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 견조 신호에 달러 급등, 2주 만에 최고치

달러지수(DXY)가 목요일 2주 만에 최고치로 올라서며 전일 대비 0.29% 상승 마감했다. 달러는 이날 발표된 미국 4월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과 같은 수준을 기록하며 미국 경제가 견조하다는 신호를 보낸 데 힘입어 지지를 받았다. 또한 로이터통신이 미·중 양국이 각국에서 약 300억 달러 규모의 상품을 골라 관세를 완화할 수 있는 잠재적 틀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무역 협상 진전 기대도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 여기에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제프 슈미드 총재가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탄탄하다고 언급한 점도 달러 상승에 힘을 보탰다.

미국 경제지표와 연준 인사 발언도 이날 외환시장의 흐름을 좌우했다.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1만2,000건 증가한 21만1,000건으로 집계돼, 시장이 예상한 20만5,000건보다 다소 부진한 노동시장 상황을 보여줬다. 다만 미국 4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5% 증가해 예상치에 부합했고,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0.7% 늘어나며 역시 전망과 일치했다. 또한 미국 4월 수입물가지수의 석유 제외 항목은 전월 대비 0.7% 올라 예상치인 0.5%를 웃돌았다. 캔자스시티 연은의 제프 슈미드 총재는 미국 경제의 기초 여건이 양호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가장 시급한 위험”

이라고 밝혔다. 스왑시장은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인 6월 16~17일에 기준금리 25bp(0.25%포인트) 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4%로 반영하고 있다. 여기서 스왑시장은 금리 인하·인상 기대를 가격에 반영하는 파생상품 시장을 뜻하며, 향후 통화정책 전망을 가늠하는 지표로 자주 활용된다.

유로화와 엔화도 달러 강세의 영향을 받았다. EUR/USD는 목요일 2주 만에 최저치로 내려가며 0.30% 하락했다. 강한 달러가 유로화를 압박했지만, 유럽중앙은행(ECB) 통치위원회 위원인 마르틴스 카작스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기대가 악화될 경우 ECB가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점은 유로화의 낙폭을 제한했다. 그는

“유가가 더 높아졌고, 이것이 점차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것을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악화되기 시작하면 ECB는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스왑시장은 다음 6월 1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ECB가 25bp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80%로 반영하고 있다. 유로화는 유럽 통화정책의 매파적 신호와 미국의 강한 경제지표 사이에서 방향을 조정하는 모습이다.

엔화는 안전자산 선호 약화와 일본은행(BOJ) 발언이 맞물리며 약세를 보였다. USD/JPY는 목요일 0.25% 상승했다. 엔화는 이날 달러 대비 2주 만에 최저치로 밀렸다. 닛케이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줄어든 것이 엔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일본은행 이사인 가즈유키 마스가 국채금리 상승과 매파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엔화 낙폭은 일부 제한됐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목요일 2.641%로 올라 2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시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T-노트 수익률)가 하락한 점은 엔화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마스 이사는

“통계 데이터가 경기 침체의 명확한 신호를 나타내지 않는다면,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시장은 다음 6월 16일 회의에서 BOJ가 25bp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76%로 반영하고 있다.

안전자산인 금과 은은 달러 강세와 위험선호 회복에 밀려 하락했다. 6월물 COMEX 금은 목요일 21.40달러 내린 0.45% 하락으로 마감했고, 7월물 COMEX 은4.040달러 급락하며 4.52% 하락 마감했다. 달러지수가 2주 만에 최고치로 오르며 귀금속 가격을 압박했고, S&P 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오르면서 안전자산 수요도 줄었다. 여기에 제프 슈미드 총재의 인플레이션 경계 발언, 카작스 위원의 금리 인상 시사, 마스 이사의 조기 금리 인상 필요 발언이 모두 귀금속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반면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중동 지역에서 긴장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는 금과 은에 일부 안전자산 수요를 제공했다. 은 가격은 또 수요일 구리가 사상 최고치로 오른 흐름의 영향을 받았다. 구리 가격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산 황 공급이 압박받으면서, 전 세계 구리 생산의 약 6분의 1을 처리하는 데 사용되는 황의 공급 차질이 일부 광산의 생산 전망을 위협한 데 힘입어 급등했다.

최근 귀금속 관련 펀드 청산은 가격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 ETF의 장기 보유 물량은 3월 31일 5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는데, 이는 2월 27일 3년 6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뒤 나타난 변화다. 은 ETF의 장기 보유 물량도 지난 화요일 9개월 만의 최저치로 내려왔다가, 12월 23일 3년 6개월 만의 최고치까지 올랐던 흐름을 되돌리고 있다. 다만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금값의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 지난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PBOC)의 준비자산 중 금 보유량은 4월에 26만 온스 늘어난 7,464만 트로이온스로 집계됐으며, 이는 1년 만의 최대 월간 증가이자 18개월 연속 금 보유 확대다. 트로이온스는 귀금속 거래에 사용되는 무게 단위로, 일반 온스보다 귀금속 시장에서 널리 활용된다. 이번 흐름은 달러 강세, 금리 정책 기대, 지정학적 긴장, 중앙은행 매입이 동시에 작용하는 가운데 귀금속 시장의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2026년 5월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번 장세는 미국 경제의 견조함이 다시 부각되면서 달러를 끌어올리고, 반대로 금과 은 같은 안전자산에는 압박을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미·중 협상 진전 기대와 주요 중앙은행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은 외환시장의 방향성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향후에는 미국 소매판매와 노동시장 지표, ECB와 BOJ의 금리 결정, 그리고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달러, 유로, 엔, 귀금속 가격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