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협상 3차 회동 — 기대치 절제
미국 무역대표단이 스웨덴에 도착하며 세 번째 미·중 무역 협상이 2025년 7월 마지막 주 공식 개막했다. 이번 협상은 세계 양대 경제권이 90일 간 관세 유예를 유지할지 여부를 결정할 중대한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2025년 7월 28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오늘 거대한 돌파구를 기대하지 않는다”라며 협상 결과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CNBC ‘Squawk Box’ 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재까지 체결된 합의의 이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점검하는 것이 이번 회동의 주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리어 대표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올해 들어 세 번째로 마주 앉은 자리에서 나왔다. 특히 이번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이 3월 말 전격 발표한 ‘Liberation Day 관세’* 이후 지속돼 온 고강도 관세 갈등의 완화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로 간주된다.
‘Liberation Day 관세’란?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3월 30일을 ‘Liberation Day(해방의 날)’로 칭하며 대중(對中) 관세 부과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는 미국 제조업 재건을 명분으로 한 대규모 추가 관세 방침으로, 미·중 간 긴장을 한층 격화시킨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현재 양국은 5월 스위스 회담에서 합의한 90일 관세 유예를 유지 중이다. 해당 유예 조치는 8월 12일 만료 예정이며, 연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규모 상호 관세가 자동 복원돼 글로벌 공급망에 충격을 줄 전망이다.
지난주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폭스 비즈니스(Fox Business) 인터뷰에서 “이번 회의에서 유예 연장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낙관적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 관계는 매우 좋은 상태”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그리어 대표는 “협상 분위기는 언제나 우호적이고 건설적”이라면서도, 지나친 기대는 경계했다. “우리는 긍정적으로 나아가길 원하지만, 과도한 서두름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3개월간 세 차례 연속 협상이 열린 사실 자체가 이미 ‘긍정적 신호’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8월 1일 무역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백악관은 최근 일본 및 유럽연합(EU)과 각각 15% 관세를 축으로 한 합의를 연이어 발표했다.
그리어 대표는 “추가 협상 압박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들이 얼마나 야심 찬 목표를 세우느냐에 달렸을 뿐, 미국은 긴급하게 새로운 합의를 체결해야 한다는 부담이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
대통령은 관세 자체에 만족해 있다. 필요하다면 합의보다 관세 부과를 택할 수도 있다
”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인용하며, 관세 카드가 여전히 유효한 협상 지렛대임을 시사했다.
전문가 시각 — 무역 협상의 현실적 의미
관세 유예 연장 여부는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예 연장이 결정되면 단기적으로 물가 압력 완화와 투자 심리 회복이 기대된다. 반면 결렬 시 8월 중순 이후 관세가 복원돼 양국 기업과 소비자 모두 비용 증가에 직면하게 된다.
또한 이번 회동이 ‘큰 돌파구’ 없이 끝나더라도, 정례 협상 체계가 유지된다는 사실은 양측이 상호 의존적 구조를 인식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결과’보다 ‘대화 지속성’ 자체를 지표로 삼아 리스크 프라이싱을 조정하고 있다.
따라서 8월 12일 관세 유예 만료 전까지 추가 소통 채널이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협상 일정과 발언 수위에 따라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헤지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용어 설명 — ‘Liberation Day 관세’: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3월 30일 발표한 대중 관세 명칭. 미국 산업을 ‘해방’한다는 상징적 표현으로 해석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보호무역주의의 상징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