판매가를 의미하지만, 실제 계약가격은 종종 대량구매 할인, 장기 정비계약(서비시스 계약), 결제·인도 조건 등에 의해 달라진다. 따라서 언론에 보도되는 ‘계약 금액’은 표면적 수치이며 실제 현금 흐름은 계약 조건과 인도 일정에 따라 상당한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경제적·시장적 영향 분석
첫째, ITA가 발표한 2440억 달러 규모의 성과는 미국 제조업과 수출 경쟁력에 대한 단기적 신호로 작용한다. 대형 항공기와 엔진 수출은 수출액을 단기간에 크게 끌어올릴 수 있으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도 시점까지의 시차로 인해 GDP나 기업 현금흐름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은 수년 간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항공기 및 인프라 계약은 고용 창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ITA가 추정한 84만4천 명의 지원 효과은 직접고용뿐 아니라 간접·유도효과를 합산한 수치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제조·정비·부품 공급망·금융·물류 등 관련 업계 전반에 걸쳐 파급효과가 확산될 수 있다.
셋째, 보잉과 같은 대형 원천기업의 수주는 항공주·공급망 관련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나, 계약 가치의 대부분이 장기 인도 스케줄에 묶여 있다는 점에서 단기 주가 반응은 제한적일 수 있다. 또한 리스트 가격 기반의 공개수치가 할인·옵션·유지보수 계약 등에 의해 조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의 매출·이익 인식 시점과 분배 패턴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넷째, 국방·에너지·기술 분야의 일부 계약은 전략적 가치가 높아 안보 협력 강화와 기술 표준 확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컨대 사이버보안·AI·핀테크 관련 계약은 미국 기술의 해외 확산과 규제·표준 주도권 확보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결론
ITA의 2025년 집계는 미국 기업들이 외국 공공조달시장에서 대규모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수주가 실제 경제성과로 전환되는 과정에는 시차와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계약의 성격(서명/예비/가치 산정 방식)과 인도·지급 조건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향후 수년간 해당 수주들이 실제 인도 및 매출 인식으로 이어질 경우 미국 제조업과 고용, 수출 통계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