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국채금리 상승이라는 부담 요인에도 불구하고 지수별로 엇갈린 성적표를 내놓았다. 13일(현지시간) S&P 500 지수는 -0.05% 하락해 5,587.42포인트에 마감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9% 떨어져 41,207.35포인트로 장을 끝냈다. 반면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100 지수는 +0.42% 상승하며 20,721.64포인트로 사상 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2025년 9월 1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9월물 E-미니 S&P 500 선물은 -0.06% 밀린 반면 같은 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41% 상승해 지수별 방향 차이를 뚜렷하게 보여 줬다. 이는 현‧선물 시장 전반에서 대형 기술주에 대한 저가 매수세와 경기민감주 매도세가 동시에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bp 오른 4.06%까지 치솟으면서 주식 투자자들은 장중 보유 물량을 일부 정리, 차익을 실현했다. 채권가격 하락(수익률 상승)은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 역풍으로 작용하는데, 이날 증시는 이 영향으로 금융·경기민감 업종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국채 수익률이 4% 초반대에 안착하면 기술주를 제외한 섹터 전반에 재평가(리레이팅)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라는 월가 트레이더들의 우려가 실제 가격 흐름으로 확인된 셈이다.
소비심리 지표도 부정적이었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9월 소비자태도지수는 전월 대비 2.8포인트 하락한 55.4를 기록, 예상치(58.0)를 밑돌며 4개월 만의 저점으로 후퇴했다. 이 지표는 미국 가계의 경제전망과 구매 의향을 종합한 선행지표로, 지수가 내려가면 향후 소비 둔화 가능성이 커진다.
세부 항목인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8%로 전월과 동일했지만,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3.9%로 전월(3.5%) 대비 상승해 장기 물가 우려를 자극했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시장의 시각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 주식시장의 전반적 기류는 ‘금리 인하 기대 → 위험자산 선호’로 요약된다. 노동시장 둔화 신호와 물가 안정세가 맞물리면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다음 주 회의에서 최소 25bp(0.25%p)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졌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50bp 전격 인하 가능성도 8%까지 반영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연말까지 총 75bp 인하(3회 베이비스텝)를 거의 기정사실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연방기금금리 상단이 4.33%에서 3.63%로 낮아질 것이라는 베팅이 확산됐다.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들수록 성장주와 기술주 밸류에이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나스닥 지수는 연일 신고가 랠리를 이어 가고 있다.
해외 증시도 방향성이 갈렸다. 유로존 대표지수 유로 Stoxx 50은 +0.07% 소폭 상승했지만,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년 최고치에서 -0.12% 되돌림이 나왔다. 반면 일본 닛케이225는 +0.89% 올라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 아시아 내 차별화 흐름을 지속했다.
채권·외환 시장 동향
12월 만기 미국 10년물 T-노트 선물(ZNZ5)은 -12틱 하락했다. 앞서 미시간대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 서프라이즈와 WTI 원유가격 급등이 겹치면서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유럽에서는 10년물 독일 국채금리가 +5.9bp 뛴 2.715%, 영국 길트금리가 +6.5bp 오른 4.671%를 기록했다.
ECB(유럽중앙은행) 주요 인사들의 발언도 시장 이목을 끌었다. 나겔 독일 연방은행 총재는 “현재 금리는 물가 경로를 감안할 때 적절하다”며 추가 인하에 선을 그었고, 빌루아 드 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향후 회의에서 추가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해 온도차를 드러냈다.
미국 개별 종목별 움직임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인수 추진 보도에 전일 대비 +16% 폭등, 이틀간 44% 넘게 급등했다. 테슬라(TSLA)는 네바다주 차량국이 완전자율주행차 테스트를 승인했다는 소식에 +7% 상승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는 AI용 메모리 수요 증가 기대감으로 주간 +13%에 이어 이날도 +4% 추가 상승했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는 엔비디아 HGX B300 시스템을 대량 출하한다는 발표에 +2% 이상 올랐다.
반면 모더나(MRNA)·바이오엔테크(BNTX)·화이자(PFE) 등 백신주는 워싱턴포스트가 “미 당국이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25건의 아동 사망 사례를 공식 연결할 예정”이라고 보도하자 일제히 -3%~ -7% 급락했다.
주택건설주는 국채금리 급등 부담으로 Toll Brothers(TOL)·Builders FirstSource(BLDR)가 -2% 이상 하락했고, Lennar(LEN)·D.R. Horton(DHI)·PulteGroup(PHM)도 1%대 약세를 기록했다.
이 밖에 오라클(ORCL)은 래리 엘리슨 회장이 파라마운트의 워너브라더스 인수 제안을 지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5% 추가 하락, 전일 낙폭을 확대했다. Lululemon(LULU)은 BofA가 목표주가를 185달러로 낮추자 -3% 급락, 나스닥100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향후 주요 일정 및 용어 설명
E-미니 선물은 S&P500·나스닥100 등을 추종하는 소형 지수선물로, 개인과 기관 모두 유동성이 높아 리스크 헤지와 투기에 폭넓게 활용한다. FOMC는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회의로, 기준금리·보유 자산규모 등을 논의해 시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오는 9월 16~17일 FOMC 회의 결과가 발표되며, 동월 28~29일 회의에서도 추가 인하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또한 9월 15일 실적 발표 기업으로는 Dave & Buster’s(PLAY), Hain Celestial(HAIN), Lionsgate Studios(LION), Radiant Logistics(RLGT) 등이 대기 중이다.
본 기사에 언급된 종목 가운데 필자가 직접 보유한 주식은 없다. 본문에 포함된 모든 정보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판단은 독자 책임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