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가 네브래스카주 엘크 크리크(Elk Creek)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니오코프 디벨롭먼츠(NioCorp Developments)의 자회사 엘크 크리크 리소스(Elk Creek Resources)에 1,0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전략 핵심 광물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미국 정부의 장기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2025년 8월 5일, 로이터 통신 및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본 지원금은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 DPA)에 근거해 집행되며, 엔지니어링·시추·타당성 조사를 포함한 초기 인프라 구축에 사용될 예정이다.
로이터는 “이번 자금은 국내 스칸듐 채굴·정제·합금화 체계를 수립해 공군·우주군·해군 등 첨단 전력 플랫폼의 소재 국산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가 동향도 주목할 만하다. 보도 직후 나스닥에 상장된 NB 티커의 니오코프 주가는 프리마켓에서 4.8%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미국은 1969년 이후 스칸듐을 자국 내에서 채굴한 적이 없다. 세계 공급의 상당 부분은 중국·러시아·우크라이나에 집중돼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가 공급망 불안을 지속적으로 야기해 왔다.
이번 프로젝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5년까지 핵심 광물의 국내 생산 확대를 목표로 발령한 행정명령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당시 행정명령은 ‘해외 의존 축소’와 ‘산업·안보 역량 강화’를 핵심 기조로 삼았다.
유사 사례로는 올해 7월 초, MP Materials가 미 정부와 다년간에 걸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희토류 자석 공급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는 무기·전기차·전자제품 생산에 필요한 희토류 공급망을 중국으로부터 탈피하려는 실질적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스칸듐은 경량·고강도 알루미늄 합금의 필수 첨가제로 꼽힌다. 해당 합금은 항공기 동체·극초음속 무기체계·신재생에너지 플랫폼 등에 활용되며, 자중 감소와 연료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차세대 전략 소재’로 불린다.
용어 해설
스칸듐(Scandium)은 원자번호 21의 희토성 금속으로, 자연계에 드물게 존재한다. 순도 높은 형태를 확보하기 어렵고 정제 공정 또한 복잡해, 가격이 타 금속 대비 상대적으로 높다. 이 때문에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여부가 제품 설계와 국가 안보 모두에 직결된다.
전문가 시각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투자는 소규모지만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1,000만 달러는 대규모 광산 개발 비용에 비하면 제한적이나, 국방부가 직접 자금을 투입했다는 점에서 향후 예산 확대 및 후속 입찰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또한 네브래스카 프로젝트가 국내 최초의 상업적 스칸듐 광산으로 자리 잡을 경우, 미국 내 항공·우주·방산 기업들이 ‘원재료-합금-완제품’의 수직계열화를 달성할 기반이 마련된다.
다만, 스칸듐 가격 변동성·광석 품위(grade)·환경 규제 등 현실적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구축에는 정치·경제·기술 3박자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이번 지원은 ‘중국 의존 탈피’라는 거시적 목표와, 첨단 방산 산업의 체질 개선이라는 미시적 목표를 동시에 겨냥한다. 미국 정부가 광물 공급망을 안보 프레임으로 재편하고 있다는 사실은, 향후 리튬·니켈·희토류 등 다른 핵심 자원으로도 정책적 관심이 확장될 가능성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