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교통부, 바이든 시대의 대형 화물 픽업·밴 연비 규제 되돌리기 추진

미국 교통부가 전임 행정부가 도입한 대형 화물 픽업 및 밴의 연비 규제를 철회하거나 완화하는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조치는 전임 대통령 조 바이든 행정부가 2024년에 확정한 강력한 차량 연비 기준을 되돌리는 최근의 노력 중 하나다.

2026년 1월 30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은 금요일 자동차업체들에 보낸 서한에서 해당 규정이 비현실적이며 재설정이 필요하다고 통보했다. NHTSA는 전행정부가 대형 차량에 대한 규정 불이행 시 부과할 민사 벌금(civil penalties)을 부과할 법적 권한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2024년 바이든 행정부는 모델 연도 2030~2032년에는 연간 10%씩, 2033~2035년에는 연간 8%씩 대형 픽업트럭과 밴의 연비 향상을 요구하는 규칙을 확정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규제가 2035년 모델 연도에 차량 군 전체 평균 약 35마일/갤런(약 14.9 km/L)에 도달하게 하여 대형 픽업과 밴 소유주가 차량 수명 동안 연료비를 약 700달러 이상 절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현실적인 기준은 이러한 상업용 차량을 사용하는 미국 소비자와 사업주들에게 피해를 준다.”

이는 NHTSA 책임자 조나단 모리슨(Jonathan Morrison)의 발언이다. 같은 맥락에서 자동차업계를 대변하는 미국 트럭협회(American Trucking Associations)는 2024년에 2030년 규정이 “현존하는 무공해(제로배출) 기술의 상태, 충전 인프라 부족, 전력망 제약을 고려할 때 전혀 달성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환경보호국(EPA)도 바이든 행정부 시절 동일한 내용의 병행 규칙을 발표했으나, NHTSA는 이후 재검토를 통해 해당 기준의 실효성과 법적 근거를 문제 삼았다. NHTSA는 이번 제안 규정이 자동차 제조사들의 초기 차량 비용을 평균 약 930달러 절감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반면, 2050년까지 연료 소비를 약 1천억 갤런 증가시키고 미국인들이 추가로 최대 1,850억 달러를 연료비로 부담하게 하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5% 증가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변화의 맥락

지난달 NHTSA는 승용차와 경트럭(라이트 듀티) 연비 기준도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해당 제안은 2022년에 제시된 연비 기준을 하향 조정한 뒤 2031년까지 연간 0.25%에서 0.5% 사이로 상향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참고로 2022년 바이든 행정부 시기에는 NHTSA가 2024~2025년 모델 연도에 대해 연간 8%의 연비 향상을, 2026년 모델 연도에 대해서는 10% 향상을 요구한 바 있다.

법적·행정적 배경

지난해(2025년)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가 서명한 법안은 자동차 제조사들에 대한 연비 벌금을 폐지했다. NHTSA는 이로 인해 제조사들이 2022년 모델 연도부터 벌금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며 실행 가능한 벌금 부과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 NHTSA는 또한 이번 새로운 규정을 신속히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용어 설명

NHTSA(미국 도로교통안전국)는 차량 안전과 연비 규제, 교통 관련 법 집행을 담당하는 연방 기관이다. EPA(환경보호국)는 대기오염과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관여하며 차량 배출 기준을 제정한다. 본 기사에서 말하는 연비 기준(fuel economy standards)은 제조사들이 생산하는 차량의 평균 연료 소비 효율을 일정한 비율로 향상시키도록 요구하는 규제다. 이러한 규제는 제조사 규제 준수 여부에 따라 벌금·인센티브 등 경제적 조치를 수반할 수 있다.

정책 변화의 경제적·시장적 영향 분석

이번 규제 완화·재설정 제안은 여러 측면에서 파급 효과를 가진다. 제조사 관점에서는 초기 차량 개발·생산 비용 부담이 줄어들어 단기적으로는 차량 판매 가격의 상승 압력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NHTSA가 제시한 평균 930달러의 초기 비용 절감은 제조사들의 전기차 또는 고효율 파워트레인 개발에 투입되던 비용의 일부를 회수하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비용 절감은 소비자의 장기 연료비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NHTSA 자체 추정대로라면 2050년까지 연료 소비가 약 1천억 갤런 늘어나고, 그로 인한 추가 연료비는 최대 1,85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

연료·에너지 시장 영향으로는 연료 수요 증가가 단기적으로 정유·원유 수요를 확대해 유가에 상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소비자 연료비 증가로 이어지며, 운송비 상승은 화물 운송비용 전반에 영향을 미쳐 물류비·상품 가격 인상으로 전이될 수 있다. 동시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약 5% 증가 전망은 탄소배출 규제나 탄소 가격제를 채택한 지역에서는 추가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인프라·기술적 제약 측면에서 미국 트럭협회의 지적처럼 대형 상용차의 제로배출 전환은 현재 충전 인프라, 전력망 용량, 무공해 기술 발전 수준 등 여러 제약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규제 목표의 실현 가능성을 제고하려면 충전소 확충, 전력망 보강, 배터리 기술 개선을 병행하는 정책과 민관 투자계획이 필수적이다.

결론 및 향후 전망

미 교통부(NHTSA)의 이번 제안은 연비 규제를 둘러싼 행정·법적 해석과 산업 현실 사이의 균형을 다시 맞추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단기적으로는 제조사 비용 부담 완화와 차량 가격 안정화 효과가 예상되지만, 장기적인 연료비 부담 증가와 탄소 배출 확대라는 역효과가 뒤따를 수 있다. 향후 최종 규정 확정 과정에서 법적 쟁점, 산업계 의견, 친환경 인프라 투자 계획, 연료·탄소 시장의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주요 사실 요약: NHTSA는 2024년 확정된 대형 픽업·밴 연비 규정을 재설정할 계획이며, 바이든 행정부가 제시한 2030~2035년의 연간 연비 향상 목표(10%·8%)를 문제삼았다. NHTSA의 추정치는 제조사 초기 비용을 줄이는 대신 2050년까지 연료 소비와 비용, 이산화탄소 배출을 증가시킬 것임을 시사한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제정된 법안으로 연비 벌금 체계가 종료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