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금리 상승에 달러 강세…연준 매파 발언이 지지

【뉴욕 외환시장】 18일(현지시간) 달러화가 미국 국채 수익률(채권 금리) 상승과 함께 강세를 보였다. 달러를 주요 6개 통화와 비교해 산출하는 DXY 달러지수는 전장 대비 0.50% 오른 상태다.

2025년 9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하 KC 연은)의 제프 슈미드 총재가 “금리를 인하하기 전 더 많은 경제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 금리와 달러를 동시에 끌어올린 배경이다.

슈미드 총재의 발언은 연준(Fed)이 섣불리 완화 기조로 전환할 경우 수요가 다시 과열될 수 있다는 경계감을 드러냈다. 전통적으로 채권 금리가 오르면 달러화로 자금이 유입되기 때문에 환율도 함께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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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노동지표: 실업수당 청구·PMI·주택 거래

같은 날 발표된 주간 고용 지표는 노동시장 강세를 재확인시켰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4,000건 늘어난 23만 2,000건으로 시장 예상과 정확히 일치했다. 계속 실업수당 청구 역시 4,000건 증가한 186만 3,000건으로, 예측치(187만 건)를 밑돌아 고용시장의 견조함을 시사했다.

다만 공급 측 활력을 가늠하는 S&P 글로벌 8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보다 1.6포인트 하락한 48.0으로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경기 둔화 우려를 부각했다. PMI가 50을 밑돌면 제조업이 위축 국면에 진입했음을 뜻한다.

주택 시장에서는 7월 기존주택 판매가 전월 대비 1.3% 증가한 395만 건(연율 기준)을 나타냈다. 예상치 394만 건을 소폭 상회했으나 여전히 역사적 평균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연준 인사들의 엇갈린 목소리

동시에 복수의 연준 지역 총재들이 각기 다른 통화정책 전망을 내놨다.

주목

“데이터가 예상대로 나오면 9월 금리 인하에 동의할 준비가 돼 있다. 느리고 체계적인 인하가 바람직하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보스턴 연은의 수전 콜린 총재도 “조만간 점진적이고 체계적인 속도의 인하가 적절하다”고 밝히며 완화적(비둘기파) 시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슈미드 총재의 매파 기조가 달러 강세를 주도했다.

금리선물 시장은 9월 17~18일 FOMC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으며, 50bp 인하 가능성은 29%로 집계됐다.


유로존: 임금·소비심리 둔화에 유로 약세

같은 기간 EUR/USD 환율은 0.46%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발표한 2분기 협상임금(negotiated wage)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3.6%로 1분기(4.7%)보다 둔화돼 통화 긴축 강도를 낮출 근거가 생겼다.

또한 8월 유로존 소비자신뢰지수는 -13.4로 전월 대비 0.4포인트 떨어지며 예상치(-12.6)보다 부진했다. 소비자신뢰 악화는 향후 소비 둔화를 예고하므로, 유로화에 부정적이다.

ECB는 7월 의사록에서 “9월 회의가 정책 제약 수준을 재평가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라고 명시했다. 스와프시장은 9월 12일 ECB 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을 98%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엔화: 일본 증시 급등과 미 금리 상승에 약세

USD/JPY는 0.90% 상승(엔화 약세)을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3주 만의 최고치로 치솟으며 안전자산 수요가 약화됐고, 미 국채 금리 상승이 엔화를 추가 압박했다.

그럼에도 같은 날 발표된 8월 일본 Jibun Bank 제조업 PMI가 0.4포인트 오른 49.5, 서비스 PMI가 0.3포인트 상승한 54.0(4개월 만 최고)으로 집계돼 일본 경제의 서비스 부문 견고함을 확인했다.

시장 베팅은 9월 20일 BOJ 회의에서 금리 10bp 인상 가능성을 0%, 10월 30~31일 회의에서는 11%로 반영 중이다.


귀금속: 달러 강세·채권 금리 상승 직격탄

국제 금·은 선물 가격은 각각 1.40%, 1.46% 하락했다. 달러 강세와 글로벌 채권 금리 상승이 무이자 자산인 귀금속의 기회비용을 높인 결과다.

슈미드 총재의 매파 발언이 금을 압박한 반면, 콜린 총재의 비둘기파 언급과 중동 긴장 고조(이란-이스라엘 불확실성)는 안전자산 수요를 일부 지지했다. 그러나 전반적 흐름은 금리·달러 방향에 좌우돼 약세가 우세했다.


용어 해설

  • DXY 달러지수: 달러를 유로·엔·파운드·캐나다달러·스웨덴크로나·스위스프랑 등 6개 통화와 비교해 산출한 지수로 달러화의 전반적 가치를 가늠하는 잣대다.
  • PMI(구매관리자지수):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에게 설문해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위축을 의미한다.
  • bp(basis point): 1bp는 0.01%포인트로, 금리 변동 폭을 세밀하게 표기할 때 사용한다.

기자 관전평

연준 내부 인사들의 온도차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 탄탄·물가 완화라는 두 변수는 향후 정책 경로의 핵심이다. 데이터가 예상보다 강하게 유지된다면 시장이 기대하는 빠른 속도의 완화는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제조업과 소비심리의 둔화가 지속되면 25bp 이상의 대폭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전히 경제 지표가 방향키라는 점이 이번 기사에서 재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