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원, 트럼프의 글로벌 관세 ‘무효’ 판결…월가 상승·나스닥 강세

미국 증시가 20일(현지시간) 대폭 상승했다. 나스닥이 상승을 주도하며 투자 심리가 회복됐다. 이날 증시 상승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도입한 글로벌 관세를 위헌으로 판결한 영향이 컸다.

2026년 2월 20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 대법원은 보수 성향이 우세한 판사 구성 속에서 6대 3의 판결로 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관세를 무효로 결정했다. 이 판결은 국가 비상사태용 법률에 근거해 발동된 관세 조치의 적법성에 대한 최종 판단을 의미한다.

해당 관세 조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4월 2일 이른바 “Liberation Day”에 발표한 것으로, 모든 수입품에 대해 기본 관세 10%를 부과하고, 대부분의 국가에 대해 추가 관세율 15%에서 50%를 적용하는 내용이었다. 일부 국가는 이후 협상을 통해 관세율이 조정·인하되기도 했다.

트럼프 측은 이번 판결을 “치욕(disgrace)”이라고 비난했으며, 예비 계획이 마련돼 있다고 소식통들이 로이터에 전했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장기화된 불확실성 해소 전망에 따라 투자자들은 리스크 온 심리로 전환했다. 다만, 지난해 관세 발표로 인한 공급망 충격과 기업 비용 상승은 이미 진행돼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어 완전한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병행됐다.

관세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기업들의 주가가 즉시 반등했다. 미국 완구업체인 HasbroMattel, 온라인 가구 유통업체 Wayfair, Pottery Barn을 소유한 Williams-Sonoma, 고급 가구업체 RH 등은 판결 직후 주가가 상승했다.

태양광 관련 기업인 First SolarCanadian Solar, 주택건설사인 PultegroupLennar 등도 동반 상승했다. 반도체·기술 섹터보다는 소비 관련 업종 중심의 랠리가 뚜렷했다.

“아직 광범위한 평가를 하기에는 이르다… 초기 인식은 이 결정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만약 대법원 판결이 지속성을 갖는다면 그러한 효과가 더 분명해질 것”이라고 로스엔젤레스의 Rosenblatt Securities 주식 영업 트레이더인 마이클 제임스(Michael James)는 말했다.

세계 여러 국가에 걸쳐 수천 개 기업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미 납부한 관세의 환급을 요구해 왔다. 펜-워튼(Penn-Wharton) 예산 모델의 추정에 따르면 환급 대상이 될 수 있는 미 수입 관세 수입금액은 1,750억 달러 이상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

시장 지수별 움직임(현지시각 11시56분 기준)을 보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14.02포인트(0.23%) 오른 49,509.18, S&P 500은 43.72포인트(0.64%) 상승한 6,905.61, 나스닥 종합지수는 250.31포인트(1.10%) 오른 22,933.03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별도의 경제지표는 미국 경제의 2025년 4분기 성장률이 시장 기대보다 둔화했으며, 다른 지표는 2025년 12월 인플레이션이 상승했음을 시사했다. 그러한 매크로 지표에도 불구하고, 시장 참가자들은 여전히 연방준비제도(Fed)가 6월에금리 인하(정책 완화)를 단행할 것이라는 베팅을 유지했다.

섹터별로는 S&P 11개 업종 중 7개가 상승했으며, 통신서비스 지수가 상승을 주도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Alphabet은 이날 약 4.5% 상승했다.

최근에는 고평가와 AI(인공지능) 관련 혼란 우려가 기술 섹터와 일부 업종의 주가를 압박해 왔다. 대규모 AI 투자가 실질적인 수익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이 투자 심리에 부담을 준 상태였다.

한편, 사모 펀드 운용사 Blue Owl Capital은 소규모 채무 펀드의 자본 반환과 특정 펀드의 상환중단(레드엠션 영구 중단) 전략을 공개한 지 하루 만에 주가가 약 2.6% 하락했다. 이는 투자자들을 동요시켰고 동종 업체들의 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클라우드 기업 Akamai Technologies는 1분기 조정 이익이 월가 예상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실적 전망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10.6% 급락했다.

거래소별로는 상승 종목이 하락 종목을 앞섰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는 상승 종목이 하락 종목의 약 1.42대1 비율로 우세했고, 나스닥에서는 약 1.29대1 비율로 상승 우위가 나타났다. S&P 500은 이날 신규 52주 신고가 29개·신고저가 5개를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신규 신고가 64개·신고저가 91개를 기록했다.


용어 설명

관세(tariff)는 수입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서, 정부가 자국 산업 보호나 무역수지 개선 등을 목적으로 부과하는 경우가 많다. 본 기사에서 문제가 된 관세는 미국 연방정부가 국가 비상사태 관련 권한을 근거로 발동한 조치으로, 법적 적법성 여부가 쟁점이 됐다. 연방준비제도(Fed)는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미국 중앙은행으로서 금리 결정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문적 분석 및 향후 전망

이번 대법원 판결은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완화해 주식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중장기적 영향은 다음과 같은 점들을 통해 신중히 평가할 필요가 있다.

첫째, 환급 가능성이다. 펜-워튼 모델이 제시한 1,750억 달러 이상의 환급 부담은 연방재정과 무역 수지, 나아가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환급 규모 및 환급 절차의 속도에 따라 금융시장과 기업의 현금흐름에 차별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둘째, 인플레이션과 연준 정책의 상호작용이다. 관세 철폐는 일부 수입품 가격을 낮춰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미 발생한 비용 상승(예: 공급망 조정, 기업들의 가격정책 변화)은 단기간에 되돌리기 어렵다. 따라서 연준의 금리 결정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거나 지연될 수 있다. 시장 참가자들이 6월 금리 인하 베팅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가격 완화 기대가 자리잡고 있다.

셋째, 섹터별 차별화다. 소비재와 가구, 태양광, 건설 관련주 등은 관세 철폐의 직접적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며, 기술 섹터는 여전히 AI 투자 성과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기업별로 비용구조와 공급망 의존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업종 내에서도 명확한 선별투자가 요구된다.

넷째, 법적·정책적 불확실성의 지속 가능성이다. 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졌지만, 향후 행정부의 대응(예: 대체조치, 새로운 관세정책 도입 시도)이나 의회 차원의 입법 변화 등에 따라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은 재차 부각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단기적 이벤트 드리븐(event-driven) 대응뿐 아니라 시나리오 기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종합하면, 이번 판결은 즉각적인 시장 반등을 촉발했으나, 경제 전체에 미칠 영향은 환급 규모, 연준의 정책 방향, 기업들의 비용 전가 능력, 그리고 향후 정부 정책 변화 등에 따라 복합적으로 전개될 것이다. 투자자와 기업은 섹터별 노출과 단기·중장기적 시나리오를 고려한 포트폴리오 점검과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