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위험 선호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이 2021년 이후 가장 활기를 띠고 있다. 스웨덴 핀테크 Klarna와 윙클보스 형제가 설립한 암호화폐 거래소 Gemini가 이번 주 뉴욕 증시에 상장 대열에 합류하며, 다음 주에는 티켓 재판매 업체 StubHub가 뒤를 이을 전망이다.
2025년 9월 1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고성장 주도주의 화려한 첫날 상승세가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결과, 잠재적 발행사들이 다시금 시장 수요를 시험하고 있다. 연초 관세 불확실성으로 지연됐던 IPO 회복세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첫날 ‘따상’을 연상케 한 주역들로는 Figma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Circle이 대표적이다. Figma는 상장 직후 공모가 대비 최대 333%, Circle은 864% 급등하며 ‘차세대 승자’로 낙점받았다. 이러한 기록은 투자자들이 미래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기꺼이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1. 신규상장 주요 ETF vs S&P 500
신규상장 대형주를 추종하는 ETF는 지난해 대비 S&P 500을 상회하는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는 공모주 투자 열기가 지수 상승의 주요 동력임을 시사한다.
2. 세부 종목별 ‘Hot or Not’ 리스트
아래는 최근 몇 년간 가장 주목받았던 상장 종목들의 공모가 대비 성과다.*주: 별도 명시 없으면 개장가 기준 수익률
BULLISH(강세) 섹션
Coindesk 모회사는 공모가 상단을 초과해 11억1,000만 달러를 조달했고, 첫 거래에서 공모가의 두 배 이상으로 출발했다가 현재 40% 하락했다.
Firefly Aerospace는 8억6,830만 달러를 모집해 나스닥 상장 첫날 56% 급등했으나 이후 개장가 대비 36% 하락했다.
Figma는 12억2,000만 달러를 모아 250% 급등 마감했으나 이후 개장가 대비 37% 조정, 여전히 공모가 대비 61% 상승 구간에 있다.
Chime은 8억6,4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첫날 59% 상승했으나 현재 공모가 대비 10% 하회한다.
Circle Internet은 10억5,000만 달러를 모집해 1일차에 168% 상승했고, 현재는 공모가 대비 281% 상승 폭을 유지하고 있다.
eToro는 6억2,000만 달러를 모으고 34% 상승 출발했으나 이후 35% 하락했다.
CoreWeave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섹터 강세를 반영하며 두 배 이상 상승, 엔비디아 투자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Venture Global LNG는 17억5,000만 달러를 조달했으나 목표 평가액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고, 첫날 4% 하락 후 주가가 다시 절반으로 떨어졌다.
SailPoint는 13억8,000만 달러를 모아 공모가와 동일하게 출발해 현재 10% 약세다.
Arm Holdings는 48억7,000만 달러를 모집해 545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첫날 10% 상승 뒤 주가가 두 배 이상 뛰었다.
Instacart(Maplebear)는 6억6,000만 달러를 조달, 첫날 40% ‘점프’ 후 8% 추가 상승했다.
Viking Holdings는 15억4,000만 달러를 모집, 개장가 9% 상승 후 주가가 두 배로 뛰었다.
StandardAero는 14억4,000만 달러를 모아 상단 초과 발행, 첫날 29% 상승했으나 이후 14% 하락했다.
Lineage는 44억5,000만 달러를 조달했고 5% 상승 출발했으나 이후 개장가 대비 49% 하락했다.
Reddit는 7억4,800만 달러를 조달, 첫날 38% 급등 후 주가가 다섯 배 이상 상승했다.
Birkenstock은 14억8,000만 달러를 모아 목표치보다 다소 낮은 93억 달러에 상장, 첫날 11% 하락했으나 이후 15.5% 반등했다.
3. 개념 설명: 알아두면 좋은 용어
IPO(Initial Public Offering)는 기업이 최초로 일반 투자자에게 주식을 공개 매각하는 절차다. 공모가는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확정하며, 개장가는 첫 거래 체결 가격으로 보통 시장 심리를 반영한다.
ETF(Exchange-Traded Fund)는 특정 지수·자산군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다. 신규상장 ETF는 보통 공모주를 담아 고변동성을 띤다.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은 달러 등 법정통화 가치와 1:1 연동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다. Circle의 USDC가 대표 사례다.
Fully Diluted Basis란 전환사채·스톡옵션 등 잠재적 주식까지 모두 고려한 총 발행주식 수를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4. 기자 해설 및 전망
올해 들어 연준(Fed) 통화정책이 ‘높은 금리 장기화’ 시나리오에서 점진적 완화로 선회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며 성장주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핀테크, 암호화폐 등 미래산업 테마가 강세를 주도하고 있어, 향후 상장을 준비 중인 Databricks, Stripe 등 민간 유니콘의 몸값이 다시 한 번 고공비행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상장 직후 고평가 부담과 락업(의무보유) 해제에 따른 공급 물량 증가 리스크가 상존한다. Firefly나 Lineage 사례처럼 첫날 이후 급락하는 ‘지속 가능성’ 이슈가 반복될 경우, 투자자들의 선별적 접근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요약하면, 최근 IPO 시장은 ‘희비쌍곡선’을 그리고 있다. 승자 독식 흐름 속에서 단기 차익 추구보다는 기업 펀더멘털과 산업 구조적 모멘텀을 함께 살피는 전략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