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해외의 관료들, 기업 경영진, 애널리스트, 투자자들은 지난해의 격동적이던 미국 무역정책의 전환이 마무리되었다고 기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주 미국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계획 핵심 부분을 무효화한 판결을 내리자, 대통령이 법적 우회 시도로 제시한 대대적 관세 부과 가능성 제안까지 겹치며 불확실성이 되살아났다.
2026년 2월 2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금요일 6 대 3의 판결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부과한 대부분의 관세를 무효화했다. 법원은 대통령이 근거로 삼았던 긴급권(emergency authority) 법률이 관세 부과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행정부는 다른 법적 근거를 사용해 우선적으로 10%를 발표한 뒤 곧 15%로 상향한 글로벌 관세를 시행할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해당 조치는 행정부가 보다 영구적인 해법을 찾는 동안 최대 5개월간 유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건 경과와 즉각적 파장
이번 판결로 어떤 품목에 어느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물품에 대해 어떤 세율이 적용될지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불확실해졌다. 특히 지난 한 해 동안 기업들은 높은 관세에 적응하기 위한 가격 전략을 마련하거나 재고 보충 및 공급망 조정 등을 진행해 왔다. 이제 많은 기업들은 관세의 향방이 다시 흔들리는 상황에서 가격 책정 계획을 수정할지, 정부의 결정이 정리가 될 때까지 채용이나 설비투자를 늦출지 등을 재검토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만약 무역에 익숙해진 균형 전체가 흔들린다면… 혼란이 발생할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는 2월 22일 CBS의 프로그램 ‘Face the Nation’에서 말했다. 그녀는 “도로에 들어가기 전에 교통 규칙을 알고 싶어하는 것과 같고, 무역도 투자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사업을 하고 싶어하지 소송에 휘말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후속 관세 계획이 “헌법에 부합”하고 충분히 심사숙고된 것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진단
EY-파르테논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그레고리 다코는, 기업들이 이전 관세에 대응할 방법을 모색해 왔더라도 무역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사라지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기업 의사결정에 계속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별, 품목별로 극심한 변동성이 관찰되었고 이는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다. 계획을 세우는 것이 불가능하다. 관세가 철회되었다는 소식에 환불을 모색하다가 몇 시간 후 10%로 돌아오고, 다음 날은 15%가 될 수 있다. 이런 안정적 틀의 부재는 활동, 채용, 투자에 해를 끼친다”고 말했다.
배경: 시계가 다시 흐려진 이유
일부 관측통은 2025년 초 행정부의 관세 제안이 순간적으로 바뀌던 시기를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한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어떤 품목이 과세 대상인지, 어느 세율이 적용될지, 특정 수출국에 대한 예외는 어떠한지 등 핵심 변수가 다시 불확실해졌다. 행정부는 대법원이 문제삼은 직접적 대통령 권한을 회피하는 다른 법률들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별도의 조사나 의회의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 이러한 절차적 차이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고, 각 단계마다 법적 도전이 수반될 가능성이 크다.
대법원 의견의 의미
대법원 다수 의견을 지지한 닐 고서치(Neil Gorsuch) 대법관은 입법적 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제안들이 광범한 지지를 얻어야 생존할 수 있고, 따라서 규칙이 날마다 바뀌는 상황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이 삶을 계획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는, 절차적 장치가 안정적인 정책 형성에 기여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미국 경제의 전반적 전망
이번 판결은 전반적으로 낙관적 분위기 속에서 발생했다. 미국비즈니스경제학회(National Association for Business Economics)가 실시한 새 설문조사에서 응답한 경제학자의 거의 60%는 최소 1년간 경기침체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답해 8월의 44%에서 개선된 전망을 보였다. 또한 응답자의 74%는 향후 3~5년 동안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이 생산성 증가를 최소한 ‘중간 정도’로 높일 것이라고 응답해, 미국 경제의 잠재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버나드 야로스(Bernard Yaros)는 대법원 판결 직후 금요일에 쓴 글에서 이번 불확실성이 향후 몇 달간 미국 성장률을 ‘타격(ding)’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법원이 무효화한 관세를 제외한 실효 관세율(effective tariff rate)이 종전의 12.7%에서 8.3%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전 품목에 대해 15% 관세를 다시 부과하는 방안을 실행하는 경우, 그리고 그 관세가 양자(바이레터럴) 합의에 도달한 국가들에 적용될지 여부에 따라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안 용어 설명
무역정책과 법적 논의에서 등장하는 몇몇 용어는 일반 독자에게 친숙하지 않을 수 있다. 긴급권(emergency authority)은 대통령이 특정 국가안보 또는 긴급상황을 이유로 통상 규칙을 벗어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법적 권한을 말한다. 반면에 의회가 관여하는 법률절차나 별도의 조사 과정은 통상적으로 더 오랜 기간의 공개 논의와 합의를 필요로 한다. 실효 관세율은 개별 품목별·국가별로 산정된 관세를 가중 평균한 것으로, 관세 정책이 실제 물가와 공급망에 미치는 전반적 효과를 파악하는 데 쓰이는 지표다.
실무적 영향 및 향후 시나리오
현 상황에서 가능한 시나리오는 대체로 다음과 같다. 단기적으로는 대법원 판결로 일부 관세가 철회되어 수입세 부담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어, 수입업체나 유통업체는 가격을 소폭 인하하거나 재고를 보충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행정부가 임시 15% 전면 관세를 도입하거나, 각 산업·국가별로 다른 조치를 취하여 종전과 유사한 수준의 보호를 유지하려 할 경우, 업종별·국가별로 영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제조업과 중간재를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는 소매업체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재고관리, 구매계약, 환헤지 전략 등을 다시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통화 측면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관세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을 모니터링해 왔기 때문에, 관세가 단기적으로 완화되면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일부 완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야로스와 다코 등의 지적처럼 정책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투자와 채용이 위축되어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연준은 실물활동의 하강 신호와 물가 압력의 방향성을 모두 고려해야 하므로 단기적 관세 변화만으로 통화정책 기조를 즉각 변경하기보다는 폭넓은 데이터를 관찰할 가능성이 높다.
정책적 파급을 줄이기 위한 고려사항
전문가들은 안정성 회복을 위해서는 투명한 절차와 예측 가능한 규칙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의회와의 협력 또는 공개적인 조사 절차를 통해 관세정책의 정당성이 확보되면 기업과 가계가 장기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반면, 임시적이고 일관성 없는 조치가 반복될 경우 공급망 재편, 비용 전가, 무역 파트너와의 갈등 심화 등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
요약적 결론
대법원의 6-3 판결은 미국의 관세정책 경로에 중대한 변곡점을 만들었으며, 행정부의 대체적 조치 가능성은 단기적 관세 완화와 중장기적 불확실성 증가라는 이중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기업과 투자자는 단기적 가격 변동과 환급 문제를 관리하는 동시에, 산업별·국가별 관세 영향을 재평가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책 입안자들은 합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절차를 통해 시장의 불안을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