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술주 밸류에이션, 실적 기여 둔화에도 사상 고점권…지수 괴리 확대 우려

(로이터) — 미국 기술주실적 기여도가 둔화하는 가운데, S&P 500 지수시가총액 비중은 수십 년래 고점 부근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주가가 기초 체력인 이익 추세와 점점 더 동떨어지고 있다는 경계가 커지고 있다.

2025년 11월 2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로이터 자체 분석 결과 기술기업의 S&P 500 전체 이익 기여는 3분기 기준 20.8%로, 3개 분기 전22.8%에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지수 내 시총 비중31.1%(지난 금요일 기준)로 상승해 연초 약 30%에서 확대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러한 실적 비중과 시총 비중의 괴리가 커진 데다, 기술주의 패시브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과도하게 확대된 점이 겹치면, 향후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지수 전반의 하락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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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루 인베스트먼츠(Yaru Investments)의 리서치 총괄 일리아 키슬리츠키(Illia Kyslytskyi)는 “기술섹터의 S&P 500 내 시가총액 비중이 더 커진 것은 향후 이익 창출력과 자유현금흐름(FCF) 성장이라는 정당한 요인이 일부 작용한 결과지만, 그것만으로 전부 설명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AI(인공지능)초과 이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며, 기술주는 증시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이로 인해 현재의 밸류에이션은 점점 더 가파른 이익 성장에 의존하게 되었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종합지수포워드 주가수익비율(Forward P/E)29.28배(금년도 이익 추정치 기준)로, 10년 평균23.48배를 크게 웃돌며, S&P 50024.35배보다도 높게 형성됐다. 포워드 P/E는 투자자들이 향후 이익에 대해 어느 정도 프리미엄을 지불하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9월 분기(3분기) 동안 엔비디아(Nvidia)AI 대표주의 호실적에 힘입어 기술섹터는 강한 이익을 내놓았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이익의 지속 가능성이 AI가 실제 고객 매출로 얼마만큼 전환되는지, 그리고 서비스 제공자들이 지출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집행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소셜 디스커버 벤처스(Social Discover Ventures)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알렉산더 리스(Alexander Lis)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의 마진이 AI 관련 설비투자(Capex)에 의해 일시적으로 부풀려졌다고 말했다. 공급업체가 매출을 선인식하면서 나타난 효과로, 지출이 둔화하면 수익성이 정상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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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지수연초 이후 18.4% 상승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3.5% 이상 하락했다. 강세의 피로감밸류에이션 부담이 단기 변동성을 확대하는 양상이다.

셸턴 캐피털 매니지먼트(Shelton Capital Management)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데릭 이주엘(Derek Izuel)은, 이익 증가 속도가 밸류에이션을 따라가지 못할 경우 기술주는 중한 자릿수(중·한 자릿수 중간대) 하락폭의 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리스크 프리미엄정상 수준으로 복귀하는 보다 심각한 조정은 두 자릿수 하락에 더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 해설 및 맥락

포워드 P/E(Forward Price-to-Earnings)향후 12개월 또는 당해 연도의 컨센서스 주당순이익(EPS) 추정치 대비 현재 주가의 배수를 뜻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이 미래 이익 성장에 높은 확신을 두고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본문에서 나스닥 종합의 포워드 P/E가 29.28배10년 평균 23.48배S&P 500의 24.35배를 상회한다는 점은, 기술주에 대한 기대가 여타 섹터 대비 상당히 높다는 뜻이다.

자유현금흐름(FCF)은 기업이 영업현금흐름에서 설비투자 등을 차감한 뒤 실제로 자유롭게 활용 가능한 현금을 말한다. FCF가 꾸준히 증가하면 배당·자사주 매입·부채감축·M&A 등 다양한 주주환원과 성장이 가능해져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패시브 포트폴리오인덱스 추종 ETF·인덱스 펀드처럼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투자 전략을 의미한다. S&P 500에서의 기술섹터 시총 비중이 31.1%로 커지면, 패시브 자금이 지수를 추종하는 과정에서 기술주 비중을 기계적으로 늘려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는 상승장에서는 상승 탄력을 강화하지만, 실적 실망이 나오면 동일한 메커니즘으로 하방 압력이 증폭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리스크 프리미엄은 주식이 무위험자산(예: 미국 국채) 대비 추가로 제공해야 합리화되는 기대수익을 뜻한다. 밸류에이션이 높아질수록 리스크 프리미엄이 낮아졌다는 신호로 해석되기 쉬우며, 금리·성장 가시성·변동성 변화에 따라 프리미엄이 재조정되면 주가 조정이 수반될 수 있다.

AI 관련 설비투자(Capex)는 반도체, 데이터센터 인프라, 네트워크 등 생태계 전반의 선행투자를 수반한다. 공급망 일부 업체가 수주·납품 과정에서 매출을 선인식함에 따라 단기 마진이 부풀려질 수 있는데, 본문에서 언급된 것처럼 투자 사이클이 둔화하면 이익률이 정상화될 가능성이 있다.

매그니피센트 7(* 정의는 시장에 따라 다소 유동적)은 일반적으로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메타·엔비디아·테슬라를 가리킨다. 이들 종목은 지수 내 비중이 크고, AI·클라우드·플랫폼 중심의 성장 스토리로 시장 방향성을 좌우해 왔다. 따라서 실적과 가이던스의 미세한 변화도 지수 레벨에 상당한 파급력을 낳는다.


종합 해석

로이터 분석은 “실적 기여 둔화 vs. 시총 비중 확대”라는 괴리의 심화를 수치로 보여준다. 20.8%로 내려온 이익 기여31.1%로 오른 시총 비중의 간극은, 현재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미래의 고성장을 얼마나 전제하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AI 모멘텀은 여전히 견조하지만, 수요의 실체화(고객 측 수익화)와 공급자 지출의 효율화라는 두 축이 함께 확인되어야 프리미엄 유지가 가능하다. 패시브 자금의 기계적 비중 조정은 상승과 하락 모두에서 변동성 증폭 장치로 작동할 수 있어, 실적 시즌에는 특히 서프라이즈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요약하면, 밸류에이션의 고지에 올라선 미국 기술주지속 가능한 이익 성장이라는 핵심 증빙을 다음 분기들에서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기사 속 인터뷰들에서 언급되듯 중한 자릿수 조정에서 두 자릿수 하락까지 리스크 프리미엄 재정렬이 현실화할 수 있다. 반대로 AI 매출화FCF 성장이 명확히 확인된다면, 높아진 밸류에이션은 일정 부분 방어될 여지도 있다.

*주: 본 기사에 사용된 수치들은 기사 작성 시점의 로이터 집계 및 인터뷰 인용에 기반한다. ‘지난 금요일’ 등 상대적 시점 표기는 로이터 기사 원문 기준을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