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 인하 기대 속 금값 사상 최고치 경신

뉴욕상품거래소(COMEX) 9월물 금 선물이 12일(현지시간) 온스당 3,649.40달러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이로써 금 가격은 전일 대비 12.50달러(0.34%) 상승했고, 주간 기준으로는 36.20달러(1.00%) 올라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뚜렷하게 반영됐다.

2025년 9월 1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으며, 유럽연합(EU)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까지 겹치면서 노란 금속에 대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날 9월물 은 선물 가격도 69.00센트(1.65%) 급등해 온스당 42.3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 기준 상승률은 3.20%(1.3130달러)로 금을 앞섰으나, 절대 가격에서는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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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지표와 통화정책 전망

미국 고용지표 부진과 꺼져가는 물가 압력이 연준이 긴축 고삐를 늦출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9월 10일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1% 하락, 전년 대비 2.6% 상승에 그친 점이 시장 심리를 자극했다. *PPI(Producer Price Index)란? 생산 단계에서의 물가 변동을 측정해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 지표로도 활용된다.

“지금 당장 큰 폭의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 제롬 파월 의장은 완전한 재앙(total disaster)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 9월 10일 게시글 중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9월 16~17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나온 것으로 시장의 압력을 더욱 키우는 모양새다. CME 그룹의 FedWatch 툴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25bp(0.25%p) 인하 가능성을 92.5%, 50bp 인하 가능성을 7.5%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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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은 인플레이션 위험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2%로 동결하며 자국 경제의 탄탄함을 강조했다. 이에 반해 일본은행(BOJ)은 9월 19일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5%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임 후 새 총리를 선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영국은행(BOE)은 같은 날 회의에서 현행 금리를 유지할 전망이며, 캐나다은행(BoC)은 2.75%에서의 동결 기조를 끝내고 재차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최근 공개된 부진한 고용지표가 직접적인 배경이다.


지정학적 변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평화회담을 일축하고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맞선 우크라이나의 반격도 계속되고 있어 유럽 내 전쟁 리스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중동에서는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국가는 없다”고 선언하며 가자지구를 넘어 도하에 은신 중인 하마스 지도부를 공습했다. 이에 대해 카타르 총리는 “치명적인 보복”을 공언했다.

이 같은 복합적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매력을 부각시키며 가격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무역·관세 및 각국 금 수요

미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주의 관세(reciprocal tariffs)’에 관한 구두변론을 준비 중이다. 하급심이 이를 ‘불법’으로 판단한 가운데 최종 결론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교역에 불확실성을 더해 안전자산 선호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인민은행의 금 보유액은 2,538억 달러에 달하며, 2025년 들어서만 21톤을 추가 매입했다. 반면 인도에서는 가격 급등으로 다가오는 축제 시즌임에도 실물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


기자 해설

현재 시장은 ‘골디락스(Goldilocks)’ 국면을 넘어서고 있다. 완만한 물가, 미약한 성장, 그리고 잇단 충격 요인이 겹치면서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금값에 빠르게 전가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중앙은행의 선제적 완화는 금 가격에 강력한 상승 동력을 제공해 왔다. 단, 실질금리가 급락하지 않는 한 단기적 조정 가능성도 상존하므로 변동성 관리가 요구된다.

투자자들은 다음 주 FOMC 결과와 함께 ECB, BOJ, BOE, BoC 등 ‘슈퍼 위크’에 펼쳐질 글로벌 통화정책 행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금과 은, 그리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및 금광주에 대한 시장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