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22일(현지시간) 미 국채 금리 하락에 힘입어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54% 오른 5,756.42로, 나스닥100 지수는 0.72% 상승한 19,837.13으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0.41% 오르며 40,203.11을 기록했다.
2025년 7월 2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전일 대비 6bp(0.06%포인트) 떨어진 4.36%로 1주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 주가 상승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채권금리 하락은 주식의 상대적 매력을 높여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뿐 아니라 대형주 위주의 S&P500 전반으로 매수세를 끌어냈다.
선물시장에서도 동조화가 확인됐다. 9월물 E-mini S&P500 선물은 0.53% 올랐고, 같은 달물 E-mini 나스닥 선물은 0.73% 상승했다. E-mini는 정규 지수선물 대비 거래 단위가 1/5 수준으로 개인투자자 접근성이 높은 상품이다.
기업 뉴스: 편입·실적·가이던스가 주가 견인
기업별 호재도 지수 강세에 힘을 보탰다. 모바일 결제업체 블록(Block) 주가는 S&P 다우존스 인덱스가 “24일 개장 전 헤스(Hess) 대신 S&P500 지수에 편입한다”고 발표한 직후 7% 넘게 급등했다. 피자 프랜차이즈 도미노피자는 2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웃돌며 2% 상승했고,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는 연간 EPS 전망 하단을 ‘0~3%’에서 ‘1~3%’로 상향해 4% 이상 뛰었다.
반면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6% 넘게 급락하면서 EQT·안테로리소시스·셰니어에너지 등 천연가스 생산주는 5~6%대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이는 “7월 하순 미국 기온이 평년보다 낮을 것”이라는 최신 기상예보가 수요 둔화를 예고한 탓이다.
무역 변수: 트럼프 행정부 관세 카드 재가동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50개국 이상에 10~15% 관세 가능성을 통보하는 서한을 8월 1일자로 발송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연합(EU)과 멕시코산 수입품에는 30%, 캐나다 일부 제품에는 35% 관세를 예고했다. 구리·의약품 등 특정 품목엔 최대 200%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경고도 포함됐다. 시장은 무역전쟁 재점화를 우려하면서도, 이날은 금리 하락과 기술주 강세가 이를 상쇄했다.
이번 주 주요 경제·연준 일정
투자자들은 무역 뉴스와 함께 쏟아질 거시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 발표될 6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0.7% 감소한 400만 건으로 예상된다. 24일에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6,000건 늘어난 22만7,000건, 7월 미국 제조업 PMI는 52.5로 0.4p 하락할 전망이다. 같은 날 6월 신규주택 판매는 4.3% 증가한 65만 건이 기대된다. 25일엔 6월 국방 항공 제외 자본재 신규 주문이 0.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7월 29~30일 FOMC 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 확률을 5%, 9월 16~17일 회의에서는 58%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실적 시즌도 본격화한다. S&P500 편입 기업의 약 20%가 이번 주 2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현재까지 집계된 결과를 토대로 S&P500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사전 전망치는 +2.8%). 11개 업종 중 6개 업종만이 순이익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야데니리서치의 분석도 제시됐다.
글로벌 시장 동향
유럽 STOXX50 지수는 0.42%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9.5개월 만에 최고치로 0.72% 올랐고, 일본 닛케이225는 ‘바다의 날’ 휴장으로 거래가 없었다.
채권시장에서는 9월물 미 10년물 T-노트 선물이 14틱 오르며 1주 최고가를 경신, 수익률은 4.354%까지 밀렸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618%로 7.7bp 하락, 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영국 10년물 길트 수익률도 4.613%로 6.1bp 내렸다.
한편, 스왑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25bp 금리 인하에 나설 확률을 1%로 반영하고 있다.
주요 종목별 등락
반도체주 랠리가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ARM 홀딩스가 3% 급등하며 나스닥100 상승률 1위를 차지했고, 글로벌파운드리·온세미컨덕터·NXP·퀄컴·브로드컴은 2%대 상승했다. 램리서치·인텔·AMD·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도 1% 이상 올랐다.
액티비스트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지분 매입 사실을 공개한 데이터센터 운영사 이퀴닉스는 2%가량 상승했다. 모건스탠리의 투자의견 상향으로 핀터레스트는 2%, 바클레이스가 비중확대로 상향한 달러트리는 1% 올랐다. TD 코웬은 인베스코를 매수 의견으로 바꾸며 목표주가를 25달러로 제시, 주가는 1% 가량 상승했다.
반면 사렙타 테라퓨틱스는 유전자치료제 ‘엘레비디스’ 관련 사망 사례 보고에도 공급 중단을 거부해 4% 하락했다. 바이오젠은 트루이스트 증권의 ‘매수→보유’ 하향 조정으로 2% 약세를 보였다. 몰리나 헬스케어와 센틴도 TD 코웬의 목표주가 하향 및 등급 조정 여파로 1~2%대 하락했다.
예정된 실적 발표(7월 21일)
AGNC 인베스트먼트, 알렉산드리아 리얼에스테이트, BOK 파이낸셜, 클리블랜드-클리프스, 크라운홀딩스, 도미노피자, 이쿼티 라이프스타일, 메드페이스, NXP, RLI, 로퍼테크놀로지스, 스틸다이내믹스, 버라이즌, W.R. 버클리, 윈트러스트 파이낸셜, 자이언스 뱅코프 등이 2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용어 해설
베이시스포인트(bp)는 금리를 1/100 퍼센트포인트 단위로 나눈 측정값이다. 예컨대 25bp는 0.25%포인트를 의미한다. E-mini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거래 단위를 축소해 소액 투자자가 지수선물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스왑시장 확률은 금리스왑 가격을 바탕으로 중앙은행 정책금리 변화를 시장이 어떻게 예측하는지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