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건복지부(HHS)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 장관은 식품의약국(FDA)에 대해 옥수수시럽 등 여러 가공 정제 탄수화물과 감미료·전분류 성분의 안전지위를 재검토하라고 밝혔으며, 이들 성분이 안전하지 않거나 비만과 기타 건강 문제에 기여하고 있다고 판명되면 해당 성분의 널리 통용되는 안전 분류를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2026년 2월 1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케네디 장관은 일요 프로그램 CBS의 “60 Minutes”에 출연해 전(前) FDA 국장 데이비드 케슬러(David Kessler)가 지난해 8월 제출한 청원을 FDA가 심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슬러는 옥수수시럽(corn syrup)과 수십 종의 감미료 및 전분류(감자전분 등)를 연방 법률상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 일반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인정되는) 목록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우리는 데이비드 케슬러의 청원에 대해 조치할 것이다.”
케네디 장관은 “그가 제기한 질문들은 FDA가 오래전에 물어야 했을 질문들”이라고 말했다.
GRAS 제도의 문제점과 청원의 취지
GRAS 제도는 1958년 의회가 제정한 규정으로, 특정 성분을 업계 자체의 검증을 통해 안전하다고 판단하면 정부의 전면적인 안전 심사 없이 사용을 허용하는 틀이다. 케슬러와 케네디 장관은 이 제도가 감독 공백을 낳아 식품업체가 외부 감독 없이 성분의 안전성을 자체적으로 확인하도록 허용했다고 비판한다. 케슬러는 이러한 연유로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에 사용되는 성분들이 적절한 공적 심사를 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케슬러는 소아과 의사 출신으로 1990년부터 1997년까지 FDA 국장으로 재직했다. 재직 당시 그는 담배를 규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나 궁극적으로는 실패했으나, 그 과정은 담배 산업에 대한 공적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케슬러는 CBS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나라가 담배를 보는 방식을 바꿨다”며 “이제 이 나라가 초가공식품을 보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반응
산업계 대표인 컨슈머 브랜드스 어소시에이션(Consumer Brands Association)은 성명에서 식품업계가 이미 “FDA의 과학적·위험 기반 성분 평가 방침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단체는 “GRAS 절차는 소비자 수요에 부응하는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HHS와 FDA가 GRAS 제도를 개정할 경우 안전한 성분 분석과 소비자 투명성 제고를 위해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정책적 맥락
케네디 장관의 가공식품 및 인공색소에 대한 캠페인은 행정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보건 정책 과제 중 하나다.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는 새 영양 지침을 발표해 미국인들에게 이전보다 단백질 섭취를 늘리고, 당 섭취를 줄이며, 고도로 가공된 음식은 피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다만 케네디 장관은 이번 60 Minutes 인터뷰에서 즉각적인 추가 규제를 도입하겠다는 표현은 삼갔다. 그는 “우리가 초가공식품을 규제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임무는 모두가 자신이 무엇을 섭취하는지 이해하도록 하고, 정보에 기반한 대중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 해설: GRAS와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는 1958년 제정된 연방법에 근거한 개념으로, 전통적으로 안전하다고 널리 인정된 성분에는 추가적인 정부의 사전 승인 없이 식품 성분으로 사용될 수 있는 지위를 부여한다. 반면 초가공식품은 원재료가 여러 공정과 화학적 처리, 첨가물·감미료·색소 등을 통해 대량생산된 식품을 지칭하는 용어로, 건강 영향 면에서 설탕·소금·포화지방의 과다 섭취와 연관되는 것으로 학계에서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전문가적 분석 및 경제적 파급 효과
FDA가 케슬러의 청원을 받아들여 GRAS 지위를 철회하거나 재분류하는 절차를 밟을 경우, 식품 제조업체와 원료 공급업체는 성분 대체, 제품 재설계, 라벨링 변경, 추가 안전성 연구에 상당한 비용을 지출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비용은 단기적으로는 제조원가 상승을 통해 소비자 가격에 전가될 수 있으며, 특히 옥수수시럽 같은 대체가 쉽지 않은 감미료에 대한 규제는 당류 관련 공급망과 원재료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규제 불확실성은 해당 섹터의 주가 변동성을 높이고, R&D와 대체재 개발에 대한 투자를 촉진할 수 있다.
또한 기업들은 규제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기존 제품의 레시피 개선이나 자연 유래 감미료로의 전환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건강지향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저당 또는 무첨가 설탕 제품군의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다. 반면 단기간 내에는 포장재 변경, 라벨링 비용, 공급망 재편 등으로 인한 비용이 소비자 물가에 일부 반영될 수 있다.
절차적 전망
케네디 장관은 해당 제도를 “화이트하우스의 승인”을 얻어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GRAS 지위의 철회 또는 제도 개혁은 법적·행정적 절차와 업계의 반발, 과학적 검증 요구 등으로 인해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 FDA 내부의 검토, 공청회,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및 추가 연구가 병행될 가능성이 높다.
결론
이번 결정은 공중보건과 식품산업 규제의 교차점에 있는 사안으로, 식품안전 기준과 소비자 정보보호 측면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향후 FDA의 공식 심의 결과와 규제 방향, 그리고 업계의 대응 전략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