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가 다시 한 번 두드러졌다. 5일(현지시간) 미국 ICE 달러 인덱스(DXY)는 전 거래일 대비 0.38% 내리며 지난주 금요일 낙폭을 키웠다. 전미 제조업·고용 지표가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미 국채(트레저리) 수익률이 급락했고, 이에 따라 연준(Fed)의 조기 금리인하 관측이 확산된 영향이다.
2025년 8월 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0.25%p) 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90%로 본다. 다음 달 28~29일 회의에서도 70%의 인하 가능성이 가격에 반영됐다. 특히 지난 금요일 발표된 7월 비농업 고용(Non-farm Payrolls)과 ISM 제조업 지수가 모두 부진했던 여파가 확대되며 달러 매도세가 지속됐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정책 신뢰도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주 금요일 아드리아나 쿠글러(Adriana Kugler) 연준 이사가 돌연 사임한 데 따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다 완화적(dovish) 성향의 인사를 새로 지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제롬 파월 의장의 정책 영향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어 달러 가치를 추가로 누르고 있다. 한편,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 수요도 감소했다.
美 6월 공장주문은 전월 대비 4.8% 급감하며 5년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운송장비를 제외한 주문은 0.4% 증가해 7개월 만의 최대폭을 보였지만, 헤드라인 수치는 제조업 침체 우려를 부채질했다. 이러한 경기둔화 신호는 시장의 ‘연준 피벗’ 기대를 한층 고조시켰다.
“연방기금선물(FFR Futures)이란,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연준 기준금리를 예상하며 거래하는 선물 상품이다. 해당 가격이 상승하면 금리 하락(인하) 가능성을, 하락하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다.”
현재 FFR 선물은 9월 회의에서 25bp 인하가 거의 기정사실화됐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유로화(EUR/USD)는 이날 0.15% 하락했다. 유로존 8월 센틱스(Sentix) 투자자신뢰지수가 전월 대비 8.2포인트 급락한 –3.7로, 예상치(+6.9)와 큰 괴리를 보였기 때문이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도 한 달 만의 최저치로 떨어지며 달러 대비 금리차(금리 스프레드)가 축소돼 유로 약세를 부추겼다.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9월 11일 회의에서 15%의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엔화(USD/JPY)는 0.31% 상승(엔화 강세)하며 1주일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닛케이 225지수가 1.5주 만에 최저로 밀리자 위험회피(Risk-Off) 심리가 엔화 매수세를 자극했다. 여기에 미 국채 수익률 하락이 맞물려 금리 차 축소에 따른 달러-엔 매도 흐름이 강화됐다.
귀금속 시장도 안전자산 선호의 온기를 이어갔다. 12월물 금(Gold) 선물은 0.78%(온스당 26.60달러) 상승해 1주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9월물 은(Silver)은 1.08% 올랐다. 달러 약세와 글로벌 채권금리 하락이 금·은 가격을 지지한 셈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발 무역관세 리스크’, 우크라이나·중동 지역 갈등 등 지정학적 위험이 안전자산 수요를 뒷받침한다고 전했다.
한편, 쿠글러 이사 공석으로 발생할 인사 공백은 금·은 등 실물자산 투자 매력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연준 내부 구성이 완화적으로 기울 경우 달러 약세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사에 언급된 모든 정보는 자료 제공사인 Barchart 및 나스닥닷컴이 제공한 공시 자료를 기반으로 하며, 투자 조언을 위한 것이 아님을 밝힌다.
기사 작성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해당 기사에서 언급된 증권에 직·간접적으로 아무런 포지션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