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 강세…미국 경제 탄탄함에 연준 9월 금리 인하 기대 약화

[환율·통화] 미국 달러화가 2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견조한 미국 고용·물가 지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5년 7월 3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달러 인덱스(DXY)는 이날 0.23% 상승해 105선 초반까지 올랐다.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노동시장이 견조하며 관세 인플레이션 위험을 고려할 때 적절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은 시기상조”라고 발언한 데 이어, 이날 발표된 각종 경제 지표도 ‘매파적’ 해석을 뒷받침했다.

달러 인덱스 실시간 차트


● 미국 지표: 고용 회복·물가 고착

미 노동부에 따르면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8,000건으로, 시장 예상치(224,000건)를 하회했다. 이는 실업 증가 속도가 둔화됐음을 시사한다.

같은 날 발표된 6월 개인소비(PCE)·개인소득도 각각 전월 대비 0.3%씩 늘었다. 소비 증가는 예상(0.4%)보다 소폭 낮았으나 소득 증가는 컨센서스를 웃돌았다. 특히 연준이 물가 지표로 중시하는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하며 예상치(2.7%)를 넘어섰다.

고용비용지수(ECI)가 2분기 0.9% 올라 임금·복리후생 비용 압박이 여전하다.”

ECI는 시장 전망치(0.8%)를 웃돌며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조업 지표도 개선됐다. 7월 MNI 시카고 PMI는 47.1로 넉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예상치 42.0을 크게 상회했다. 50 미만이긴 하나 경기 위축 속도가 둔화됐다는 평가다.


● 관세 변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對)아시아 관세 공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한국산 수입품에 1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과도 비슷한 수준의 협상이 진행 중이며, 태국·캄보디아와는 ‘휴전’ 합의 이후 무역협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하루 전에는 인도산 제품에 대해 8월 1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고,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와 관련해 추가 제재 의지도 내비쳤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관세 정책이 글로벌 성장 둔화인플레이션 압력을 동시에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 연준·ECB·BOJ 통화전망

연방기금선물(FF) 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0.25%p 인하 가능성40%로, 10월 28~29일 회의에서는 36%로 각각 반영했다. 이는 한 주 전 대비 10%p 이상 낮아진 수치다.

유로존에서는 6월 실업률이 사상 최저치인 6.2%로 유지돼 유로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독일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8%로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9월 11일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확률은 여전히 11% 수준에 머물렀다.

EUR/USD 환율 차트

일본은행(BOJ)은 만장일치(9대 0)로 단기 정책금리 0.50%를 동결했으나, 2025년 GDP 성장률 전망을 0.6%로 0.1%p 올리고 핵심 CPI 전망도 2.8%로 상향했다. 그러나 가보 우에다 총재는 “물가 추세가 아직 2% 목표에 미달해 완화 기조를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엔화는 달러 대비 4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 일본 경제·정치 리스크

7월 일본 소비자심리지수는 33.7로 예상을 깨고 하락했으며, 집권 자민당(LDP)이 7월 20일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을 상실함에 따라 재정규율 우려도 커졌다. 다만 6월 산업생산(+1.7%)·소매판매(+1.0%)는 전망을 상회해 경기 회복 가능성을 일부 시사했다.


● 금·은 가격, 안전자산 엇갈려

금 선물 차트

8월물 금 선물은 전일 대비 0.05% 상승한 온스당 1,971.80달러로 마감했다. 반면 9월물 은 선물은 2.89% 급락하며 4주 최저치를 경신했다. 달러 강세, 연준의 긴축 지속 전망, 구리 가격 21% 폭락 등이 은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또한 중국 7월 제조업 PMI가 49.3으로 깜짝 하락하면서 산업용 금속 수요 부진 우려가 확대됐다. 금 가격은 지정학적 위험(우크라이나·중동 충돌)과 관세 리스크로 지지를 받고 있으나, 달러 강세가 상승폭을 제한하고 있다.


● 용어 설명1

1근원 PCE(Core 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s)는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로, 연준이 물가 목표(2%) 달성 여부를 판단할 때 최우선적으로 참고하는 지표다. 고용비용지수(ECI)는 기업이 인건비로 지출하는 임금·복리후생 변동을 측정하며, 임금 인플레이션의 선행 지표로 간주된다.

또한 달러 인덱스(DXY)는 주요 6개 통화(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크로나, 스위스프랑)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낸다. MNI 시카고 PMI는 중서부 제조업 경기 선행 지표로 50 이상이면 확장, 미만이면 위축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