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수익률 상승·관세 뉴스 속 뉴욕 증시 혼조 마감

뉴욕 증시가 8일(현지시간) 상승과 하락을 오가는 변동성 장세 끝에 혼조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08% 하락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1% 내렸다. 반면 나스닥 100 지수는 0.32% 상승하며 차별화된 흐름을 보였다. 같은 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0.04% 하락,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38%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2025년 8월 8일, 나스닥닷컴·바차트가 전한 바에 따르면 시장은 ▲상승한 미 국채수익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00% 반도체 수입 관세 계획 ▲유럽·중국 경제 지표 ▲기업 실적 변수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소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저녁 “미국 내 생산 설비를 증설한다는 구체적 계획을 제출할 경우 관세 전면 면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기술주 전반에 단기적인 모멘텀을 제공했다. 여기에 러시아 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정상회담을 “수일 내” 개최한다고 확인하면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도 소폭 완화됐다.


◆ 관세·실적 쇼크가 지수 하방 압력

그러나 장중엔 개별 기업 리스크가 부각됐다. 사이버보안 업체 포티넷은 연간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22% 넘게 급락, 동종업체 주가를 끌어내렸다. 제약사 일라이 릴리 역시 신형 체중 감량제 임상 결과가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소식에 14% 급락했다.

“관세 영향이 물가에 장기간 잔존할 수 있다.” —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같은 날 재무부가 실시한 300억 달러 규모 30년 만기 국채 입찰이 저조한 응찰률(2.27)을 기록하면서 10년물 금리는 4.24%로 2bp 상승했다. ※참고 Bid-to-cover ratio란 ‘응찰액/발행액’ 비율로 투자수요를 가늠하는 지표다.


◆ 연준 인하 기대감과 혼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6,000건으로 시장 예상(222,000건)을 상회했고, 계속 청구 건수도 197만4000건으로 3년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노동시장 냉각 신호가 뚜렷해지자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은 9월 FOMC에서 91% 확률로 25bp 인하를 반영했다. 반면 보스틱 총재는 “올해 단 한 차례(25bp) 인하”를 예상, 매파적 시각을 고수했다.

생산성 측면에서 2분기 비농업 생산성은 전년 대비 2.4% 상승해 예상을 웃돌았고, 단위노동비용은 1.6% 올라 인플레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 글로벌 지표·정책 동향

중국 7월 수출은 전년 대비 7.2% 증가해 예상(5.6%)을 상회했으며, 수입도 4.1% 늘어 1년 만에 최대폭 증가를 기록했다. 독일 6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9% 감소해 11개월 만의 최악이었으나, 같은 달 수출·수입은 모두 예상치를 웃도는 플러스 성장세를 나타냈다.

영란은행(BOE)은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해 4.00%로 조정했다.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추가 인하는 신중하고 서서히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12%로 반영 중이다.


◆ 업종·종목별 주요 흐름

반도체주트럼프 관세 면제 조건에 힘입어 AMD(+5%), ASML·램리서치(+3% 이상), 마이크론·KLA·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2% 이상) 등이 일제히 상승했다.

실적 호조로 득을 본 종목도 있었다. 더치브로스(+22%), 셀시어스 홀딩스(+17%), 듀오링고(+13%), 앱러빈(+11%), 인슐렛(+9%), 지머 바이오메트·APA코퍼레이션(+7%)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포티넷(-22%), 크록스(-29%), 일라이 릴리(-14%), 에어비앤비(-8%) 등은 가이던스 하향 또는 경쟁 심화 우려로 급락했다.


◆ E-미니·T-노트, 이것만은 알아두자

E-미니 선물은 S&P 500·나스닥 등 주요 지수를 소액으로 거래할 수 있는 CME 파생상품이다.
T-노트는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2~10년 만기 중기 국채로, 글로벌 금리 지표 역할을 한다.
Bid-to-cover ratio가 낮으면 수요가 약하다는 뜻으로, 채권 가격 하락·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 기자의 시각

국채수익률 반등은 연준의 ‘조기 인하’ 기대를 일정 부분 상쇄하지만, 주간 고용 지표처럼 경기 둔화 신호가 누적될 경우 결국 통화 완화 쪽으로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정책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투자자라면 단기 테마(관세 수혜주·리쇼어링 관련주)와 중장기 테마(실적 개선주·경기방어주)를 병행해 포트폴리오 분산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