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미 국채(10년 만기T-Note) 수익률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달러 인덱스(DXY)가 2주여 만의 저점에서 반등했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예상 밖으로 감소해 노동시장 강인함이 확인되자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전망이 강화됐다는 해석이 힘을 얻었다.
2025년 7월 25일, 나스닥닷컴(Nasdaq.com)의 보도에 따르면 주간 초기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4천 건 줄어든 21만7천 건으로 3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22만6천 건)을 크게 밑돈 수치다. 이 소식에 10년물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달러 강세가 가팔라졌다.
같은 날 발표된 시카고 연은(Chicago Fed) 국가활동지수는 6월 ‑0.10으로 전월보다 0.06포인트 개선돼 예상을 상회했다. 그러나 7월 S&P 글로벌 미국 제조업 PMI는 49.5로 7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져 확장·수축 기준선(50)을 하회했다. 또한 6월 신규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한 62만7천 채에 그쳐 시장 전망(4.3% 증가, 65만 채)에 못 미쳤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7월 30일 FOMC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3%로, 9월 17일 회의에서는 63%로 반영하고 있다. 노동시장이 식지 않는 한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업수당 청구 감소는 단기적으로 연준의 완화 전환 기대를 늦출 수 있다”고 월가 한 관계자는 전했다.
유로화, ECB 동결에도 하락 전환
유로/달러 환율(EUR/USD)는 장중 2주 만의 고점에서 -0.03% 밀렸다. 이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유로존 경기 리스크가 하방으로 기울어 있다”며 “유로 강세는 물가를 생각보다 더 끌어내릴 수 있다”고 언급한 점이 유로 약세 요인이 됐다.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무역협정이 임박했다는 보도, 7월 유로존 제조업 PMI(49.8·3년 만의 고점) 및 종합 PMI(51.0·11개월 만의 고점) 호조가 장 초반 유로를 지지했으나, ECB가 예상을 깨고 완화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상승폭을 반납했다.
ECB는 예치금리를 2.00%로 동결하고 “물가상승률이 중기 목표치 2% 부근”이라고 평가했다. 금리스왑 시장은 9월 1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을 21%로 반영한다.
엔화, 위험자산 랠리에 약세
달러/엔(USD/JPY)은 +0.27% 상승(엔화 약세)했다. 닛케이225 지수가 1년 만의 최고치로 급등하며 안전자산 수요가 줄어든 것이 주요 요인이다. 전날 미·일 무역협정 타결로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는 점도 엔 매도 압력을 키웠다.
일본 7월 제조업 PMI는 48.8로 경기 위축 구간에 머물렀으나, 서비스 PMI는 53.5로 5개월 만의 고점으로 나타났다. 정치 측면에서는 자민당(LDP) 참의원 과반 상실에 따른 재정 확대 우려가 국채 발행 증가와 통화가치 약세 가능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귀금속, 안전자산 수요 둔화로 하락
8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24.10달러(-0.71%) 내렸고 9월물 은 선물 역시 0.279달러(-0.71%) 미끄러졌다. 미·일 무역협정, EU-미국 무역협상 진전 등으로 글로벌 교역 긴장 완화가 확인되자 금·은의 헤지(위험회피) 수요가 감소했다. 달러 강세와 글로벌 채권금리 상승도 가격을 압박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와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상존하고, 전날 상장지수펀드(ETF)의 금 보유량이 2년 만의 최고치, 은 보유량이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점은 하방을 방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용어 풀어보기
*연방기금금리 선물(Fed Funds Futures):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파생상품으로,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FOMC의 차기 기준금리를 전망한다. 선물가격이 낮을수록 금리 인상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PMI(Purchasing Managers’ Index):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경영인 400~8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지수화한 것으로,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밑돌면 위축으로 해석한다.
DXY(달러 인덱스): 유로, 엔, 파운드 등 6개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로, 달러 강·약세의 대표적 척도다.
기자 관전평
노동시장 탄탄함에 따른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 강화, 유럽·일본의 정치·경제 변수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외환·채권·상품시장이 변동성의 교차점에 서 있다. 특히 달러 강세가 단기에 과도했다는 경계감과 통화별 펀더멘털 차별화가 혼재돼, 향후 몇 주간은 경제지표와 정책 시그널에 따라 빠른 포지션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PMI·고용지표 등 선행성 지표를 통해 경기 모멘텀 변화를 지속 점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