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호, “美 소매 실적이 보여준 것은 ‘소비자 자신감’”

미국 소비자, 여전히 지갑 연다


최근 미국 주요 소매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잇따라 나온 가운데, 미즈호(Mizuho)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소비자는 살아 있고, 건재하며, 계속해서 지출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2025년 9월 6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미즈호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벨린저(David Bellinger)가 이끄는 리서치 팀은 최근 소매업체 경영진들의 발언을 종합해 “2분기뿐 아니라 8월까지도 소비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7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5% 증가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6월 수정치 0.9% 증가보다는 둔화됐다. 3분기 들어 노동시장 약화제품 가격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일선 기업들은 아직 뚜렷한 소비 위축 신호를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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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소매업체 경영진 발언

월마트(Walmart)는 자사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관세(tariff) 충격이 급격히 나타나기보다는 서서히 스며들고 있다”고 전했다. 관세란, 해외에서 들여오는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가격을 높여 수입을 억제하거나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목적을 지닌다. 월마트 경영진은 “중·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조금 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전반적인 소비 패턴은 ‘대체로 일관적’“이라고 강조했다.

홈디포(Home Depot)는 2024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가정 수리 수요가 2025년 상반기에도 유효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대규모 리모델링 대신 ‘소규모 프로젝트’를 더 폭넓게 시도하면서 매출 동력이 유지됐다는 설명이다. 동종업체 로우스(Lowe’s) 역시 “주택 보유자의 재무 건전성은 양호하다”며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유지했다.

관세 영향을 크게 받는 스포츠용품 체인 딕스 스포팅 굿즈(Dick’s Sporting Goods)는 “소비 둔화 조짐이 전혀 없다”고 밝혔고, 가전·전자제품 전문 판매업체 베스트바이(Best Buy) 역시 “소비 심리에 ‘유의미한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다만 베스트바이는 “고객이 ‘딜(할인)’‘예측 가능한 세일 기간’에 더 집중한다”는 점을 덧붙였다.

저가형 잡화 체인 달러제너럴(Dollar General)은 “소비자는 탄력적(resilient)이며, 더욱 ‘가성비’를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3분기 초반 실적이 “좋은 출발”을 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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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호의 투자 의견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경영진의 멘트는 전반적으로 ‘건설적(constructive)’이었다. 하반기에 관세 비용이 본격 반영되는 리스크가 남아 있지만, 우리는 미국 소매업종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한다.” — 미즈호 보고서 중

미즈호는 월마트로우스에 대해 ‘아웃퍼폼(Outperform)’ 등급을 유지했다. 반면 타깃(Target), 어드밴스드 오토 파츠(Advanced Auto Parts), 레슬리스(Leslie’s) 등에는 ‘중립(Neutral)’ 의견을 지속했다.


‘관세·소비 심리’ 용어 설명*

* 관세(Tariff)는 수입 품목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관세가 오르면 해당 품목 가격이 상승해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기업은 가격 인상이나 원가 절감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소비 패턴 변화가 나타날 수 있으며, 관세 및 물가 상승이 소비 여력을 갉아먹는지를 주목해야 한다.

또한 ‘딜 포커스(Deal-Focused)’ 소비자란, 할인과 프로모션에 민감하게 반응해 정가 구매를 꺼리는 경향이 강한 고객층을 의미한다. 베스트바이가 언급한 ‘예측 가능한 세일 기간’은 블랙프라이데이나 프라임데이와 같이 대규모 할인이 정례화된 시점을 뜻한다.


전망과 시사점

미즈호 분석에 따르면, 고용시장 둔화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중·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 심리는 크게 위축되지 않았다. 중·저소득층에서는 가격 민감도가 높아져 할인점과 ‘딜’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는 품목 믹스 조정프로모션 전략으로 이어지며, 소매 기업들은 효율적인 재고 관리가격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다만 하반기부터 관세 부담이 본격 반영되면, 기업의 마진 압박이 확대될 수 있다. 소비자가 실제로 가격 인상분을 견딜 수 있을지, 혹은 더 저렴한 대체재로 이동할지 여부가 향후 업계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결국 투자자는 관세 정책 변화, 노동시장 지표, 가계 신용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면서 소매업체별 가격 전가 능력재무 건전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