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금리 상승에 힘입어 달러 반등

달러 인덱스(DXY)가 5일(현지시각) 장중 0.16% 오르며 사흘 만에 반등했다. 지난주 금요일과 월요일 연속 하락 이후 나타난 공매도 환매(쇼트 커버링) 흐름과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달러 강세의 주된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날 공개된 6월 미국 무역수지 적자 축소 소식도 달러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2025년 8월 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는 장 초반 0.3%까지 상승했으나, 7월 ISM 비제조업(서비스) 지수가 예상 밖으로 둔화된 직후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직전 거래일 저녁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노동시장 냉각과 관세발(發) 물가 압력 부재를 감안할 때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발언한 것도 달러 강세 폭을 제한했다.

달러지수 차트

그러나 6월 미국 무역수지 적자는 602억 달러로 전월 717억 달러에서 크게 축소되며 1.7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 달러에 우호적인 펀더멘털을 제공했다. 10년 만기 미 재무부 채권(이하 T-노트) 수익률이 동반 상승하면서 금리 차 확대로 인한 달러 강세 논리가 강화된 점도 눈에 띈다.

반면, 연준의 정책 신뢰도에 대한 의문은 달러 수요를 누르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가 전격 사임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다 완화적인 성향의 인물을 지명할 경우 제롬 파월 의장의 정책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여기에 뉴욕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유동성 피난처로서 달러의 매력도는 다소 희석됐다.

세부 지표1)미국
• 6월 무역수지: ‑602억 달러(시장 예상 ‑610억 달러)
• 7월 ISM 서비스업 PMI: 50.1(전월 대비 ‑0.7p, 예상 51.5)
• 7월 ISM 서비스업 물가지불지수: 69.9(+2.4p, 2.75년 만에 최고)

연방기금선물(FF) 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0.25%p) 금리 인하 가능성을 92%로, 10월 28‧29일 회의에서는 63%로 반영하고 있다.


유로·엔 시세 동향

유로/달러(EUR/USD)는 0.27% 하락하며 유로 약세가 두드러졌다. 달러 강세 외에도 유로존 7월 S&P 서비스·제조업 합성 PMI가 50.9로 하향 수정된 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유럽 경기 회복을 제약할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스와프 시장은 9월 11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을 13%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달러/엔(USD/JPY)은 0.37% 상승(엔 약세)했다. 6월 16‧17일 BOJ(일본은행) 의사록 공개 결과, 위원들이 양적완화(QE) 축소 속도를 지나치게 높일 경우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JGB(일국채) 10년물 금리가 4주 만에 1.465%까지 하락, 금리 차 축소로 엔화 매력이 줄었다. 일본 7월 S&P 합성 PMI는 51.6으로 상향 조정돼 경기 확장세가 이어졌다.


귀금속 시장

금 선물 차트

12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3.80달러(0.11%) 오른 1,831.30달러, 9월물 은 0.94% 상승했다. 메리 데일리 총재의 비둘기파적 발언, ISM 서비스 물가지수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 그리고 우크라이나·중동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안전자산 수요를 견인했다. 다만 이날 달러 강세와 미 국채 금리 상승이 귀금속 상승폭을 제한하며 박스권 흐름이 이어졌다.


용어 설명

DXY: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산출한 지수.
T-노트: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만기 2‧5‧10년 중기 국채.
ISM: 미국 공급관리협회가 발표하는 경기 지표로, 50 이상이면 확장, 50 미만이면 위축을 의미.
쇼트 커버링: 공매도 투자자가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해 해당 자산을 다시 매입하면서 가격이 일시 급등하는 현상.
비둘기파: 통화정책 완화를 선호하는 입장을 가리키는 금융시장 용어.


전문가 시각

최근 미 노동지표 둔화와 서비스업 모멘텀 약화는 연준이 연내 조기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동시에 6월 무역적자 급감은 달러에 양면적 영향을 준다. 경상수지 개선→달러 강세 논리가 살아나는 반면, 글로벌 교역 둔화가 수입 감소의 주된 원인이라면 위험자산 선호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일본 지표 부진이 상대 통화 약세를 유도한다면 달러 인덱스는 단기적으로 104선 회복을 노릴 수 있다.

다만, 연준 인사 교체 가능성과 정치적 변수는 달러 상승 탄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는 정책 불확실성을 주시해야 한다. 동시에 금·은 등 실물자산은 인플레이션·지정학 리스크 헤지 수단으로 매력도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1)자료: ISM, 미 상무부 국제무역국, CME FedWatch, S&P Global, BO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