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금리 하락·베센트 장관 ‘대규모 금리인하’ 발언에 뉴욕 3대 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 후 상승 마감

뉴욕 증시가 재차 사상 최고치 영역을 시험했다. 13일(현지시간) S&P500 지수나스닥100 지수는 장중 각각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쓴 뒤 일부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으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bp(0.05%포인트) 떨어진 데 힘입어 상승세를 지켰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 넘게 올랐다.

2025년 8월 1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은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현 기준금리는 지나치게 제약적이며 최소 150~175bp(1.50~1.75%포인트) 낮아져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데 주목했다. 그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0bp(0.50%포인트)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이를 시작으로 연속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이 전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는 4.25~4.50%이며, 실효금리는 4.33%다. 베센트 장관의 발언 직후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9월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100%로 반영했고, 50bp 인하 가능성도 7%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전날 96%·0%와 8월 1일 고용보고서 발표 전 40%·0%에 비해 확연히 완화적인(‘dovish’) 변화다.


1. 주요 지수·선물 지표 흐름

S&P500지수(종목코드: SPY)는 0.32% 오른 반면, 다우존스30지수(DIA)는 1.04% 급등했다. 나스닥100지수(QQQ)는 0.04% 소폭 상승에 그쳤다. 9월물 E-미니 S&P(ESU25)는 0.32% 상승, 9월물 E-미니 나스닥(NQU25)은 0.01% 하락했다.

베센트 발언과 10년물 국채금리 하락이 지수 상승의 직접적 동력으로 작용한 가운데, 전일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7%로 ‘대체로 무난’했다는 평가도 위험자산 선호를 키웠다. 다만 근원 CPI는 3.1%로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다는 점이 향후 물가 둔화 속도를 둘러싼 경계심을 자극했다.

2. 베이시스 포인트(bp)란?

bp는 ‘basis point’의 약자로 0.01%포인트를 의미한다. 가령 50bp 금리 인하는 0.50%포인트 인하를 뜻한다. 금융시장에선 미세한 금리 변동을 정밀하게 표현하기 위해 주로 bp 단위를 사용한다.1


3. 연준·경제지표 일정

연방기금선물 가격은 12월 말 기준 64bp 인하(3.69% 도달), 2026년 말에는 총 134bp 인하(2.99% 도달)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8월 16일 발표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2만5000건으로 전주 대비 1000건 감소가 예상된다. 같은 날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헤드라인·근원 모두 전월 대비 상승 폭 확대가 점쳐진다.

이번 주 최대 이벤트는 15일 알래스카에서 열릴 트럼프–푸틴 정상회담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탐색 회담”이라며 과도한 기대감을 차단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영토 양보 불가’ 원칙을 재확인해 단기간 돌파구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4. 관세·무역전선

트럼프 대통령은 대(對)중국 ‘관세 휴전’을 11월까지 90일 연장했다. 그러나 반도체 수입에 대해선 100% 관세 부과 방침을 공식화했으며, 인도를 겨냥해 25%→50% ‘더블 관세’를 발표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모든 조치가 실행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이 2024년 2.3%에서 15.2%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정했다.


5. 기업·섹터 동향

‘매그니피슨트 세븐’ 종목 중 애플과 아마존만이 1% 넘는 상승세로 장을 끝냈다.

아마존은 연말까지 즉시 식료품 배송 서비스를 1000개 도시에서 2300개 도시로 확장하겠다고 발표해 1.4% 상승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엔비디아 등은 약보합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시가총액 비중이 큰 유나이티드헬스(+3%↑), 나이키(+3%↑), 머크(+3%↑), 셔윈윌리엄스(+3%↑)의 강세로 S&P500·나스닥 대비 초강세를 시현했다.

반도체주 역시 금리 인하 기대감에 동반 강세를 보였다. AMD·NXP·온세미·얼라인 테크놀로지스는 나란히 3% 이상 올랐다.

가상자산 거래소 불리시(Bullish)는 전일 IPO(기업공개)에서 주당 37달러에 11억 달러를 조달한 뒤, 이날 주가가 68달러로 급등했다. 반면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CoreWeave)는 높은 자본 비용과 마진 축소 경고로 20% 넘게 폭락했다.

헤인즈브랜즈는 28% 급등한 전날 랠리에 이어 3.7% 추가 상승했다. 캐나다의 길단 액티브웨어가 22억 달러에 인수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길단 주가도 11.8% 반등했다.

파alo Alto Networks는 도이체방크의 ‘매수’ 상향 조정이, C3.ai는 오펜하이머의 ‘시장수익률’ 하향에도 10% 급등이 각각 나타났다.


6. 국채·글로벌 금리

9월물 미 10년물 T-노트 가격은 12틱 상승, 수익률은 4.237%로 5.2bp 하락했다. 10년 기대인플레이션(B/E 인플레이션)도 이틀 연속 하락해 2.378%를 기록했다.

유럽 국채 역시 동반 랠리했다. 독일 10년물 분트 수익률은 6.4bp 내린 2.680%, 영국 10년물 길트는 3.7bp 내린 4.589%에 마감했다. 유럽중앙은행(ECB) 9월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은 스왑시장에서 8%로 가격화됐다.


7. 실적 시즌 관전 포인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500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가 예상된다. 프리 시즌 당시 전망치 2.8%를 크게 웃돌며 4년 만에 최대 폭 성장이다. 이미 82%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고, 이 중 82%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8월 14일 예정 실적은 디어(Deere & Co), 암코어, 태피스트리, 어플라이드 인더스트리얼 테크놀로지, 버켄스탁, QXO,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샌디스크, 글로번트, NU홀딩스 등이다.


8. 기자의 시각 및 전망

베센트 장관의 ‘50bp 선제 인하’ 발언은 연준의 점진적·데이터 지향적 접근과는 다소 온도 차가 있다. 실제 50bp 카드를 꺼낼 경우, 2020년 3월 팬데믹 이후 첫 대폭 인하가 된다. 시장은 ‘골디락스’ 환경—디스인플레이션과 완만한 성장,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으나, 근원 인플레이션 3%대, 임금 상승률 3% 후반 등은 연준이 급격히 속도조절을 할 명분을 약화시킨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초고율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공급망 비용 상승→소비자 물가 자극의 역(逆)인플레이션 압력이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관세와 통화완화가 동시에 추진될 경우 달러 약세·수입물가 상승 등 정책 간 충돌도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향후 몇 달은 고용 둔화의 깊이·속도재화·서비스 인플레이션 재가속 여부가 금리 경로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 100bp=1%포인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