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뉴욕 3대 지수 1주일 만에 최저치 하락

뉴욕증권시장 25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은 국채 금리 급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면서 사흘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0.50% 내린 4,925.37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8% 떨어진 38,401.18에, 나스닥 100 지수는 0.43% 하락한 17,171.82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선물시장에서도 12월물 E-미니 S&PE-미니 나스닥 선물이 각각 0.48%, 0.47% 밀렸다.

2025년 9월 2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들 3대 지수는 모두 1주일 만의 최저치로 후퇴했다. 투자자들은 예상보다 견조한 미국 경기 지표로 향후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이 매파적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에 주목하며 위험자산 비중을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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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199%까지 올라 3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뒤 4.168%로 거래를 마쳤다. 7년물 440억 달러 규모 입찰에서 응찰률( bid-to-cover ratio )이 2.40으로, 최근 10차 평균치 2.63을 크게 밑돌며 2년 6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점도 금리 상승 압력을 키웠다.

경기 지표 호조가 금리 상승의 직접적 계기로 작용했다. 미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연율 3.3%에서 3.8%로 상향 조정했고, 개인소비 증가율도 2.5%로 상향했다. 근원 PCE 물가도 2.5%에서 2.6%로 상향되면서 물가 둔화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신호가 나타났다.

노동지표 역시 견조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개월 만의 최저치인 21만8천 건으로 감소해 시장 예상치(23만3천 건)를 하회했다. 국방·항공을 제외한 8월 핵심 자본재 주문도 전월 대비 0.6% 증가해 ‘제로(0%)’ 증가를 예상했던 시장을 놀라게 했다. 8월 기존주택 판매는 0.2% 감소해 400만 건으로 집계됐으나 예상치 395만 건보다는 나았다.


Fed 인사 발언·정부 셧다운 우려

제프 슈미드 캔자스시티연은 총재는 “정책금리가 다소 제약적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까운 시일 내 금리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연내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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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0월 1일까지 임시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백악관은 전날 밤 배포한 메모에서 셧다운 시 다수 프로그램 직원이 무급휴직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트코인 급락과 관련주 동반 약세

비트코인 가격은 3% 넘게 떨어져 3주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파생거래소 데리빗에 따르면 금요일 만기 월물 옵션 규모(명목가 기준)는 170억 달러 이상이다. 만기를 앞둔 정리 매물이 가상자산 시세를 압박하면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 ‑7% ), 코인베이스(COIN ‑4% 이상) 등 가상화폐 연관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반도체주도 약세를 주도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MU)는 3% 넘게, ARM·온세미컨덕터는 2% 이상 하락했고, 브로드컴·퀄컴·텍사스인스트루먼츠 등 주요 종목도 1% 이상 떨어졌다. 이는 나스닥 100 지수를 추가로 끌어내렸다.

종목별로는 카맥스(KMX)가 분기 매출 부진으로 20% 폭락하며 S&P 500 하락폭을 키웠다. 골드만삭스가 ‘중립’ 의견으로 커버리지를 시작한 오클로(OKLO)도 8% 이상 밀렸고,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 광산 운영 차질로 전날 16% 급락했던 프리포트-맥모란(FCX)은 6% 추가 하락했다.

반면, 인텔(INTC)은 애플에 지분 투자를 제안했다는 보도로 8% 급등해 대형 기술주 가운데 돋보였다. 리튬아메리카스(LAC)는 미 정부의 지분 투자 추진설로 22% 급등해 전날 96% 폭등에 이어 랠리를 이어갔다.


해외 시장·채권 시장 동향

해외 주식시장은 엇갈렸다. 유로 Stoxx 50 지수는 0.36%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01% 내렸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외국인 순매수세 속에 0.27% 상승 마감했다.

유럽 국채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2.773%로 3주 최고치, 영국 10년물은 4.757%로 3주 최고치를 각각 기록했다.

유로존 8월 자동차 신규등록은 67만8천 대로 전년 동월 대비 5.3% 증가했다. 그러나 통화량(M3)은 2.9% 늘어 예상치(3.3%)를 밑돌며 증가율이 1년래 최저로 둔화됐다. 독일 10월 GfK 소비자신뢰지수는 ‑22.3으로 예상치(-23.3)보다 개선됐다.


향후 일정 및 시장 전망

시장은 26일 발표될 8월 개인소비지출(PCE)·소득 지표에 주목한다. 근원 PCE 물가는 전월 대비 0.2%, 연율 2.9% 상승이 예상된다. 같은 날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55.4로 전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10월 28~29일 열리는 FOMC 정례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86%로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경제지표 호조와 슈미드 총재의 매파적 언급으로 확률은 다소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리가 조금 더 높아도 성장과 고용이 잘 버틴다는 점이 확인됐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완전히 돌아오지 않는 한, 연준이 섣불리 금리를 내리기는 어렵다.”


전문가 해설: 낯선 금융용어 풀이

T-note는 만기 2년 이상 10년 이하의 미국 국채를 통칭하며, ‘노트’라고도 불린다. Bid-to-cover ratio는 국채 입찰에서 실제 응찰 규모(입찰액)를 발행액으로 나눈 값으로, 1보다 높을수록 수요가 양호함을 뜻한다.

또한 옵션 만기는 파생상품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을 의미하는데, 대규모 만기 도래 시 ‘포지션 청산’이 집중돼 기초자산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결론 및 전망

견조한 경기·물가 지표는 미 국채 금리를 추가로 밀어올리는 촉매가 되고 있으며, 이는 주식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단기적으로는 정부 셧다운 가능성과 Fed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증시 변동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 기업 가운데 22%가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고, EPS(주당순이익)는 6.9% 증가가 예상돼 기업 실적 모멘텀이 방어막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투자전략 측면에서 금리민감 성장주 비중을 조절하고, 실적 가시성이 높은 섹터로 이동하는 방어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