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 지수 하락…인플레이션 우려 완화·소비자 심리 둔화 영향

[외환·원자재 시장 동향] 미국 달러 인덱스(DXY)는 0.41% 하락하며 주말을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8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고, 9월 미국 소비자심리지수도 하향 수정되자 달러 매도세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2025년 9월 26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물가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신호가 확인되면서 연준의 통화 완화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동시에 미시간대가 수정 발표한 9월 소비자심리지수가 4개월래 최저치(55.1)로 내려앉으면서 달러 약세를 가속화했다.

다만 이날 발표된 8월 미국 개인소비지출(+0.6% 전월 대비)개인소득(+0.4%)은 모두 예상을 상회해 미국 경제의 견조함을 부각했다. 이는 달러 낙폭을 일정 부분 제한했다. 여기에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가 “연초까지 기업들의 경기전망을 짓눌렀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다”며 고용·물가의 추가 악화 가능성을 낮게 본다고 언급한 점도 달러를 방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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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인덱스 차트

핵심 지표 결과
※ ‘m/m’은 전월 대비(month-over-month), ‘y/y’는 전년 동월 대비(year-over-year)를 뜻한다.
• 8월 근원 PCE :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9% (예상치와 일치)
• 8월 개인소비지출 : +0.6% m/m (5개월 만에 최대 폭)
• 8월 개인소득 : +0.4% m/m
• 9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수정치) : 55.1 → 55.4에서 하향 (4개월 최저)
• 소비자 1년 기대 인플레이션 : 4.7%(직전 4.8%)
• 소비자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 : 3.7%(직전 3.9%)


1. 달러·유로·엔 환율 동향

EUR/USD는 달러 약세에 힘입어 0.32%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월간 보고서에서 1년 기대 물가가 2.8%로 예상보다 높게 발표돼 통화정책이 매파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시각이 부각되며 유로에 추가 상승 동력을 제공했다. 시장은 ECB의 올해 추가 인하 가능성을 1% 미만으로 반영하고 있어 양 중앙은행 간 디커플링(정책 차별화)이 이어질 전망이다.

USD/JPY는 0.20% 떨어졌다. 미국 지표 호조에도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엔화가 저가 매수세를 받으며 1.75개월 만의 저점을 탈출했다. 앞서 발표된 9월 도쿄 소비자물가가 예상(2.8%)에 못 미친 2.5%를 기록, 일본은행(BOJ)완화 스탠스 지속 전망이 짙어졌지만 달러 자체가 약세를 띠면서 엔 강세가 우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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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금·은 등 귀금속 급등

12월물 금 선물은 1.01%(+37.90달러) 상승해 온스당 3주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은 선물은 3.42%(+1.542달러) 급등하며 14년 만의 근월물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 약세와 함께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관측, 그리고 미국 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가능성·대중(對中) 관세 이슈·연준 독립성 논란 등이 복합되며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됐다.

금 가격 차트

시장 참가자들은 올해 연준이 두 차례(총 50bp) 추가 인하해 연방기금금리를 25bp씩 낮출 것이라는 전망을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 실제로 10월 28~29일 FOMC 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은 90%로 가격에 반영됐다. 금리 하락은 비이자성 자산인 금·은 가격에 구조적으로 우호적이다.


3. 용어·지표 해설

DXY(달러 인덱스)는 유로, 엔, 파운드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가치를 산출한 지수로,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 강·약세를 판단하는 대표적 벤치마크다.

근원 PCE 물가 지수는 개인소비지출에서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지표로,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 시 가장 중시한다. 물가 안정 목표(2% y/y)에 근접하거나 둔화하면 금리 인하 근거가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4. 전문가 진단과 전망

바킨 총재 발언처럼 미국 기업의 경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고용·물가가 안정적인 구간에 진입한다면 연준은 ‘보험성 인하’를 기조로 한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갈 여지가 크다. 이는 달러 인덱스의 중기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금·은 등 실질 자산 가격의 추가 상승 시나리오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반면 8월 개인소비지출이 5개월래 최대폭 증가한 점은 미국 내 견조한 수요를 방증한다. 수요 측면 물가 압력이 재차 고개를 들 경우, 연준이 ‘경로 수정을 고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향후 발표될 고용·소비 지표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가 추가 둔화되고 있다는 확인이 이어진다면 달러 약세·금값 강세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크다.” — 뉴욕 소재 글로벌 매크로 펀드 매니저(익명)

총평하자면, 연준과 ECB·BOJ 등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시차(타이밍)와 강도가 글로벌 자산 가격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투자자는 단기 환율·귀금속 가격 급등락을 이용한 포지션 관리와 동시에, 중장기 인플레이션 헤지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