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IA 재고보고 엇갈린 신호에 WTI 소폭 하락·휘발유 상승 마감

미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9월물이 23일(현지시간) -0.06달러(-0.09%) 내린 배럴당 73.52달러에, 9월물 RBOB 휘발유는 +0.0187달러(+0.90%) 오른 갤런당 2.09달러에 각각 장을 마쳤다.

2025년 7월 24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재고 통계가 원유와 제품 재고의 동반 감소라는 호재와 쿠싱(Cushing) 허브 재고 증가라는 악재를 동시에 제시하면서 국제 유가가 혼조세를 보였다.

특히 쿠싱은 WTI 선물 인도지점으로, 이곳 재고가 3주 연속 증가한 점이 매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전미 원유 재고는 317만 배럴 감소해 시장 예상치(-150만 배럴)보다 큰 폭으로 줄었고, 휘발유 재고도 170만 배럴 감소하며 예상(-20만 배럴) 대비 긍정적으로 나타나 휘발유 선물 가격을 끌어올렸다.

달러지수(DXY)가 2주 최저치를 기록한 것도 달러화 표기 원자재인 유가에 상대적 지지력을 제공했다. 아울러 미·일 양국의 무역 협정 타결로 공급망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전반적인 에너지 수요 기대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미국 경제지표 부진이 수요 전망에 부담

같은 날 발표된 6월 미국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2.7% 감소한 연율 393만 호로, 9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컨센서스(-0.7%, 400만 호)를 크게 밑돈 수치로, 경기 둔화 우려가 원유 수요 전망을 제약했다.

또한, 이라크 정부가 쿠르드자치지역 북부 파이프라인을 통한 수출 재개 계획을 승인했다는 소식이 공급 확대 우려를 자극했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2023년 3월부터 가동이 멈춰 있었으나, 재개 시 하루 23만 배럴(bpd)의 추가 공급이 가능하다. 이라크는 OPEC 2위 산유국이다.


러시아 제재·OPEC+ 생산 정책, 상·하방 변수

지난 18일 EU가 러시아산 석유 추가 제재를 승인한 점은 가격을 지지했다. 이번 제재에는 러시아 은행 20곳의 SWIFT 퇴출, 제3국에서 정제된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제한, 그리고 러시아 “그림자 선대” 105척 추가 제재가 포함됐다.

반면 7월 5일 OPEC+는 8월 1일부터 일 54만8천 배럴 증산을 결정하며 예상치(41만1천 배럴)를 웃도는 증산 계획을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추가적인 동급 규모 증산 가능성까지 시사해 공급 과잉 압력을 키웠다. OPEC+는 2026년 9월까지 총 220만 bpd 감산분을 단계적으로 회복할 예정이다.

다만 7월 10일 블룸버그는 OPEC+가 10월 이후 증산 중단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분기 이후 재고가 하루 100만 배럴씩 쌓이고 있어 2025년 4분기에는 수요 대비 1.5%의 초과 공급 위험이 있다”

고 경고했다.


탱커 재고 감소·미 국내 생산·시추 현황

에너지 조사업체 Vortexa에 따르면 7월 18일 주간 기준 적어도 7일 이상 정박한 탱커의 해상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14% 감소한 6,631만 배럴로 집계됐다.

EIA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원유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8.6% 낮으며, 휘발유 재고는 0.2% 높고, 중간유(distillate) 재고는 18.5% 낮은 수준이다. 미국 주간 원유 생산량은 1,327만3천 bpd로, 사상 최대치(1,363만1천 bpd, 2024년 12월 6일)보다는 소폭 낮았다.

석유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는 7월 18일 기준 미국 내 가동 중인 원유 시추기 수가 전주 대비 2기 줄어 422기로, 3.75년 만의 최저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2022년 12월 627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쿠싱(Cushing)은 오클라호마주에 위치한 세계 최대 원유 집적지로, WTI 선물 계약의 실물 인수도 지점이다. 재고 변화가 WTI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중간유(Distillate)는 경유·항공유처럼 원유를 증류(distillation)해 얻는 중간 끓는점 제품군을 의미한다. 난방·운송용 연료로 사용돼 경기 민감도가 높다.

베이커휴즈 리그 카운트는 북미 시추 활동을 주간 단위로 집계한 지표로, 몇 달 뒤 생산량 방향성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본 기사 작성 시점 기준 필진 리치 애스플런드는 해당 종목에 직·간접적인 포지션이 없음을 밝힌다.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이 아니다.