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증시가 미국의 무역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주초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2026년 2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오전 03:02 ET(미 동부 표준시 08:02 GMT) 기준으로 독일의 DAX 지수는 -0.6% 하락했고, 프랑스의 CAC 40는 -0.2% 하락했으며 영국의 FTSE 100은 -0.1% 하락했다.
미국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또는 당시 대통령)이 작년 부과한 관세 대부분을 무효화하면서 한차례 시장에는 긍정적 반응이 나타났으나, 주말에 트럼프 측이 다른 법적 근거를 동원해 먼저 10%, 이어서 15%의 전세계적 관세(levy)를 발표했고, 이 조치는 행정부가 보다 영구적인 대책을 찾을 때까지 최대 5개월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알렸다.
“사람들이 무역에서 익숙해진 전체 균형을 뒤흔든다면… 이는 혼란을 불러올 것이다”라고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가 22일(일) 미국 CBS 방송 ‘Face the Nation’에서 말했다. 이어서 라가르드 총재는 “도로에 차를 몰고 들어가기 전에 규칙을 알고 싶어하는 것과 동일하게, 무역과 투자에도 규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럽 경기·기업 실적은 회복 신호를 보였으나 정치·무역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주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은 기업 실적 호조와 점진적 경기 회복 기대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무역정책의 예측 불가능성이 다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금요일 발표된 데이터에서는 유로존의 산업·서비스 활동을 합한 종합 PMI가 예상보다 빠르게 가속화했고 제조업이 10월 이후 처음으로 다시 성장세로 전환했다.
함부르크 상업은행(Hamburg Commercial Bank) 수석 이코노미스트 Cyrus de la Rubia는 “시점상 성급할 수 있으나, 이번 헤드라인 PMI의 성장 전환이 제조업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발표를 앞둔 독일 Ifo 기업심리지수는 유로존의 주요 경제국인 독일의 심리가 또 한 번 개선됐을 가능성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는 기업 실적 발표도 주목된다. 유럽에서는 HSBC, 도이체 텔레콤(Deutsche Telekom), 이베르드롤라(Iberdrola),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으며, 가장 큰 관심은 미국에서 수요일에 실적을 발표하는 반도체 대기업 Nvidia(NASDAQ: NVDA)에 쏠려 있다.
또한 네덜란드 우편업체 PostNL은 연간 배당을 43% 삭감하고 2026년에는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다시 음(-)의 수치로 돌아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PostNL은 전년의 자유현금흐름 1,200만 유로 흑자에서 올해는 2,500만 유로 적자로 전환했다고 밝혔으며 매출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33.2억 유로(€3.32bn)를 기록했다.
바르셀로나 기반 피부과 전문기업 Almirall은 새로 출시한 습진용 바이오 의약품 Ebglyss의 유럽 내 판매가 출시 2년 차에 3배로 증가하며 연간 매출이 처음으로 10억 유로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의 Rolls-Royce는 단거리 항공기용 신형 엔진 개발비로 30억 파운드(£3bn)의 공적 지원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원유 가격은 핵 협상 가능성 등 지정학적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23일(월) 유럽장에서 국제유가는 지난 주 랠리의 일부를 반납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70.39로 -1.3% 하락했고,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5.55로 -1.4% 하락했다. 두 계약 모두 전주에는 중동에서의 잠재적 갈등 우려와 미국 원유 재고의 뜻밖의 감소 영향으로 약 6% 가까이 급등한 바 있다.
미국과 이란은 이번 주 목요일 제네바에서 3차 핵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중동에서의 원유 흐름 차질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낳았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주요 산유국이고 세계 최대 수준의 확인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용어 설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제조·서비스업 등 기업의 구매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경기 선행지표로 활용되는 지표로,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Ifo 지수는 독일의 기업경기 신뢰도를 조사한 지표로, 독일 경제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중요한 통계이다. 또한 여기서 언급된 ‘관세(tariff)’와 ‘levy’는 수입품에 부과되는 세금 또는 부담금을 의미하며, 행정부가 사용하는 법적 근거에 따라 적용 방식과 지속성이 달라질 수 있다.
시장 영향과 향후 전망(분석)
첫째, 무역 관세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에 민감한 제조업과 IT·자동차 부문은 마진 압박과 투자 지연을 통해 실적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둘째, 단기적으로는 관세로 인한 비용 전가 우려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특히 ECB 및 영란은행 등)의 향후 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셋째, 지정학적 리스크(특히 중동 관련)가 완화되면 원유 가격은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나, 반대로 협상이 결렬되거나 제재·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 유가는 재차 급등할 위험이 있다.
실물 경제 측면에서는 기업들이 비용 구조를 재설계하거나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할 수 있으며, 이는 단기적 비용 증가와 중장기적 구조조정으로 연결될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단순한 수익률 추구 대신 리스크 분산(섹터 및 지역 다변화),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기업 선호, 그리고 원자재·헷지 전략이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사건은 단기간의 시장 충격뿐 아니라 중장기적인 투자 환경의 재설정 가능성을 시사한다.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회복될 경우에는 위험자산의 반등이 가능하지만, 무역정책의 잦은 변동성이 지속되면 자본 비용 상승, 투자 지연, 글로벌 교역 축소 등으로 이어져 경기 회복의 속도를 둔화시킬 수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발표되는 Ifo 지수·기업 실적·원유 재고 및 협상 진행 상황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