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 마감 동향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22일(현지시간) 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40% 하락한 5,267.48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4% 내린 39,117.41에, 나스닥100 지수는 0.46% 떨어진 18,274.22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0.40%, 9월물 E-미니 나스닥선물은 0.45% 빠지며 현물 지수와 유사한 하락폭을 보였다.
2025년 8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다우지수는 1주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시장 전반에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10년물 미 국채(T-노트) 금리는 전장 대비 3.7bp(1bp=0.01%p) 오른 4.328%로 마감됐다. 연준 인사들의 인플레이션 경계론과 예상을 웃돈 제조업·주택지표가 동반되면서 채권가격이 하락(수익률 상승)했다.
■ 소비 위축 우려 — 월마트 실적 쇼크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운 첫 번째 요인은 ‘소비 둔화’ 우려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WMT)는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0.68달러로 컨센서스 0.74달러를 하회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월마트 주가는 4% 넘게 급락했고, 코스트코(COST) 등 동종 소비재 종목까지 동반 약세를 보였다.
항공주도 부진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제트연료 비용을 끌어올리면서 유나이티드항공(UAL), 델타(DAL), 아메리칸항공(AAL), 알래스카에어(ALK) 등이 1~2%대 조정을 받았다.
■ 경기지표: 고용 둔화 vs 제조업·주택 반등
미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1만1,000건 늘어난 23만5,000건으로 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계속 실업수당 청구는 3년 9개월 만의 최고 수준인 197만2,000건으로 증가해 고용시장의 냉각 신호가 포착됐다.
한편 8월 S&P 글로벌 제조업 PMI는 전월보다 4.5포인트 급등한 53.3을 기록해 3년 만의 최고치로 올라섰다. 시장 예상(49.7)을 큰 폭으로 상회하며 경기 확장 국면을 시사했다.
이 밖에 7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2.0% 증가한 401만 건으로 ‘감소’를 예상한 시장 전망을 뒤집었다. 제조업·주택지표의 호조가 연준의 완화적 정책 전환 기대를 다소 후퇴시켰다는 평가다.
■ 연준 인사 매파 발언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고용시장 위험보다 다소 높다”며 현행 ‘약간 제약적’ 금리 수준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클리블랜드 연은의 베스 해먹 총재도 “내일 당장 FOMC가 열린다면 금리 인하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밝혀 동일 선상에 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선물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72%로 반영했는데, 불과 일주일 전 93%에서 크게 낮아졌다. 10월 회의에서 추가 인하 가능성 역시 49%로 후퇴했다.
■ 지정학·무역 변수
지정학적 측면에서는 미국 부통령 J. D. 밴스*공식 직함상 명칭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안보 보장’과 ‘영토 문제’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회담을 주선 중이며, 회담이 진전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자 정상회의 추진 의사를 밝혔다.
무역 측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관련 관세를 400여 소비재 품목으로 확대 적용했다. 그는 “조만간 반도체에도 100% 관세를 부과하되, 미국 내 생산설비를 이전하는 기업은 면제할 수 있다”고 언급했으며 200~300% 고관세도 거론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 조치가 시행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이 15.2%까지 오를 것으로 추산한다.
■ 기업 실적·종목별 흐름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 기준, S&P500 기업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할 전망이다. 93% 이상의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83%가 시장 기대를 상회했다.
종목별로는 포장업체들이 강세를 보였다. 인터내셔널페이퍼(IP)의 공장 폐쇄 발표로 미국 골판지 원지(capacity)가 2.5% 줄어들 것이란 바클레이즈 분석 이후 패키징 코퍼레이션 오브 아메리카(PKG)가 6% 이상, 스머핏 웨스트록(SW)이 4% 이상 급등했다.
중국 전자상거래주 PDD홀딩스(PDD)는 상하이종합지수가 1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데 힘입어 4% 넘게 상승, 나스닥100 상위 상승률을 기록했다.
후행 종목으로는
- 샤크닌자(SN) — 창업주 왕이 시간외 대량매각(5백만 주)에 나서며 3% 하락
- 길리어드사이언스(GILD) — CVS헬스가 HIV 예방주사 보험리스트 포함을 거부했다는 로이터 보도로 2%대 낙폭
- 맵리베어(CART) — 웨드부시가 투자의견을 ‘중립→언더퍼폼’으로 하향, 2%대 하락
인수·합병(M&A) 소식도 이어졌다. 사모펀드 토마 브라보가 데이포스(DAY)를 123억 달러(주당 70달러)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DAY 주가는 2% 올랐다.
■ 해외 시장 및 금리 동향
유럽 증시는 혼조세였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0.19% 하락,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2.757%로 4bp 상승했다.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4.729%로 5.7bp 올랐다. 유로존 8월 제조업 PMI는 50.5로 3년 만의 최고치, 합성 PMI도 51.1로 15개월 만의 고점을 각각 찍었다. 반면 소비자신뢰지수는 –15.5로 4개월 만의 최저치다.
아시아에서는 상하이종합지수가 0.13% 상승해 2015년 이후 최고가를 갱신했다. 일본 니케이225는 0.65% 하락하며 1주일 만에 저점으로 후퇴했다.
■ 용어 해설 & 전문적 시사점
PMI(구매관리자지수)는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담당자들의 설문을 기반으로 산출되는 선행 경기지표로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경기 수축으로 해석된다. T-노트(미 국채) 수익률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무위험지표’로 여겨져 주식시장 할인율과 직결된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어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23일 개막하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어느 정도 ‘완화적 힌트’를 내놓느냐가 향후 10년물 금리 방향과 주가 밸류에이션에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기자는 “파월 의장이 물가의 재상승 리스크를 강조할 경우 10년물 금리는 4.4%대 상향 안착, 주식시장 변동성(VIX) 확대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반대로 고용지표가 연속적으로 꺾이고, 연준이 ‘보다 균형 잡힌(still balanced)’ 표현을 반복할 경우에는 시장이 다시 9월·10월 금리 인하 베팅을 키우며 성장주가 상대적 강세를 보일 수 있다. 결국 데이터 의존적 정책이 지속되면서 단기적으로는 지표 발표에 따른 주가·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개연성이 높다.
*이상은 기사에 언급된 데이터를 토대로 한 기자 개인의 분석이며,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