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 인하 기대 확산에 달러지수 이틀째 약세

달러화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이틀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13일(현지시간) 국제 통화시장에서 달러 인덱스(심볼 DXY00)는 전날 -0.43% 하락에 이어 -0.26% 추가 하락해 103선 초반까지 밀렸다. 같은 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5bp(0.05%포인트) 내려가며 달러 금리 매력도(이자율 스프레드)를 약화시킨 점도 달러 약세를 부채질했다.

2025년 8월 1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현재 금리는 ‘지나치게 제약적(too constrictive)’이며 최소 150~175bp(1.50~1.75%포인트) 낮아져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0bp 전격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시작으로 연속적인 인하 사이클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연준의 정책금리(연방기금목표금리)는 4.25%~4.50% 범위다. 실효금리(연평균 적용금리)는 4.33% 수준인데, 베센트 장관 발언 직후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 9월 -25bp 인하 확률이 100%, 대폭 -50bp 인하 가능성은 7%까지 높아졌다. 이는 전날 96%·5%와 8월 1일 고용지표 발표 전 40%·0%에서 급격히 달라진 수치다.

달러 인덱스 1년 추이

미 CPI가 예상보다 온화했고 고용시장도 둔화세인 만큼 연준은 경기 연착륙을 위해 선제적인 완화에 나설 수 있다.” –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애널리스트

올해 5~7월 미국 비농업 신규고용은 월평균 +3만5,000명 증가에 그쳐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7월 소비자물가(CPI)는 헤드라인 기준 전년 대비 +2.7%로 시장 전망치보다 소폭 낮았고, 근원물가(식품·에너지 제외)는 +3.1%로 조금 높았다.

연방기금 선물은 올해 말까지 누적 -64bp 인하(정책금리 3.69% 전망), 2026년 말까지는 누적 -134bp 인하(2.99%)를 가격에 반영했다. 10월 28~29일 FOMC에서 두 번째 -25bp 인하가 단행될 확률도 73%로 집계됐다.


무역·지정학 변수: 트럼프·푸틴 회담과 대중·대인도 관세

시장은 16일 알래스카에서 열릴 트럼프-푸틴 정상회담도 주목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탐색적 성격의 ‘feel-out meeting’”이라며 기대를 낮췄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영토 양보 가능성을 일축한 만큼 단기간 성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대외 무역정책도 복합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중국과의 ‘90일 관세 휴전’을 11월까지 연장했고, 6일에는 반도체 수입에 100% 관세를 예고했다. 미국 내 생산계획을 제출하면 예외를 주지만, 반도체가 들어간 전자제품에는 별도 세금을 매긴다. 더불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이유로 대(對)인도 관세율을 현 25%에서 50%로 배로 올릴 방침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러한 조치가 시행되면 미국 평균 관세율이 13.3%→15.2%로 치솟아 2024년(2.3%) 대비 6배 이상 뛸 것으로 분석했다.


환율·금 가격 동향

달러 약세로 유로/달러(EUR/USD) 환율은 +0.27% 상승했다. 다만 미국발 관세 충격 우려로 유럽경제 전망이 불투명해 투자심리는 신중하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금리 선물은 9월 11일 회의에서 8% 확률로 -25bp 인하를 반영했다.

달러/엔(USD/JPY)은 -0.31% 하락했다. 엔화는 달러 약세 속에서도 미 관세정책이 일본 수출에 타격을 줄 것이란 부담으로 추가 상승(엔화 강세)이 제한됐다.

금 가격 추이
12월물 금(GCZ2)은 전장 대비 +9.30달러(+0.27%) 오른 3주 만의 최고치, 9월물 은(SIU2)은 +0.600달러(+1.58%) 상승했다. 달러 약세·금리 인하 기대로 무이자 자산인 금·은의 기회비용이 낮아진 데다, 미 국채금리 하락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게다가 우크라이나·중동 리스크와 대규모 관세 정책이 ‘안전자산(세이프헤븐)’ 수요를 자극했다. 실제로 글로벌 금 ETF 보유량은 11일 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은 ETF는 8일 3년 만의 최고치에 도달했다.


전문가가 짚어주는 용어 해설

① 연방기금금리(Fed Funds Rate)는 미국 은행들이 초단기로 서로 빌려주는 자금을 의미하며, 연준이 공개시장조작으로 목표 범위를 제시한다. 시장 단기금리의 기준이 된다.

② 베이시스포인트(bp)는 금리 변동 단위를 뜻하며 1bp는 0.01%포인트다. 예컨대 50bp 인하는 금리를 0.50%포인트 내린다는 의미다.

③ 달러 인덱스(DXY)는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이 포함된다.


※기사 작성 당시 필명 Rich Asplund는 해당 종목에 직·간접적 포지션이 없음을 밝혔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일 뿐 투자 자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