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CE 재고 감소·베트남 기상악화 우려에 커피 선물가 상승

커피 선물가격이 재고 부족과 기상 리스크에 다시 고개를 들었다.


아라비카 커피 선물 차트

12월물 아라비카 커피(심볼: KCZ25)는 30일(현지시간) 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전일 대비 2.65센트(+0.71%) 오른 파운드당 3.75달러에, 11월물 로부스타 커피(심볼: RMX25)는 런던 ICE에서 14달러(+0.33%) 상승한 톤당 4,298달러에 각각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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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3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커피 시장은 두 가지 핵심 변수에 반응하고 있다. 첫째는 미국 ICE(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 인증 재고의 급격한 감소, 둘째는 베트남의 기상 악화로 인한 공급 차질 우려다.

재고 감소가 가격 견인
지난 29일 기준 ICE가 감시·인증하는 아라비카 재고는 57만1,754포대로 1년 6개월 만의 최저치를 찍었다. 로부스타 재고 역시 9월 19일 6,464로트로 두 달 만의 최저 수준이다. 재고가 빠르게 줄어든 직접적 배경으로는 미국 정부가 브라질산 원두(비가공) 수입에 부과한 50% 관세가 꼽힌다. 전체 원두 수입의 약 3분의 1을 브라질에 의존해온 미국 수입업체들은 신규 계약을 잇달아 취소하면서 국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로부스타 커피 선물 차트

베트남발 기상 리스크
로부스타 커피의 최대 산지인 베트남 중남부 지역에는 태풍 ‘부알로이(Bualoi)’의 영향으로 폭우가 예보됐다. 일부 농장과 도로가 침수돼 농민들이 수확·운송 작업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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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 베트남이 기상이변으로 수확·출하에 차질을 빚는다면, 이미 빠듯한 글로벌 재고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 트레이더들의 지배적 시각이다.

최근 가격 고점 형성과 브라질 가뭄
이달 초 12월물 아라비카는 계약 기준 사상 최고가, 근월물(U25)은 7개월 반 만에 최고가, 로부스타는 1개월래 최고가를 각각 경신했다. 그 배경에는 브라질 주요 산지의 ‘개화기 직전 가뭄’이 있다. 개화기 수분 공급이 부족할 경우 2026/27 생산량에까지 부정적 영향이 누적될 수 있다.

라니냐 확률 71%…장기 공급 전망에 변수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9월 16일 남반구 10~12월 라니냐(열대 태평양 저수온 현상) 발생 확률을 71%로 상향했다. 라니냐는 브라질에 ‘이례적 건조’ 환경을 초래해 생육과 착과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브라질 작황 전망 하향
브라질 농업공급회사 콘압(Conab)은 9월 4일 2025년도 아라비카 생산 전망을 4.9% 낮춘 3,520만 포대로 수정했다. 전체 커피 생산량도 5,570만 포대에서 5,520만 포대로 하향 조정됐다.

국제 교역 동향
국제커피기구(ICO)는 9월 3일 발표에서 7월 전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6% 감소한 1,160만 포대였다고 밝혔다. 2024년 10월~2025년 7월 누적 수출도 0.3% 줄어든 1억1,561만5,000포대를 기록했다.

브라질 무역부 자료에 따르면 7월 비가공 커피 수출은 전년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t에 그쳤다. 브라질 커피수출협회(세카페·Cecafe)는 같은 달 그린커피(생두) 수출이 전년 대비 28%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아라비카는 21%, 로부스타는 49% 각각 줄었다.

단기 악재: 브라질 강우·수확 압력
민간 기상회사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9월 27일로 끝난 주간에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 주가 평년 대비 104%에 달하는 25.9mm 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또한 브라질 최대 협동조합인 쿠슈페(Cooxupe)는 9월 12일 기준 회원 농가 수확이 98.9% 완료됐다고 밝혀 수확물 출회 가능성을 시사했다.

베트남 증산 전망 vs 단기 기상 우려
베트남 통계총국은 9월 8일 1~8월 누적 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114만1,000t이라고 발표했다. USDA 해외농업국(FAS)은 2025/26년 베트남 생산량을 전년 대비 6.9% 늘어난 3,100만 포대(176만t)로 전망해 4년 만의 최고치를 예고했다.


글로벌 수급 전망
FAS는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이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억7,868만 포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아라비카는 1.7% 줄고 로부스타는 7.9% 늘 것으로 예상됐다. 엔딩스톡(기말 재고)은 4.9% 늘어난 2,281만9,000포대로 추정된다. 민간 컨설팅사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 아라비카가 850만 포대 부족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어, 다섯 해 연속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용어·배경 설명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원유·금속·농산물 등 다양한 상품 선물을 거래하는 글로벌 선물거래소로, 인증 재고는 실제 인도 가능한 선물 기초재고를 뜻한다.
라니냐(La Niña)는 적도 태평양 동부 해수온이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으로, 남미·호주 등지에 가뭄 또는 홍수를 유발해 농산물 생산에 큰 영향을 준다.
커피는 품종에 따라 아라비카(향·산미가 뛰어나 고급 커피용)와 로부스타(카페인·바디감이 강해 인스턴트, 블렌드 용도)로 나뉜다.

전망과 관전 포인트
이번 주 베트남 폭우가 실제 생산·물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가 단기 관전 포인트다. 장기적으로는 브라질의 건조 기후 지속 여부와 미국의 대(對)브라질 관세 정책이 글로벌 스프레드(아라비카-로부스타 가격차)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라니냐가 심화될 경우 2026/27 시즌까지 공급 불안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