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감량 의약품 가격 인하 합의, 접근성은 확대되지만 장기 복용 지속성은 과제로 남다
웨고비(Wegovy)와 제프바운드(Zepbound) 등 인기 비만·체중감량(GLP-1) 의약품의 가격을 낮추는 합의로 더 많은 미국인이 치료를 시작할 수 있게 됐지만, 장기 복용을 유지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미국 비만 전문의들이 말했다.
2025년 11월 7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영국 런던/미국 로스앤젤레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목요일 노보 노디스크가 웨고비의 월 가격을 $350로 낮추겠다고 발표했고, 일라이 릴리는 제프바운드의 가장 낮은 시작 용량의 월 비용을 약 $300로 책정하며, 고용량의 경우 월 $450로 인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보험이 없는 사람이 고용량을 사용할 경우 드는 비용은 월 약 $500에 가깝다. 아울러 제약사들은 차세대 경구형 감량 약물을 최저 용량 월 $149에서 시작해 고용량 $399로 책정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이는 미국 시장 승인을 전제로 한다고 설명했다.
메디케어(Medicare) 수혜자에게는 변화가 가장 크다. 이번 합의로 처방 자격이 확대되고, 본인부담금 상한이 월 $50로 제한된다. 합의 가격은 정부 시범 프로그램의 일부로, 체중 감량이 심장병 등 고비용 동반질환의 의료 이용 감소로 이어진다는 결과를 입증할 경우 정규 메디케어 정책으로 전환될 수 있다. 적용 시점은 현금 지불자에게는 내년 1월까지 늦어도 시행되며, 메디케어는 2026년 중반, 저소득층 메디케이드(Medicaid)는 각 주의 참여 시점에 따라 순차 적용된다.
가격 인하 효과와 한계: “월 $200 이하가 접근성 분기점”
위스콘신의 비만의학 전문의 레슬리 골든 박사는 “월 비용이 $200 아래로 떨어지면 근거 기반 치료에 대한 접근성이 극적으로 확대된다”고 말하며, 이번 가격 조정이 “삶을 바꾸는 치료를 받는 환자 수의 눈에 띄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 비용이 $200 아래로 내려가면 접근성은 비약적으로 확대된다. 이번 조정은 환자들이 삶을 바꾸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늘릴 것이다.” — 레슬리 골든 박사
그러나 장기 복용의 관점에서는 더 낮은 가격대가 필요하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연구기관 랜드(Rand)의 최근 설문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12%가 이러한 GLP-1 계열 감량 의약품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으며, 이는 미국 내 비만 인구(42%)에 비해 여전히 작은 비중이다. 다수의 환자가 부작용, 비용, 장기 사용에 대한 우려로 치료를 중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버드 의대의 비만 전문의 캐럴라인 아포비안 박사는 이번 합의가 “분명 도움이 된다”고 평가하면서도, “월 $350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며, 이 약물들은 사실상 평생 복용이 필요한 약”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투약 중단 시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사례가 연구에서 확인된 바 있다.
