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Y 달러 지수가 -0.35% 추가 하락하며 전일 -0.43%의 낙폭에 이어 이틀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달러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5.4bp, 2년물 수익률은 -5.6bp 하락해, 달러 자산의 금리 매력이 한층 약화됐다.
2025년 8월 1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현행 금리는 ‘지나치게 제약적’이며 150~175bp 낮아져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9월에 50bp 전격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를 시작으로 일련의 인하 사이클에 진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연준의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는 4.25~4.50%이고, 실효금리는 4.33% 수준이다.
물가·고용 지표가 촉발한 ‘빅컷’ 논쟁
이번 주 초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7%로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돌았으나,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3.1%로 예상을 웃돌았다. 동시에 5~7월 평균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이 월 3만5,000명에 그치며 고용시장 둔화 조짐이 뚜렷해졌다. 이런 점이 겹치면서 시장은 9월 FOMC에서 50bp ‘빅컷’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연방기금선물 가격은 9월 25bp 인하 가능성을 100%로, 50bp 인하 가능성을 1%로 반영했다. 이는 8월 1일 7월 고용보고서 이전 40%였던 인하 베팅이 불과 열흘 만에 전면적으로 선회한 것이다. 선물시장은 또 올해 말까지 누적 -63bp 인하(3.70% 도달), 2026년 말까지는 총 -133bp 인하(3.00% 도달)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트럼프발 관세 뉴스, 달러 약세에 ‘불확실성 프리미엄’ 가중
한편, 외환시장 변수를 키우는 또 다른 요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관세 정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세 휴전’을 90일 연장하면서도, 반도체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1주일 전 발표했다. 미국 내 생산 계획을 제시하는 기업에는 예외를 두지만, 반도체가 들어간 전자제품에는 별도 세금을 매긴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이유로 대(對)인도 관세를 현행 25%에서 50%로 상향했고, 제약제품에도 추가 관세를 예고해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을 자극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들 조치가 시행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이 기존 13.3%에서 15.2%로 상승해, 2024년 2.3% 대비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예상대로라면, 9월 16~17일 FOMC에서 첫 25bp 인하가, 10월 28~29일 회의에서 두 번째 인하가 결정될 확률은 각각 100%와 70%다. 이러한 통화·통상 환경은 달러 약세 압력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요 통화·원자재 동향
유로/달러(EUR/USD)는 달러 약세에 힘입어 +0.37% 상승했다. 그러나 유럽 입장에서는 미국발 관세 쇼크가 경기 둔화를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해 낙관적 분위기는 제한적이다. ECB 금리선물은 9월 11일 회의에서 7% 수준의 25bp 인하 확률만을 반영하고 있다.
달러/엔(USD/JPY) 역시 달러 약세에 -0.43% 하락했다. 하지만 일본 경제가 미 관세정책의 부정적 파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엔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12월 금 선물(GCZ2)은 +0.45% 상승한 15.3달러, 9월 은 선물(SIU2)은 +1.55% 오른 0.588달러에 거래됐다. 달러 약세와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귀금속 투자 매력을 끌어올린 데다, 미국 국채금리 하락이 추가 지지력을 제공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중동 분쟁, 관세 갈등 등 지정학 위험이 지속되면서 금이 안전자산으로서의 ‘헤지 수요’를 견고히 유지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금 보유량이 월요일 2년래 최고치, 은 보유량이 지난 금요일 3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점도 펀드 매수세를 입증한다.
용어 설명
• bp(베이시스포인트) : 1bp는 0.01%포인트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채권 수익률 변동 폭을 세밀하게 표현할 때 사용된다.
• FOMC :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로, 연 8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발표한다.
• 달러 인덱스(DXY) : 유로, 엔, 파운드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가중 평균해 산출한 지수다.
※기사 작성 시점 기준, 필자 및 해당 매체는 언급된 종목에 대한 직접·간접 투자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