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DXY)가 5일(현지 시각) 월요일 추가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수는 전장 대비 0.38% 내린 102.37을 기록하며 지난 금요일 낙폭에 추가 손실을 더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고용·제조업 지표 부진으로 연방준비제도(Fed)가 조기에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를 강화하고 있다.
2025년 8월 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발표된 7월 비농업 고용과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ISM) 모두 예상치를 하회해 10년 만기 미 국채(T-노트) 금리를 끌어내렸고, 이는 달러 약세의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10년물 수익률은 장중 1.15%까지 밀리며 3주 만에 최저치를 새로 썼다.
연방기금(FF) 선물시장은 9월 16~17일 열리는 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90%로 반영하고 있다. 이어 10월 28~29일 회의에서도 추가 인하 확률이 70%로 가격에 선반영되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자 달러 보유에 따른 캐리(금리 차) 매력이 줄었고,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과 안전 자산을 동시에 물색하는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준의 신뢰도 논란도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지난 금요일 아드리아나 쿠글러(Adriana Kugler) 이사가 전격 사임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다 완화적 성향의 인사를 지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떠올랐다. 시장은 차기 인선이 제롬 파월 의장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S&P 500 등 주요 주가지수가 상승세를 보인 점도 달러의 유동성 프리미엄을 희석했다. 위험자산 선호가 되살아나며 안전 통화 수요가 일시적으로 줄어든 것이다.
경제 지표 측면에서는 6월 공장주문이 전월 대비 -4.8%로 5년 만의 최대 폭 감소를 기록했으나, 운수 부문을 제외한 주문은 0.4% 증가해 7개월 만의 최대 상승을 나타냈다. 시장 예상치는 각각 -4.8%, 0.3%였다.
유로/달러(EUR/USD)는 0.15% 하락했다. 유로존 8월 센틱스(Sentix) 투자자 신뢰지수가 6.9 상승 예상과 달리 -3.7로 급락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독일 10년 만기 분트(Bund) 수익률도 1개월 만의 저점으로 떨어져 금리 차(스프레드)가 유로화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장 내 이자율 스왑 가격은 유럽중앙은행(ECB)이 9월 11일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15%로 반영하고 있다.
엔화(USD/JPY)는 0.31% 추가 상승해 1주일 만의 고점으로 올라섰다.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1.5주 만에 최저치로 밀려나며 투자자들이 안전통화인 엔화로 피신했고, 미 국채 금리 하락도 엔화 강세를 지지했다.
12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26.60달러(0.78%) 올라 1주일 만의 고점을 경신했고, 9월물 은 선물도 0.399달러(1.08%) 상승했다. 달러 약세와 글로벌 채권금리 하락이 귀금속 가격을 끌어올렸다. 특히 7월 미국 고용·제조업 지표 부진 이후 Fed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40%에서 90%로 급등하면서 금리 민감도가 높은 금 가격이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정책이 글로벌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와 우크라이나·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안전자산 수요를 높이고 있다.
한편 원자재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라 자산배분이 빠르게 재조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달러 약세와 금 가격 상승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실질 금리(명목 금리–물가상승률)의 하락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용어·지표 해설
T-노트 수익률은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10년 만기 국채의 시장금리를 말한다. 경기 전망과 물가, 통화정책 기대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세계 금융시장의 기준금리’로도 불린다.
센틱스 투자자 신뢰지수는 유럽 기관·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매달 실시하는 설문으로, 유로존 경기 선행지표 가운데 하나다. 0을 기준으로 플러스이면 낙관, 마이너스면 비관을 뜻한다.
연방기금(FF) 선물은 연준의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의 향후 수준을 거래하는 파생상품으로, 시장이 예상하는 금리 인하·인상 확률을 수치화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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