보험·급여 환경 변화: 메디케어 확대가 민간 보험을 ‘견인’할까
이번 합의로 상업보험사들은 현재 현금가 대비 약 25% 낮은 가격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의료진들은 메디케어 보장 확대가 고용주 제공 건강보험의 비만 치료제 포함을 설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합의 가격의 도입 일정은 이해관계자별로 상이하며, 현금 지불자는 내년 1월까지, 메디케어는 2026년 중반, 메디케이드는 각 주의 참여 시점에 맞춰 순차 적용될 예정이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UNC) 헬스의 체중관리 프로그램 의료 디렉터 사라 로 박사는 올해 들어 감량 의약품 보장성이 악화되는 추세였다고 말했다. 그녀는 “많은 환자들이 고용주 보험에서 GLP-1 감량 의약품 보장을 상실했고,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메디케이드 역시 비용 증가를 이유로 비만 치료제 보장을 최근 중단했다”며, “그래서 이번 소식이 더욱 반갑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올해 들어 많은 환자들이 고용주 보험에서 GLP-1 보장을 잃었고, 주 메디케이드도 비용 부담으로 커버리지를 내렸다. 그래서 이번은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 사라 로 박사
복제 조제약에서 ‘브랜드·임상 검증’ 약물로 회귀 유도
새 가격 체계는 보험이 없는 환자의 본인부담을 줄여줄 뿐 아니라, 원격의료 플랫폼(예: Hims & Hers)에서 판매되는 조제(compounded) 대체제를 사용하던 일부 환자들이 브랜드이면서 임상 검증된 제품으로 전환하도록 설득할 만한 유인이 될 수 있다고 의료진은 말했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비만의학 전문의 파티마 코디 스탠퍼드 박사는 “브랜드이자 임상적으로 검증된 버전으로의 이동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핵심 수치 한눈에 보기
웨고비: 월 $350 (노보 노디스크 발표)
제프바운드: 최저 용량 월 $300, 고용량 월 $450 (일라이 릴리 발표)
현 보험 미적용 고용량 비용: 월 $500 수준
차세대 경구약(승인 시): $149~$399/월
메디케어 본인부담 상한: $50/월
적용 시기: 현금지불자 내년 1월까지, 메디케어 2026년 중반, 메디케이드 주별 참여 시
용어 설명GLP-1·보험 제도·조제약
GLP-1Glucagon-Like Peptide-1 계열은 식욕 억제와 포만감 증가를 유도해 체중 감량을 돕는 호르몬 경로에 작용하는 약물군을 말한다. 메디케어(Medicare)는 65세 이상 및 특정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연방 건강보험 프로그램이고, 메디케이드(Medicaid)는 저소득층을 위한 연방·주 공동 프로그램이다. 조제(compounded) 대체제는 약국이 특정 성분을 혼합·조제해 만든 버전으로, 제형·품질·안전성이 브랜드 의약품과 동일하게 검증된 것은 아니다.
분석: 접근성 확대 vs. 복약 지속성의 간극
접근성 측면에서 이번 가격 인하는 의미가 크다. $300~$350 구간은 치료 시작(Begin)의 진입장벽을 낮춰, 랜드의 12%라는 ‘경험자 비율’을 더 빠르게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메디케어에서의 $50 상한은 고정소득 비중이 높은 고령층의 순응도와 지속 복용률을 개선할 수 있다. 또한 현금가 대비 25% 인하에 접근하는 상업보험은 고용주 플랜의 급여 확대를 촉진할 수 있어, 보장 확대의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반면 복약 지속성 측면에서는 월 $200이라는 체감 임계값을 언급한 의료진의 지적처럼 과제가 남는다. 아포비안 박사의 말대로 장기·사실상 무기한 복용이 전제될 때, $300~$450의 월 비용은 상당한 부담으로 남는다. 중단 시 체중이 재증가한다는 점은 지속 복용의 중요성을 강화하지만, 동시에 가계 재정과 보험 보장의 탄력성이 임상적 성공의 핵심 변수임을 시사한다.
정책 시범이라는 성격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합의는 체중 감량 → 동반질환 의료비 절감이라는 인과의 증명을 전제로 정규 메디케어 정책으로의 전환을 도모한다. 이는 성과 기반 지불(Value-based) 접근의 확장으로 해석되며, 결과가 긍정적으로 입증될 경우 민간보험과 주정부 메디케이드의 정책 정렬을 촉진할 수 있다. 반대로, 절감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보장성 후퇴 가능성도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조제 대체제에서 브랜드로의 회귀는 품질·안전성·추적성 측면에서 임상적 일관성을 높일 수 있다. 스탠퍼드 박사가 언급했듯, 새 가격은 원격의료 플랫폼에서의 조제 대체제 수요를 브랜드·임상 검증 제품으로 이동시키는 유인을 제공한다. 이는 환자 보호와 실사용 데이터 축적 측면에서도 긍정적 신호다.
전망
요약하면, 가격 인하는 치료 시작률 상승과 보험 편입 가속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월 $200 언저리의 부담 체감선, 장기 복용 필요성, 보장성 변동성이라는 3대 요인이 지속 복용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메디케어 시범의 성과와 2026년 중반까지의 단계적 적용 결과가 정책의 항구화와 민간부문 확산의 향배를 결정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