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런 연준 이사 “이번 달 0.50%p 인하 필요”… 월러 이사 “추가 0.25%p 인하가 적절”

워싱턴 D.C.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스티븐 미런(Stephen Miran)과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가 기준금리 추가 인하 폭을 두고 엇갈린 견해를 나타냈다. 노동시장 둔화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맞물린 가운데, 두 인사는 각각 0.50%포인트와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내부 의견 대립을 예고했다.

2025년 10월 16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런 이사는 이달 말 열리는 FOMC 회의에서 ‘50bp(0.50%포인트)’ 인하안을 거듭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날 뉴욕에서 연설한 월러 이사‘25bp(0.25%포인트)’ 인하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두 사람 모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으로 이사회에 합류했으나, 통화정책 완화 속도를 둘러싸고 뚜렷한 견해차를 드러냈다.

월러 이사는 뉴욕 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 연설에서 “우리가 보유한 노동시장 지표를 종합할 때, 10월 29일 회의를 끝으로 기준금리를 추가로 25bp 인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견조한 GDP 성장고용 둔화가 어떻게 조화될지 지켜보면서 이후 정책경로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월러 이사는 특히 “너무 성급한 완화는 인플레이션 재점화 위험을 키울 수 있다”면서 1) ‘신중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목

반면 미런 이사는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50bp 인하가 최선”이라며 “결국 25bp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지만, 올해 총 세 차례 25bp 인하(연간 75bp 인하)가 현실적인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그는 9월 회의에서도 같은 의견을 냈다가 11대 1로 소수 의견에 머물렀다. 미런 이사는 미·중 무역 갈등 악화가 경기 하방 압력을 높이고 있어, 더욱 과감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왜 ‘bp’(basis point)인가?
금융시장에서 1bp는 0.01%포인트를 뜻한다. 즉 25bp는 0.25%포인트, 50bp는 0.50%포인트다. 금리 정책은 단위가 작아도 시장에 큰 파급효과를 미치므로, bp 단위를 사용해 정확도를 확보한다.


FOMC의 선택지는?

현재 시장은 10월 28~29일 회의에서 25bp 인하를 사실상 100%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시장 경고음이 확실해지면, 미런 이사의 주장처럼 ‘빅컷(big cut)’이 도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월러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째, GDP가 견조하고 고용이 회복될 경우 점진적 인하를 지속한다. 둘째, 경제가 급격히 둔화할 경우 최대 125bp 추가 인하도 고려한다는 것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월러 이사는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은 일시적”이라며 물가 파급력을 낮게 평가했지만, 연준 내부에서는 ‘관세발 인플레이션’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강하다.

주목

“우리가 지금 경계해야 할 것은, 너무 빠른 완화로 그동안 힘들게 누그러뜨린 인플레이션 압력을 되살리는 일이다.” — 크리스토퍼 월러

현재 연준의 고민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은 연방정부 셧다운이다. 정부 기관이 문을 닫으면서 고용·소비·물가 통계가 제때 발표되지 않아, 정책 판단을 위한 핵심 데이터 확보가 지연되고 있다. 미런 이사는 “데이터 없이도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예측 모델과 전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차기 의장 인선과 정치 변수

월러 이사는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가 끝나는 2026년 5월 이후 차기 의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두 인사가 완화 속도를 두고 대립하는 상황은, 연준 독립성과 정치적 영향력 간 균형 문제를 재조명한다.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도 미국 금리 방향원·달러 환율국내 채권금리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25bp 인하에 그칠 경우 달러 강세가 지속될 여지가 있고, 50bp 인하라면 위험선호가 회복되며 원화 강세·코스피 반등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전문가 해석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김모 교수는 “노동시장 약화가 통계 이상인지 구조 변화인지를 가려내는 것이 관건”이라며, “향후 2~3개월 고용보고서가 연준 결정에 결정적인 단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10월 FOMC가 25bp 인하를 단행하더라도, 이후 경제 지표와 무역·정치 변수를 반영해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인플레이션 재가열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속도 조절’ vs ‘선제 완화’ 논쟁은 연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