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통부(U.S. Department of Transportation·USDOT)가 항공사들의 소비자보호 규정 위반에 대해 부과하는 민사 벌금(civil fines)을 강조하지 않고 경감하는 방향의 지침 개정을 제안했다.
2026년 1월 7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교통부 산하 항공소비자보호실(Office of Aviation Consumer Protection)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발령한 행정명령을 인용하면서, 향후 집행 초점은 “법률 준수 보장”에 두고 위반을 적발해 처벌하는 것보다 규정 준수 유도에 더 무게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집행은 시민의 민권과 소비자 보호 규정의 준수를 보장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며, 위반을 찾아 처벌하는 데만 주력하지 않겠다.”
교통부는 위반이 확인된 경우 즉각적인 강제처분이나 높은 벌금을 먼저 추진하기보다 경고 서한(warning letter)을 발송해 규제 대상 기관이 자발적으로 준수하도록 돕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제안된 지침에서는 “민사 벌금은 위반의 중대성 및 영향과 비교해 합리적이고 비례적이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정부의 이번 제안은 2023년 당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지침을 사실상 폐기하려는 성격을 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3년 지침을 통해 항공사의 소비자보호 규정 위반에 대해 집행 강화를 추진하고 보다 높은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그 이유로 향후 위반을 억제하고 위반을 단순한 “영업비용”으로 인식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교통부는 이번 제안 지침을 30일간의 의견수렴(public comment) 절차에 부쳐 일반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최종 지침 확정 전 추가 검토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무·정책적 배경 및 최근 조치
작년 말 교통부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항공사들에 부과된 일부 벌금을 뒤집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2024년 항공사의 장애인 승객 처리 문제와 관련해 합의한 건에 대해 American Airlines에 부과된 1,670만 달러(US$16.7 million)의 벌금을 면제했다. 이 건은 장애인 승객에 대한 지원 부족과 휠체어 취급 부실 등이 포함된 사안이었다.
또한 교통부는 같은 시기 Southwest Airlines에 남아 있던 1,100만 달러(US$11 million)의 잔여 벌금도 면제하기로 동의했다. 이 벌금은 2022년 12월 연말 대규모 운항 차질로 인해 200만 명 이상이 발이 묶인 사건과 관련해 총 1억 4,000만 달러(US$140 million)의 합의금 일부로 부과된 것이었다. 교통부는 사안 심사 시 Southwest가 운영 개선을 위해 10억 달러(>US$1 billion) 이상을 투자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통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바이든 행정부 당시 USDOT가 “정부 금고를 불리는 데 집중했고, 민간 여행자를 위한 것에는 부족했다”고 비판하면서도, “미국민 보호는 최우선 과제이며 광범위하고 중대한 또는 고의적 위반에 대해서는 적절히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교통부는 2025년 11월에 바이든 행정부가 제안했던 일부 규정도 철회했다. 해당 제안은 항공사가 미국 내 운항 중단에 책임이 있을 때 승객에게 현금 보상을 지급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으나, 이번 행정 변경으로 해당 요구를 철회하기로 했다.
용어 설명
민사 벌금(civil fines): 행정법 또는 소비자보호 규정을 위반했을 때 정부가 부과하는 금전적 제재를 의미한다. 형사처벌(criminal penalties)과는 달리 벌금은 행정적·민사적 절차를 통해 부과되는 것이며, 기업의 규정 준수를 유도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경고 서한(warning letter): 규제 기관이 위반 소지가 있거나 규정 미준수로 판단되는 경우 우선적으로 발송하는 문서로, 위반 사실을 통지하고 개선을 요구하며 자발적 시정을 유도하는 목적이 있다. 이는 즉각적인 벌금 부과 전의 완화적 조치로 활용된다.
정책적·시장적 영향 분석
이번 지침 변경 제안은 규제 방향의 전환을 의미한다. 규제 당국이 벌금보다 자율적 개선과 경고를 우선시할 경우, 항공사는 단기적으로 법적·재정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이는 항공사들의 현금흐름 개선과 단기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벌금이 대규모로 부과될 때 발생하는 일회성 비용을 줄여 재무제표 상의 변동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벌금의 억제력(deterrent effect)이 약해질 경우 항공사의 규정 준수 인센티브가 약화될 위험이 있다. 규제에 따른 실효성을 유지하려면 경고·교육·감독 등 대체적 집행수단의 실효성을 높이는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경고 후 시정 불이행 시 가중된 제재나 공시 제도의 강화 등 추가 메커니즘을 통해 규정 위반을 억제해야 한다.
금융시장 관점에서 보면, 벌금 완화는 항공사 주가에 단기적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소비자 신뢰와 브랜드 가치 훼손에 따른 매출 영향, 그리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운영 투자(예: 인력·시스템 개선) 필요성은 변함이 없다. 특히 Southwest 사례처럼 대규모 서비스 붕괴는 소비자 이탈과 규제·소송 리스크로 이어지므로, 기업의 평판 리스크 관리는 여전히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이번 제안은 규제 집행 방식의 철학적 전환을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최종 지침 확정 과정에서 공청회·의견 수렴 결과와 함께 집행 세부 방안이 어떻게 설계되는지가 항공업계의 규범·재무·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