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개요】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티커: SPX)는 전장보다 0.22% 상승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I)는 0.44%, 나스닥100 지수(IUXX)는 0.17% 각각 오르며 세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0.30%,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20% 올랐다.
2025년 9월 1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노동시장 약화와 예상대로 발표된 8월 물가 지표를 근거로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하를 확신하고 있다. 이날 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3.99%까지 떨어져 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며 주가 상승을 거들었다.
■ 노동시장과 물가 지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시장 예상치(23만5000건)를 크게 웃도는 26만3000건으로 집계돼 3년 9개월 만의 최고 수준에 달했다. 이는 노동시장 냉각 신호로 받아들여졌으며, 물가 지표가 ‘예상 부합’ 수준에서 머물자 금리 인하 기대를 더욱 부추겼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9% 상승해 전월 2.7%보다 높아졌지만, 시장 예상과 동일했다. 음식·에너지 제외 근원 CPI 증가율은 3.1%로 전월과 동일했다.
■ 연준 정책 전망
금리선물 시장은 9월 16~17일 열리는 FOMC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100%로 반영하고, 50bp 인하 가능성도 12%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더 나아가 10월 28~29일 회의에서도 추가 25bp 인하를 전제로 하고 있으며, 연말 기준금리가 현행 4.33%에서 3.60%로 73bp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 해외증시·원자재 동향
유럽 증시는 유로스톡스50이 0.37% 올랐고, 아시아에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1.65% 상승하며 1주 만의 고점을, 일본 니케이225가 1.22% 뛰며 역대 최고가를 각각 경신했다.
■ 금리·채권시장
12월 만기 미 10년물 국채선물(ZNZ5)은 4틱 상승했고, 수익률은 4.026%로 1.9bp 하락했다. 오전 장중 3.994%까지 내려가며 5개월 저점을 찍었다. 이는 약화된 고용지표와 맞물려 ‘비둘기파적’(완화적) 정책 환경을 반영한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이번 주 119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발행을 마무리하기 위해 이날 300억 달러 규모 30년 만기 물을 입찰했다.
연준의 독립성을 둘러싼 우려도 채권시장에 부담을 줬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 했다는 주장과, 스티븐 미란 경제자문위원이 백악관 직함을 유지한 채 연준 이사직을 겸임하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ECB는 이날 예고대로 예치금리(Deposit Facility Rate)를 2.00%로 동결했다. ECB는 “물가가 중기 목표치인 2% 부근에 머물고 있다”며, 2025년 유로존 GDP 성장률 전망을 0.9%에서 1.2%로 상향 조정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은 종료됐으며, 금리 인하 사이클도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언급했다. 금리스왑시장은 10월 30일 회의에서 추가 25bp 인하 가능성을 4% 미만으로 평가했다.
■ 개별 종목 동향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는 씨티그룹이 목표주가를 150달러에서 175달러로 상향하자 9% 급등하며 나스닥100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관련 반도체주인 램리서치(LRCX)는 4% 이상,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는 3% 이상 올랐고, KLA(KLAC), NXP반도체(NXPI), ARM홀딩스(ARM)도 1~2%대 강세를 나타냈다.
센틴(CNC)은 연간 조정 EPS 전망치를 주당 1.75달러로 제시해 시장 예상 1.64달러를 웃돌며 12% 급등, S&P500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드론 업체 레드캣홀딩스(RCAT)는 자사 블랙위도우 시스템이 NATO 조달 카탈로그에 등재됐다는 소식에 22% 폭등했다. 의류업체 옥스퍼드인더스트리스(OXM)는 2분기 조정 EPS가 1.26달러로 컨센서스(1.18달러)를 상회하며 18% 뛰었다.
한편 에너지 섹터는 WTI 유가가 2% 가까이 하락하자 APA(-1%대), 데번에너지(DVN), 다이아몬드백에너지(FANG) 등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아비디티 바이오사이언스(RNA)는 5억 달러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며 19% 급락했고, AMD는 에어스테그룹의 투자등급 하향 조정(‘매수’→‘보유’) 여파로 1% 넘게 빠졌다.
■ 용어 해설
‘bp’(basis point)는 금리를 표현할 때 사용되는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를 의미한다. ‘E-미니 선물’은 S&P500·나스닥100 등의 주가지수를 소액 단위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파생상품이다. ‘비둘기파’(dovish)는 통화정책 완화를 지지하는 입장을, ‘매파’(hawkish)는 긴축을 선호하는 입장을 뜻한다.
■ 기자 해설 및 전망
이번 주 증시는 노동시장과 물가가 ‘골디락스’(과열도 침체도 아닌 적정 수준)에 가깝다는 신호를 보내자 즉각적인 금리 인하 모멘텀을 재점화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 변동성과 미국 정치권의 통화정책 간섭 우려가 상존해 채권시장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연준이 9~10월 두 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내린 뒤 실제 경기 둔화가 본격화할 경우, 연말 이후 기업 실적 하향 조정이 주식시장의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반면 반도체·AI 관련주가 실적 추정치를 지속 상향시키며 주가 랠리를 주도하는 구조가 ‘NIFTY 50’ 현상*1960년대 미국 증시에서 대형 성장주가 시장을 견인했던 상황과 유사하게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도 유효하다.
결국 시장은 ‘연준의 완화적 기조 유지’와 ‘빅테크·반도체 업종의 견조한 실적’이라는 두 축에 집중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9월 FOMC 이후 공개될 점도표(금리 전망치)와 기업의 3분기 가이던스를 면밀히 살펴, 금리 하락과 실적 모멘텀이 얼마나 조화롭게 이어질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