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텍, AI 수요로 공급망 압박·원가 상승 경고…제품 가격 조정 예고

대만의 주요 반도체 설계업체인 미디어텍(MediaTek)이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 수요 급증으로 전 세계 공급망에 부담이 가해지며 원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회사는 이에 대응해 자사 제품의 가격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2026년 2월 4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디어텍 최고경영자(CEO) 릭 차이(Rick Tsai)는 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회사의 전망에 대해 매우 자신감을 표명하면서도 공급망 문제를 경고했다.

“AI가 산업 확장의 촉매 역할을 하며 수요 급증을 견인함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은 2026년에 증가하는 수요를 완전히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공급망 전반의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

차이 CEO는 또한 “공급망 비용 상승을 반영해 가격을 조정하고, 전반적인 수익성을 기준으로 제품별 공급을 할당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 조정 폭이나 시점에 대해서는 상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미디어텍은 지난해 인공지능 가속기 ASIC(애플리케이션별 집적회로) 칩으로 2027년까지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기대한다고 재차 밝혔다. 차이 CEO는 데이터센터용 ASIC의 총 주소가능시장(Total Addressable Market, TAM)을 $50~70억 달러로 새로 추정했으며, 이는 이전 추정치보다 $20억 달러 증가한 수치라고 말했다.

미디어텍은 엔비디아(Nvidia)와 협력해 DGX Spark에 탑재되는 GB10 Grace Blackwell 슈퍼칩을 공동 설계했다. DGX Spark는 개인용 AI 슈퍼컴퓨터로 작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했으며, 차이 CEO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Jensen Huang) CEO가 대만 공급사들과 가진 고위급 만찬에 참석한 후 “DGX Spark에 대한 매우 긍정적인 피드백을 관찰했다”며 2026년으로 갈수록 매출 성장 가속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디어텍은 2026년 1분기(기사 기준에서 마지막 분기) 실적에서 2025년 4분기 매출을 대만달러(T$) 1502억 TWD (약 $4.76억 달러로 표기된 원문은 소수점 및 단위 표기가 다소 상이함)로 발표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T$231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회사는 올해 들어 주가가 26% 상승해 벤치마크 지수 상승률 11.5%를 크게 상회했다고 덧붙였다. 원문 환율 기준으로 $1 = 31.5440 대만달러가 적용됐다.

한편,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타이완 세미컨덕터)는 지난달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5% 급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반도체 업계 전반에 걸친 AI 수요의 영향이 제조·설계 부문 모두에 확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용어 설명

ASIC(애플리케이션별 집적회로)는 특정 용도나 응용을 위해 설계된 반도체 칩을 의미한다. 범용 프로세서와 달리 특정 연산(예: AI 추론 가속)에 최적화되어 성능 대비 전력효율이 높다. 데이터센터용 AI ASIC은 대량의 추론·학습 작업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도록 설계되어 데이터센터 운영비용 및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TAM(총 주소가능시장)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가 단일 시장에서 이론적으로 달성 가능한 최대 매출 규모를 뜻한다. 미디어텍은 데이터센터용 ASIC TAM을 기존 추정보다 $20억 달러 늘어난 $50~70억 달러로 제시했다.

DGX Spark는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개인용 AI 슈퍼컴퓨터 라인업의 하나로, 고성능 AI 모델의 개발과 추론을 위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솔루션을 포함한다. 미디어텍이 공동 설계에 참여한 GB10 Grace Blackwell 슈퍼칩은 이러한 시스템에 탑재되어 특정 AI 워크로드 가속을 목표로 한다.


시장 영향과 전망 분석

미디어텍의 발표는 AI 수요 급증이 단순한 소프트웨어 차원의 현상이 아니라 하드웨어 공급망 전반의 비용 구조와 가격 책정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급망 병목은 원자재·패키징·테스트·파운드리(제조) 등 다층적인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기업들이 가격을 조정하는 경우 최종 제품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다.

기업별로는 다음과 같은 영향이 예상된다. 첫째, 칩 설계사(미디어텍 등)는 마진 확보를 위해 제품별 가격 재설정과 공급 우선순위 조정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파운드리(예: TSMC)는 수요 증가로 생산능력 확대와 CAPEX(설비투자) 재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 셋째, 데이터센터 운영사는 ASIC 가격 상승분을 흡수하거나 서비스 가격에 반영할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AI 수요-공급 불균형으로 일부 제품의 납기 지연과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파운드리 설비 확충, 공급망 다변화, 그리고 ASIC·가속기 설계 경쟁 심화로 이어져 산업 구조가 재편될 여지가 있다. 특히 미디어텍이 언급한 대로 제품별 공급을 “전반적인 수익성” 기준으로 재배분하면, 수익성이 낮은 제품군은 상대적으로 공급 축소와 가격 인상 압박을 받게 되어 관련 부품사·완제품 제조사에 파급될 수 있다.

금융시장과 투자자 관점에서는 미디어텍의 가격 조정 가능성 발표가 이익률 방어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가격 인상은 소비자 수요 탄력성 및 경쟁업체의 대응에 따라 실현 속도와 폭이 달라질 수 있다. 엔비디아와의 협업 사례처럼 고성능 AI 칩 시장에서는 기술 우위와 파트너십이 매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결론

미디어텍의 발표는 AI 확산이 반도체 설계·제조·데이터센터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비용 구조와 가격체계를 변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6년 공급망 제약이 지속될 경우 기업들의 가격 조정과 제품별 공급 우선순위 재설정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투자자·파트너사·최종 소비자는 해당 변화가 수익성과 제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