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런 연준 이사 “완화 사이클 진입… 더 과감한 금리 인하 설득할 것”

미국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뚜렷한 시각을 제시해 온 스티븐 미런(Stephen Miran)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최근의 기준금리 결정 과정에서 또 한 번 소수 의견을 내며 주목받고 있다.

2025년 9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런 이사는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Fox Business Network)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완화(easing) 사이클에 들어섰다”고 강조하며, 차기 회의에서 더욱 과감한 기준금리 인하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연준은 9월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p(25bp)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그러나 미런 이사는 이 결정을 ‘따라가기에는 너무 작은 걸음’으로 규정하며 무려 0.5%p(50bp) 인하가 필요하다는 소수의견을 남겼다. 그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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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여전히 꽤나 제약적(restrictive)이다. 제약적 상태가 길어질수록 경제 전반의 위험이 커진다

”고 경고했다.

“향후 두 차례 회의에서도 각각 0.5%p씩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그의 구상은 현재 어떤 연준 위원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는 가장 공격적인 금리 인하 경로다. 미런 이사는 “나는 다른 위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연준 내부 토론의 전면에 서겠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관세·인플레이션 논쟁

그는 관세(tariff) 인상 → 수입물가 상승 → 인플레이션 압력이라는 전통적 우려에 대해서도 “관세가 야기하는 물가상승은 시장이 생각했던 것만큼 크지 않다”고 일축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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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관세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작다는 점에 점차 동의해 가고 있다

”며, 관세발(發) 인플레이션이 금리정책의 주된 동인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미국경제에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 둔화) 요인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민 감소로 인해 노동공급이 줄고, 상품 인플레이션이 팬데믹 전 흐름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점을 언급하며 “올해 상품물가를 팬데믹 이전 추세와 비교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

미런 이사는 올 상반기 성장세 둔화를 “대부분 사라진 불확실성” 탓으로 돌렸다. 실제로 미국 내 경기선행지수, 소비자심리지수 등 일부 지표는 2분기 이후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는 “제약적 정책이 장기간 지속되면 소비·투자가 위축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재차 상기시키며,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설명

베이시스포인트(bp): 1bp는 0.01%p, 즉 0.01%를 의미한다. 연준이 25bp 인하를 결정했다면 이는 0.25%p를 낮춘다는 뜻이다.
완화 사이클(easing cycle): 중앙은행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하거나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 국면을 가리킨다.
제약적 정책: 경제 성장을 억제하거나 물가 상승을 제어하기 위해 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정책 기조를 의미한다.


전문가 시각‧기자 해설

미런 이사의 발언은 “파월 의장의 점진적 인하 의도”와는 상당한 간극을 드러낸다. 2023~2024년 고금리 정책 이후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했는지에 대한 내부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속도”와 “타이밍” 논쟁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미런 이사의 주장대로 연속 50bp 인하가 이뤄지면 달러 가치와 단기 국채금리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연준 내부 합의를 끌어내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최근 발표된 점도표(dot plot)에서도 다수 위원이 ‘중립금리 근접’(2.5~3.0%)를 선호하는 반면, 50bp 빅컷을 지지한 흔적은 찾기 어렵다. 시장 역시 25bp 단위의 ‘베이비 스텝’을 기본 시나리오로 반영하고 있다.

결국 향후 11월·12월 FOMC에서 각종 인플레이션·고용 지표가 미런 이사의 논리를 뒷받침할지가 관건이다. 그가 언급한 대로 관세 인플레이션이 제한적이라면, 데이터 개선은 ‘빅스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소매판매·주택시장·임금 상승률이 예상보다 강세를 유지한다면, 연준 다수는 보수적 행보를 택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요컨대, 미런 이사가 내비친 ‘빠르고 과감한 완화’ 시나리오는 시장 대기심리에 변동성을 불어넣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10월과 11월 경제지표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