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아멕스 GBT의 5억7,000만 달러 규모 CWT 인수 저지 소송 철회

뉴욕=로이터—미국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DoJ)가 American Express Global Business Travel(아멕스 GBT)CWT Holdings 인수를 막기 위해 제기했던 소송을 철회했다.

2025년 7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 남부지방법원(SDNY)에 제출된 법원 기록에는 법무부가 더 이상 합병 금지 명령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시했다. 이에 따라 5억7,000만 달러(약 7,500억 원) 규모로 평가된 이번 거래는 규제 당국의 핵심 걸림돌을 사실상 해소하게 됐다.

법무부는 2025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직전에 소송을 제기하며 “이번 합병은 세계 최대이자 3위 기업 출장 관리 서비스 업체 간 경쟁을 제거해 시장 독점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약 6개월 만에 입장을 바꿔 소송을 자진 철회했다.


합병 당사자 및 산업적 의미

아멕스 GBT는 글로벌 신용카드 기업 American Express의 여행 사업 부문에서 출발해 세계 다국적 기업들의 출장 예약·경비 지출·위험 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CWT(구 Carlson Wagonlit Travel)는 북미·유럽에 강점을 지닌 전통적 여행 관리 기업으로, 지리적 네트워크와 대형 계약 고객군이 핵심 자산이다.

미국 법무부가 공정거래법(셔먼법 및 클레이턴법)을 근거로 소송을 제기했을 때 시장에서는 ‘1위와 3위가 합치면 경쟁 압력이 급감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법무부가 입장을 선회한 배경에는—공개된 문건에 직접 언급되진 않았으나—팬데믹 이후 B2B 출장 시장 구조적 위축과 신생 디지털 예약 플랫폼들의 급부상으로 경쟁 구도가 변화한 점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업계에서 제기된다.


반독점 심사 절차

“미국 내 기업 결합은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 중 하나가 담당하며, 양 기관은 수백만 달러 이상의 거래에 대해 ‘하트–스콧–로디노(HSR) 사전 신고’를 요구한다.”

법무부는 통상 30일 내 1차 검토를 마치고, 경쟁 제약 우려가 있을 경우 2차 심사(Second Request)를 진행한다. 이번 사건도 같은 절차를 밟았으나, 최종적으로 ‘소송 취하’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점이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이번 소송 철회는 해당 합병이 완전히 승인됐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후에도 유럽연합(EU)·영국 경쟁시장청(CMA)·호주 경쟁소비자위원회(ACCC) 등 해외 규제 기관의 심사가 남아 있다. 다만 미국 최대 시장에서 규제 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거래 성사 가능성은 크게 높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산업 전망과 전략적 효과

아멕스 GBT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된 여행 수요 붕괴 이후, 영업망 확대와 기술 투자를 통해 ‘디지털 퍼스트’ 모델을 강화해 왔다. CWT 인수로 아멕스 GBT는 전 세계 출장 경비 지출의 약 40%를 관리하는 초대형 사업자로 도약할 전망이다. 특히 양사가 보유한 API 기반 예약 엔진, 경비 솔루션, 위험 관리 플랫폼이 통합되면 고객사는 단일 대시보드를 통해 예약·결제·보고서를 일원화할 수 있게 된다.

업계 2위인 BCD Travel, 그리고 급성장 중인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반 플랫폼 TripActions(現 Navan) 등 경쟁자들은 “초대형 플레이어 결합이 가격 협상력을 소수에 집중시킨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으나, 미 규제 당국의 결정은 ‘시장 다변화·신규 진입자 성장’이라는 논리를 더 무게 있게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합병 대가로 책정된 $570 millionCWT가 2021년 파산 보호(챕터 11) 후 재편 과정에서 구축한 재무구조를 감안하면 ‘프리미엄’에 가깝다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아멕스 GBT 측은 “통합 시너지로 연간 수백만 달러 비용 절감과 매출 확대가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업 출장 관리 서비스(TMC)란?

TMC(Travel Management Company)는 기업의 항공·호텔·렌터카 예약부터 비용 정산, 위험 관리, 현지 지원까지 전 과정을 대행한다. 글로벌 대기업은 수천 명의 출장자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므로 전 세계 네트워크를 갖춘 TMC가 필수적이다. 팬데믹 이후에는 일정 변경이 잦아지면서 리스크 관리실시간 경비 통제를 제공하는 플랫폼형 서비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또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요구가 강화되면서, 기업들은 출장 탄소 발자국 측정·감축도 TMC에 위탁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양사는 이 분야에서도 데이터·분석 툴을 통합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공개한 바 있다.


향후 일정

거래 당사자들은 규제 심사 완료 후 2026년 1분기 내 합병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법무부의 소송 철회로 일정은 가속화될 전망이지만, 추가 정보 공개서(S-4) 갱신, 주주 승인 절차 등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다.

시장 관계자들은 “미 법무부가 자진 철회한 만큼, 다른 국가 규제기관들도 큰 틀에서 ‘조건부 승인’으로 방향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결론

법무부의 이번 결정은 미국 출장 관리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메가딜에 청신호를 켰다. 팬데믹과 디지털 전환이 뒤엉킨 격변기 속에서, 초대형 TMC의 탄생이 과연 비용 효율과 서비스 혁신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