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금리 상승 여파에 뉴욕증시 하락…S&P·나스닥 1.5주 만에 최저

뉴욕증시가 2일(현지시간) 일제히 약세를 보이며 S&P500, 나스닥100 지수가 1.5주 만의 최저치로 밀렸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5bp(0.05%p) 오른 4.28%까지 치솟아 위험자산 기피 심리를 자극한 것이 주된 배경이다.

2025년 9월 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69% 하락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5% 내렸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도 0.79% 떨어졌다. 이에 따라 세 지수 모두 최근 1~1.5주 사이 기록했던 저점을 다시 시험했다.

SPY chart

주목

미국 국채뿐 아니라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분트)가 5개월 만의 최고치인 2.801%까지, 영국 10년물 국채(길트) 금리가 7.5개월 만의 최고치인 4.822%까지 오르는 등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이 동시다발적으로 관찰됐다. 시장에서는 “정부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와 끈질긴 인플레이션 위험이 맞물리면서 채권 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경제 지표도 변동성을 키웠다. 8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는 48.7로 시장 추정치(49.0)를 하회하며 여전히 경기 위축 구간(50 미만)에 머물렀다. 같은 달 가격지불지수는 63.7로 예상치(65.0)를 밑돌며 6개월 최저치를 기록,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를 일부 자극했다. 7월 건설지출은 전월 대비 0.1% 감소해 석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8월 제조업 지표가 부진하고 건설지출도 감소했지만, 채권시장은 공급 부담과 유럽 국채 금리 상승 영향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월가 채권 딜러들의 대체적 평가다.

이번 주 미국 주요 일정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4일에는 7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와 7월 공장주문, 그리고 연준 베이지북이 예정돼 있다. 5일에는 8월 ADP 민간고용과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 2분기 비농업 생산성·단위노동비용 개정치, 8월 무역수지 및 ISM 서비스업 지수가 발표된다. 6일 금요일에는 8월 비농업부문 고용실업률, 평균 시간당 임금이 공개된다.

US10Y yield

주목

연방기금선물(FF) 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92%로, 10월 28~29일 회의에서 추가 25bp 인하 가능성을 51%로 반영하고 있다.

관세 관련 판결

지난 8월 29일 미 연방순회항소법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글로벌 관세를 부과한 것은 월권이라고 판결했다. 다만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기존 관세는 유지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모든 조치가 시행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은 2024년 2.3%에서 2025년 15.2%로 급등할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 동향도 주목된다. 이사회의 이자벨 슈나벨 집행이사는 “물가 위험이 상방으로 기울어 있는 만큼 정책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고, 마드라스 뮐러 위원 역시 “다음 주 회의에서 동결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시장금리(스와프)는 9월 11일 ECB 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을 1%만 반영하고 있다.

주요 종목 동향

‘매그니피션트 세븐’(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메타·엔비디아·테슬라)이 모두 하락하면서 대형 성장주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특히 엔비디아, 아마존, 애플, 테슬라는 각각 1% 이상 밀렸다.

반도체주는 ARM홀딩스(−4%↓)와 램리서치(−3%↓), KLA(−3%↓) 등을 중심으로 하락폭을 키웠다.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ASML은 2% 이상 내렸다. 퀄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도 1%대 약세를 보였다.

소비재 섹터에서는 Kraft Heinz가 케첩·즉석식 부문과 식료품 부문을 분할한다는 발표 후 6% 급락, 콘스텔레이션 브랜즈는 실적 가이던스 하향으로 6% 내렸다. 반면 시토키네틱스(+40%↑), 아이오니스 파마슈티컬(+35%↑),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33%↑) 등 바이오주가 임상 호재로 급등했다.

NVDA chart

화장품 소매업체 울타 뷰티는 지난주 실적 발표 후 애널리스트들의 목표가 상향이 이어지며 8% 상승, S&P500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에어리스(항공기 리스) 기업 에어리스는 스미토모그룹이 74억 달러 규모 인수를 제안, 7% 올랐다. 바이오젠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카네맙의 피하주사제형이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에 5% 상승했다. 펩시코는 엘리엇매니지먼트가 40억 달러 규모 지분을 취득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로 1%대 강세를 보였다.

국채 및 파생시장 동향

미 국채 12월물 가격은 11.5틱 하락했고, 10년물 금리는 4.279%로 마감됐다. 이번 주에만 기업채 550억 달러어치가 발행될 예정이어서 딜러들의 헤지성 매도가 국채 가격을 압박했다. 유럽 국채 금리 상승도 미국채 약세를 가속했다.

다만 장중 발표된 제조업·건설 지표가 모두 예상을 밑돌자 매도세가 일부 진정됐다. 특히 ISM 가격지불지수가 6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진 점은 인플레이션 진정 기대를 강화하며 국채 가격을 지지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 BP(베이시스포인트): 금리나 수익률 변동 폭을 표현할 때 쓰이며 1bp는 0.01%p를 의미한다.
  • JOLTS(Job Openings and Labor Turnover Survey):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구인·이직 보고서로, 노동시장 수급 상황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다.
  • 베이지북: 연방준비제도(Fed)가 연 8회 발간하는 지역경제 동향 보고서로, FOMC 회의 의사결정의 기초 자료 역할을 한다.
  • 스와프시장에서의 금리 인하 확률: 금리선물·이자율스와프 가격을 통해 투자자들이 중앙은행의 향후 정책금리를 어떻게 예상하는지를 수치화한 것이다.
  • 매그니피션트 세븐: 미국 증시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7개 빅테크 기업을 일컫는 신조어다.

향후 관전 포인트로는 연준이 9월 회의에서 실제로 금리를 인하할지 여부, 유럽 국채 시장의 금리 상승세 지속, 그리고 금요일 발표될 8월 고용지표의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꼽힌다. 시장 전문가들은 “장기간 지속된 고금리 환경이 기업 실적과 소비 지출을 둔화시킬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