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지수는 8일(현지시간) -0.08% 하락한 채 마감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1% 떨어졌다. 반면 나스닥 100 지수는 +0.32% 오르며 대형 기술주의 상대적 강세를 반영했다.
2025년 8월 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는 장 초반 기술주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으나 장기 국채 금리 상승과 일부 대형 종목의 급락이 겹치며 혼조로 마감했다. 특히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일 대비 2bp 상승한 4.24%를 기록해 주가에 부담을 줬다.
주요 지수 선물도 엇갈렸다. 9월물 E-mini S&P 선물은 -0.04% 하락한 반면, 9월물 E-mini Nasdaq 선물은 +0.38% 올랐다. 이는 기술 섹터가 관세 완화 기대를 선반영한 결과다.
■ 관세 완화 기대 vs. 관세 부담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반도체 수입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생산 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거나 구축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제출하는 기업에는 면제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AMD·ASML·Lam Research 등 주요 반도체주가 2~5%대 상승했다. 그러나 반도체가 사용된 완제품에는 별도의 세금이 부과될 예정이며, 인도·캐나다 등 다른 국가에도 관세 인상이 예고돼 있어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인도산 수입품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하고, 글로벌 최소 관세 10% 및 미국과의 무역흑자국에 대해 15% 이상의 가중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해당 조치가 모두 시행될 경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2024년 2.3%에서 2025년 15.2%로 급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지정학적 위험 완화
러시아 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정상회담을 ‘수일 내’ 개최한다고 공식 확인하면서 시장 심리가 일시적으로 개선됐다.
■ 국채 입찰 부진, 금리 상승 유발
미 재무부가 진행한 300억 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국채 입찰은 bid-to-cover(응찰倍率) 2.27을 기록해 최근 10회 평균치(2.43)보다 저조했다. ‘bid-to-cover’는 입찰 수요 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숫자가 클수록 투자자 관심이 높음을 뜻한다. 수요 부진은 곧바로 국채 가격 하락과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주식시장에 부담을 가중시켰다.
■ 연준 인사 발언 및 금리 인하 기대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메리 데일리 총재는 “노동시장이 완화되고 있어 추가 둔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향후 수개월 내 통화정책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애틀랜타 연은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올해 25bp 단 한 차례 인하가 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시장은 9월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91%로 반영하며 지난주 40%에서 크게 높였다.
■ 고용·생산성 지표
주간 실업수당 신규 청구 건수는 226,000건으로 예상치(222,000건)를 상회했고, 계속 청구는 197만4,000건으로 3년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2분기 비농업 생산성은 전기 대비 2.4% 증가해 예상치(2.0%)를 웃돌았고, 단위노동비용은 1.6% 상승해 시장 기대(1.5%)를 소폭 상회했다.
한편 6월 소비자 신용은 73억7,100만 달러 증가했다(예상 75억 달러). 중국의 7월 수출은 전년 대비 7.2% 증가(예상 5.6%), 수입은 4.1% 증가(예상 –1.0%)해 글로벌 성장 전망을 일정 부분 지지했다.
■ 실적 변동성 확대
사이버보안 업체 Fortinet은 연간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22% 폭락, 관련 섹터에 압박을 가했다. 제약사 Eli Lilly도 체중 감량 신약 임상 결과가 기대치를 밑돌며 -14% 급락했다.
반면, 커피 체인 Dutch Bros(+22%), 에너지 음료 Celsius Holdings(+17%), 외국어 교육 플랫폼 Duolingo(+13%) 등은 시장 기대를 상회한 매출로 급등했다. AppLovin, Insulet, Zimmer Biomet 역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 해외 증시 및 채권 시장
유럽 Euro Stoxx 50 지수는 +1.31% 상승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개월 최고치로 올랐다(+0.16%). 일본 니케이225도 1.5주 만에 고점을 경신하며 +0.65% 올랐다. 독일 6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9% 감소했으나, 수출(+0.8%)·수입(+4.2%)은 예상치를 웃돌았다.
영국 영란은행(BOE)은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한 4.00%로 발표했으며,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추가 완화는 점진적·신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독일 국채(분트) 10년물 금리는 –2bp 하락, 영국 길트 10년물은 +2.1bp 상승으로 마감했다.
■ 용어 해설
‘bid-to-cover ratio’는 국채 입찰에서 경쟁 입찰액을 발행액으로 나눈 값으로, 2 이상이면 수요가 양호한 편으로 해석된다. 수치가 낮아지면 투자수요가 둔화됐다는 뜻이며 채권 가격 하락·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시장 전망 및 전문가 진단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 2분기 실적은 현재까지 +9.1% 증가해 시즌 전 전망치인 +2.8%를 크게 웃돌았다. 79%의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83%가 이익 전망을 상회했다. 이는 이익 모멘텀이 여전히 견조함을 시사하지만, 무역 갈등 격화와 금리 변동성 확대가 하반기 밸류에이션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시장 관측통은 “관세 이슈가 장기화될 경우 공급망 재편과 비용 전가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며 “특히 기술·제약·소비재 업종은 관세 구조 변화에 민감해 종목별 차별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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